-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3/01/09 20:34:22수정됨 |
Name | 전투용밀감 |
Subject | 성실함의 가치는 어느정도일까요? |
안녕하세요. 뒤늦게 대학을 다시 다니고 있는 30대 학부생입니다. 주변 대학생들보다는 나이가 많다 보니 가끔씩 제가 정말 꼰대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가령 예전에 질게에 올렸던https://www.redtea.kr/qna/14105 이런 일이 있을 때 '아직 대학생이라서 저런가? 직장에서 한 번 털려보면 저렇게 못할텐데?' 이렇게 생각하고는 합니다. 오늘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집에 손 벌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단기 아르바이트를 뛰고 왔습니다. 2인 1조로 4개 조를 만들어 대학 주변을 돌며 어떤 정보를 조사하는 아르바이트였어요. 저와 같은 조인 학생이 자기 할 일을 다른 조에게 토스하고는 "형, 저는 착하게 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좀 약삭빠른 사람이 더 잘 사는 것 같아요" 라고 스스로를 정당화합니다. 그래서 '지금 네가 한 토스는 네가 똑똑하고 다른 사람이 바보라서 성공한 게 아니야. 남들도 네가 자기한테 일 떠넘기는거 어렴풋이는 눈치채고 있어. 굳이 따지고 들면 서로 피곤해서 그냥 넘기는 거야. 우리 관리하는 사람도 누가 어떻게 일하는지 대충은 알아.' 라고 하려다가 이러면 저도 피곤해질 것 같아서 "그래 네가 맞아. 너 정말 똑똑하다." 이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학생의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닌 것 같아요. 대학생 단기 아르바이트라면 고용이나 동료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성실하지 못한 이미지가 생겨도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안 볼 사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사고방식은 대학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에게도 많이 퍼져있는 것 같아요. 자잘한 일은 남에게 미루고 자신은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출세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요. 물론 저 가치관을 따르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아직도 순진한 건지 저런 마인드는 장기적으로 본인에게 해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남이 속아주었거나 운 좋게 넘어간 걸 자기 능력으로 착각하고 살다가는 언젠가 크게 데일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기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고 성실하게 처리하는 건 과연 어느 정도나 가치 있는 일일까요? 사실은 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저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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