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1/05/19 23:53:22 |
Name | [익명] |
Subject | 내 삶의 모든 순간이 후회가 될 때 |
안녕하세요 오늘 코인이 무지하게 떨어지네요. 그래도 코인은 일치감치 팔아서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안팔고 지금 팔아도 더 이득인건 함정..) 순간 순간의 선택이 삶을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에서 오늘의 시장가가 최저인줄 알고 샀더니 내일 -10%를 기록하고 있고. 제가 선택했던 진로가 지금 상황에서의 최고인줄 알았더니 운좋게 다른분야 선택했던 친구가 너무나 잘 나가고 있고.. 요즘 삶에서 후회가 너무나 많습니다. 내가 그때 코인을 안팔고 들고만 있었어도 지금은 사정이 2배는 나아졌을 것이었고.. 집도 A지역의 아파트를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괜히 파토내고 B지역의 아파트를 샀는데 지금은 시세차익이 말이 안되고.. 이런식으로 큰 기회를 아까워하기 시작하다가, '어제 쇼핑몰에서 산 A 물건이 왜 오늘은 -30% 쿠폰이 생겼나나?' 싶은 것에 마음을 너무나 빼앗기고.. 살면 살수록 작은 선택 하나에도 괜시리 집착하며 후회하고 곱씹고 있습니다. 분명 제 삶은 대한민국 평균이라 하는 삶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인데, 주변의 이야기나 소문에 휘둘리다보면 나는 왜 아직도 이러고 있나.. 내가 왜 그때 이런 선택을 못했나 싶은 자책때문에 미간에 주름만 늘어갑니다. 와이프한테는 내색하지 않고 대인배인척 하려는 모습에도 제가 점점 지쳐가는 느낌이 듭니다. 젊었을 때 분명 제가 실패한것에 비해서 지금의 삶은 정말 많은 것을 얻었는데도 저의 욕심은 끝을 모르고 과거에 '이런 선택만 했었다면 지금 훨씬 나아졌을텐데..' 라면서 후회하고 "갓생" 은 집중하지 못하고 혼자 술만 홀짝이고 있네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혼자 자작하며 자기 신세한탄과 맹목적인 사회비판인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에 가까워 지는 것을 보며 씩씩대지만 오늘도 반주 한잔 걸치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는 저를 위로해줄 수 없는게 너무나도 슬프고 힘들지만 어쩔수가 없어요.... 능력도 없고 대인배의 깜량도 안되면서 남의 수익만 부러워하고 왜 나는 그런 운이 없을까 한탄하는 제 삶이 불쌍하고 제 자신이 안타깝네요. 원래 인생이 이런겁니까? '내가 그때 그런 판단만 내렸어도' 라는 후회로 현재를 살아가는게 인생입니까? 제 삶의 순간 순간의 선택이 너무나도 아쉬워서 힘든 지금. 다른분들은 어떠신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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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를 읽었읍니다.
땅을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한 농부가 이런저런 수단으로 땅을 넓혀 가다가 귀가 솔깃한 소문을 들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지역에서 노인들이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고. 찾아가 보니 그곳 촌장이 정말로 싼 값에 땅을 내어주겠다고 하죠. 일정 금액을 내고 당신이 하루에 걸어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만큼의 땅을 모두 준다고. 엄청난 넓이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농부는 무리해서 너무 먼 거리를 걸어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죠.. ... 더 보기
땅을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한 농부가 이런저런 수단으로 땅을 넓혀 가다가 귀가 솔깃한 소문을 들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지역에서 노인들이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고. 찾아가 보니 그곳 촌장이 정말로 싼 값에 땅을 내어주겠다고 하죠. 일정 금액을 내고 당신이 하루에 걸어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만큼의 땅을 모두 준다고. 엄청난 넓이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농부는 무리해서 너무 먼 거리를 걸어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죠.. ... 더 보기
어제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를 읽었읍니다.
땅을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한 농부가 이런저런 수단으로 땅을 넓혀 가다가 귀가 솔깃한 소문을 들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지역에서 노인들이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고. 찾아가 보니 그곳 촌장이 정말로 싼 값에 땅을 내어주겠다고 하죠. 일정 금액을 내고 당신이 하루에 걸어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만큼의 땅을 모두 준다고. 엄청난 넓이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농부는 무리해서 너무 먼 거리를 걸어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죠..
제가 주식을 해서 그런지 이 책 제목이 '주갤러에게는 얼마나 높은 코스피 지수가 필요한가'로 읽히더라구요ㅋㅋㅋ
달은 차면 반드시 기울죠. 왜 사람들은 대곰탕이 언젠가는 올거란걸 알면서도 그것이 왜 지금은 아닐거라고 자신하는걸까요.
결국 욕심 때문이겠죠. 내가 코스피 2000부터 3199까지 다 발라먹었어도 그 다음날 코스피가 1퍼 더 오르면 마지막 요플레 뚜껑까지 다 발라먹지 못한 내 선택을 자책하겠죠. 2500이든 2700이든 적당히 털고 자족하는것이 좋지 않겠읍니까.
자고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오는데 길가에서 무성한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읍니다. 이파리 한잎한잎이 제각각 햇빛을 반사해내고 있었는데 정말 신비로웠읍니다. 헬렌켈러가 나뭇잎의 잎맥을 만지면서 와 나뭇잎 개쩌네 ㅅㅂ 이거 딱 한번만 눈뜨고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했다는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겠더라구요. 헬렌켈러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환상을 머릿속에 그렸겠지만 오늘 제가 잠깐 스치면서 본 그 풍경은 헬렌켈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기적적인 것이었겠지요. 이런 기적들을 주변에서 잘 챙기고 살아간다면 뭐 평생 임대주택에서 컵라면 먹고 살면 좀 어떻겠읍니까. (본인 임대주택 거주자.. ㅋㅋ)
짤은 제가 드래곤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1년 후면 무시무시한 사이어인의 지구 침략이 예정되어 있고 피콜로가 광야에서 손오반을 단련시키죠. 뭔가 제 삶에 불만이 생길 때마다 되새깁니다. 내가 저때의 손오반보다 어려운 상황이냐고. 무슨 외계인 나오는 만화책하고 비교해가면서까지 내 비참을 합리화시켜야 되냐고 물으면 할말은 없지만 저는 현실의 끔찍함도 만화책의 그것과 별 차이 없다고 느껴져서.. ㅋㅋ
땅을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한 농부가 이런저런 수단으로 땅을 넓혀 가다가 귀가 솔깃한 소문을 들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지역에서 노인들이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고. 찾아가 보니 그곳 촌장이 정말로 싼 값에 땅을 내어주겠다고 하죠. 일정 금액을 내고 당신이 하루에 걸어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 만큼의 땅을 모두 준다고. 엄청난 넓이의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농부는 무리해서 너무 먼 거리를 걸어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죠..
제가 주식을 해서 그런지 이 책 제목이 '주갤러에게는 얼마나 높은 코스피 지수가 필요한가'로 읽히더라구요ㅋㅋㅋ
달은 차면 반드시 기울죠. 왜 사람들은 대곰탕이 언젠가는 올거란걸 알면서도 그것이 왜 지금은 아닐거라고 자신하는걸까요.
결국 욕심 때문이겠죠. 내가 코스피 2000부터 3199까지 다 발라먹었어도 그 다음날 코스피가 1퍼 더 오르면 마지막 요플레 뚜껑까지 다 발라먹지 못한 내 선택을 자책하겠죠. 2500이든 2700이든 적당히 털고 자족하는것이 좋지 않겠읍니까.
자고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오는데 길가에서 무성한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읍니다. 이파리 한잎한잎이 제각각 햇빛을 반사해내고 있었는데 정말 신비로웠읍니다. 헬렌켈러가 나뭇잎의 잎맥을 만지면서 와 나뭇잎 개쩌네 ㅅㅂ 이거 딱 한번만 눈뜨고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했다는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겠더라구요. 헬렌켈러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환상을 머릿속에 그렸겠지만 오늘 제가 잠깐 스치면서 본 그 풍경은 헬렌켈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기적적인 것이었겠지요. 이런 기적들을 주변에서 잘 챙기고 살아간다면 뭐 평생 임대주택에서 컵라면 먹고 살면 좀 어떻겠읍니까. (본인 임대주택 거주자.. ㅋㅋ)
짤은 제가 드래곤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1년 후면 무시무시한 사이어인의 지구 침략이 예정되어 있고 피콜로가 광야에서 손오반을 단련시키죠. 뭔가 제 삶에 불만이 생길 때마다 되새깁니다. 내가 저때의 손오반보다 어려운 상황이냐고. 무슨 외계인 나오는 만화책하고 비교해가면서까지 내 비참을 합리화시켜야 되냐고 물으면 할말은 없지만 저는 현실의 끔찍함도 만화책의 그것과 별 차이 없다고 느껴져서.. ㅋㅋ
선택에 미련남는걸 끊어보세요. 선택에는 늘 리스크가 있는데 내가한 선택에 운도 따라와야합니다. 대신 선택하기전에 최선을 다했구나 라고 토닥이고 한 번 결정하거나 선택했으면 돌아보지마세요. 돌아보면 비교하면 후회 자책이 동반되니깐요. 대신 앞으로 선택해야할일에 좀 더 신경쓰고 실수는 되풀이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어제보다 더 나은/나아가는 나에 대해 만족하면 되지 않나싶어요. 그리고 옆집 누구가 경제적으로 잘되거나 잘풀리거나 모두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해야하쟎아요. 그 사람껀 그 사람껏... 나는 나한테 있는걸로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야해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것도 사실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하니 누구랑 다른 거랑 비교할시간도 아깝지요.
어제보다 더 나은/나아가는 나에 대해 만족하면 되지 않나싶어요. 그리고 옆집 누구가 경제적으로 잘되거나 잘풀리거나 모두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해야하쟎아요. 그 사람껀 그 사람껏... 나는 나한테 있는걸로 최선의 조합을 만들어야해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것도 사실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하니 누구랑 다른 거랑 비교할시간도 아깝지요.
이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항상 두서없이 제멋대로인 이야기만 나오더군요. 그래도 혹시 1%라도 도움이 되실지 몰라 뽑히는데로 좀 적어보겠습니다. 영 아니다 싶으시면 읽으시던 중간에라도 바로 무시해 주세요.
살다보면 수많은 결정의 때가 옵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도, 그른 결정도 있죠. 그리고 그 결정들이 나를 만들어 가더군요. 그런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과거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좀 억지인 것 같고요(배우고 싶어도 배울게 너무 많은데다가 뭘 어떻게 ... 더 보기
살다보면 수많은 결정의 때가 옵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도, 그른 결정도 있죠. 그리고 그 결정들이 나를 만들어 가더군요. 그런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과거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좀 억지인 것 같고요(배우고 싶어도 배울게 너무 많은데다가 뭘 어떻게 ... 더 보기
이런 이야기를 보다 보면 뭐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항상 두서없이 제멋대로인 이야기만 나오더군요. 그래도 혹시 1%라도 도움이 되실지 몰라 뽑히는데로 좀 적어보겠습니다. 영 아니다 싶으시면 읽으시던 중간에라도 바로 무시해 주세요.
살다보면 수많은 결정의 때가 옵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도, 그른 결정도 있죠. 그리고 그 결정들이 나를 만들어 가더군요. 그런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과거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좀 억지인 것 같고요(배우고 싶어도 배울게 너무 많은데다가 뭘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배우긴 뭘 어떻게 배우라고......), 그냥 선택이 필요한 매 순간 최대한 장고하고,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성공이든 실패였든 간에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곱씹어봐야 변하는건 없더군요. 과거에 이랬으면 좋았을걸 저랬으면 어땠을까 해봐야 현재 내 목에 칼을 들이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디다. 그저 현재 상태에서 그 칼을 맞받아치든, 흘리든,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의 총공격 전면전으로 가든간에 현재 내가 생각하는 가장 최선의 방책을 취하고, 그 결과에는 신경쓰지 않는게 제일 현명한 듯 합니다.
40대가 되어서 좀 돌아보니까, 다른건 모르겠고, 딱 한가지는 맞는 것 같습니다. 설사 몇 번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그걸 알아주는 때가 오더군요. 저 사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 최소한 뒤통수 칠 일은 없다. 아무리 못해도 평균이다...... 그러면 내가 가만히 있으면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최소한 굶어 죽을 일은 없다 이거죠. 가만히 있으면 어쨌든 누가 부르거든요. :P
누가 코인으로 수십억을 벌었네 부동산을 수십채를 갖고 있네 해봐야 나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그거 부러워한다고 나한테 돈이 한푼이라도 더 떨어질 것도 아니고, 내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습니다. 설사 그 사람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한들, 지금은 코인판도 그때와 다르고, 부동산 관련 법률도 그때와 달라서, 그때의 모든 '알짜' 지식들이 전혀 적용될 수 없는, 술먹고 나서 '내가 왕년에 말야' 하고 술주정이나 하는 나이 많은 주정뱅이의 이야기가 가지는 가치와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겁니다.
저희 아버지가 제게 물려주신게 몇가지 있는데, 개중에 딱 한 가지는 아직도 저의 좌우명 비슷하게 남아있습니다.
[승산이 없으면 물러서라. 물러서기 싫으면 싸워라]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선택의 상황에서, 승산이 없으면 98.3%정도의 확률로 물러섰습니다. 물론 물러서서 잘 됐던 적도 있고, 좀 더 찔러보는게 나았을 뻔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후회할 시간이 있으면 그 짬에 책이나 한 글자 더 읽던가, 아니면 그냥 휴식을 취하는게(잠이나 자는게?) 남는 거더라고요.
혹시 나머지 1.7% 정도가 궁금하시다면, 대학교를 남들 다 선호하는 속칭 '명문대'가 아닌 다른 대학교를 간 것, 결혼할 배우자를 밀어부친 것 정도인데, 둘 다 제 선택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습니다. 뭐, 명문대에 갔으면 학연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솔직히 모르는 일이고(그리고 학연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많이 무너지고 있고), 배우자도 직업도 어정쩡한 다섯살 연상이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했으면 지금쯤 경제적으로 더 윤택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대신 지금 집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는 없었겠지요.
저는 대충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글이 꽤나 두서가 없습니다만, 조금이나마 위안이라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살다보면 수많은 결정의 때가 옵니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옳은 결정도, 그른 결정도 있죠. 그리고 그 결정들이 나를 만들어 가더군요. 그런데 앞으로 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과거로부터 배우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좀 억지인 것 같고요(배우고 싶어도 배울게 너무 많은데다가 뭘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배우긴 뭘 어떻게 배우라고......), 그냥 선택이 필요한 매 순간 최대한 장고하고,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성공이든 실패였든 간에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곱씹어봐야 변하는건 없더군요. 과거에 이랬으면 좋았을걸 저랬으면 어땠을까 해봐야 현재 내 목에 칼을 들이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디다. 그저 현재 상태에서 그 칼을 맞받아치든, 흘리든,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육참골단의 총공격 전면전으로 가든간에 현재 내가 생각하는 가장 최선의 방책을 취하고, 그 결과에는 신경쓰지 않는게 제일 현명한 듯 합니다.
40대가 되어서 좀 돌아보니까, 다른건 모르겠고, 딱 한가지는 맞는 것 같습니다. 설사 몇 번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그걸 알아주는 때가 오더군요. 저 사람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 최소한 뒤통수 칠 일은 없다. 아무리 못해도 평균이다...... 그러면 내가 가만히 있으면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최소한 굶어 죽을 일은 없다 이거죠. 가만히 있으면 어쨌든 누가 부르거든요. :P
누가 코인으로 수십억을 벌었네 부동산을 수십채를 갖고 있네 해봐야 나하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그거 부러워한다고 나한테 돈이 한푼이라도 더 떨어질 것도 아니고, 내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습니다. 설사 그 사람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한들, 지금은 코인판도 그때와 다르고, 부동산 관련 법률도 그때와 달라서, 그때의 모든 '알짜' 지식들이 전혀 적용될 수 없는, 술먹고 나서 '내가 왕년에 말야' 하고 술주정이나 하는 나이 많은 주정뱅이의 이야기가 가지는 가치와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겁니다.
저희 아버지가 제게 물려주신게 몇가지 있는데, 개중에 딱 한 가지는 아직도 저의 좌우명 비슷하게 남아있습니다.
[승산이 없으면 물러서라. 물러서기 싫으면 싸워라]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선택의 상황에서, 승산이 없으면 98.3%정도의 확률로 물러섰습니다. 물론 물러서서 잘 됐던 적도 있고, 좀 더 찔러보는게 나았을 뻔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후회할 시간이 있으면 그 짬에 책이나 한 글자 더 읽던가, 아니면 그냥 휴식을 취하는게(잠이나 자는게?) 남는 거더라고요.
혹시 나머지 1.7% 정도가 궁금하시다면, 대학교를 남들 다 선호하는 속칭 '명문대'가 아닌 다른 대학교를 간 것, 결혼할 배우자를 밀어부친 것 정도인데, 둘 다 제 선택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습니다. 뭐, 명문대에 갔으면 학연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솔직히 모르는 일이고(그리고 학연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많이 무너지고 있고), 배우자도 직업도 어정쩡한 다섯살 연상이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했으면 지금쯤 경제적으로 더 윤택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대신 지금 집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는 없었겠지요.
저는 대충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글이 꽤나 두서가 없습니다만, 조금이나마 위안이라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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