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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4/30 10:34:01
Name   The x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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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우리의 현주소. 언론의 현주소


자유한국당의 정당해산 청원과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원.

이 두 가지를 놓고 어제 손석희씨는 앵커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며칠째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어떻게든 답변을 듣고자 하는 주제. (중략)

서로 시작된 날짜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려운 것이지만

우리 정치가 초래한 오늘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폭력조직으로 흑화해 국회법을 실시간으로 위반하던 자유한국당의 정당해산 청원과.

그에 대해 '맞불'을 놓았다고 언론에 의해 포장된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 청원.

이 두 청원의 규모와 본질이. 단지 청와대 청원이라는 동일성이 있다는 이유로.

동일 선상에서 비교된다는 것은.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았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돌이켜 보면 언론이 권력에 순응하거나. 자신이 다른 권력 기관이 되어

마땅히 판단할 것에 눈을 감고 귀를 막는 일은 상습적이고, 반복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언론이 어느 새 권력 기관이 되어 정치와 사회의 갖은 이슈들을

자기 맘대로 판단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권력에 결탁하는 일도 흔치 않게 벌어집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대부분의 언론은 잘못된 정부의 방침에 순종하면서

유가족들을 돈에 환장한 사람. 국익을 저해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였고

박진성 시인은 특정 언론의 맹목적 보도에 의해 성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했습니다.

세월호와 박진성 시인 같은 억울한 언론 피해자가 생겼던 시기는

관제데모와 헌정파괴가 있던 독재정권 시기도 아니고

보도지침을 내렸던 전두환씨 집권 시기도 아닙니다.

그리 멀지 않았던 시점에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요즘 언론의 정치 보도에서는 "야당의 발목잡기"란 말이 매우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여당의 독선과 오만", "협치와 화합" 같은 언어가 대신합니다.

어느 한 쪽이 명백한 잘못을 한 게 분명한 이슈에 대해서도 VS 놀이를 하던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요 며칠 사이 한 야당이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범법행위를 저지른 광경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언론들은 "여야 대치"라는 말을 썼습니다.

위에서 든 '우리의 현주소'라는 말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쪽에는 시베리아 호랑이와 암사자 무리가 있고.

다른 한쪽은 하이에나급도 안되는 늑대, 여우 무리가 있습니다.

현학적인 언어로 포장하지 않아도 어느 무리가 더 위험한 맹수 무리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고.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서.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라고 자기는 참가자가 아닌 양 회피하는.

그나마 가장 신뢰한다고 일컬어지는 언론의,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의 말.


자기 멋대로 편향된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인 길을 걷다가.

정작 내야 할 목소리는 안 내고 해야 할 판단은 안 하는.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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