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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2/27 21:28:32
Name   温泉卵
Subject   홍차넷 아바타 온천 - 4

이번에 다녀온 곳은 도치기현 시오바라온천의 아카사와였습니다.


홈페이지는 이건데 뭐 플래시 때문인지 들어갈 때마다 렉 걸리더군요.

여기를 후보군으로 넣은 건 저렴해서였습니다. 일본은 금요일 숙박을 평일 요금으로 받는 곳이 많은데, 여기도 그렇게 해서 식사 포함 12000엔정도로 가능했거든요. 아무래도 1인 숙박이면 2인 숙박일 때보다 가격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 정도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고(저번 온천 고를 때 기준이 2만엔 이하였습니다), 여기에 온천마을도 이름 없는 곳이 아니라 상당히 평판이 좋은 곳이고요. 노천온천도 전망 꽤 좋아보이고, 개인적인 선호도로는 여기가 두번째였습니다.


시오바라온천은 온천100선 19위로 상당히 평판이 좋은 곳입니다. 정확히는 시오바라온천향(郷)이라고 표기해야 하는데, 호키가와라고 하는 개천을 따라 길게 늘어선 11개의 온천가를 묶어서 시오바라온천이라고 부르거든요. 각각의 온천마다 수질도, 시설도, 분위기도 조금씩 다르고, 기차역부터 온천마을들을 순회하는 버스도 있습니다. 덧붙여 아카사와는 나카시오바라온천(中塩原温泉)에 있습니다.

도쿄에서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속버스 타는 건데 시오바라온천 버스터미널로 바로 꽂아줍니다. 당연하지만 온천마을 중심가에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편합니다. 문제는 운행 편수가 너무 적다는 것. 다른 두 가지는 기차->버스 환승인데, 우선 JR을 타고 니시나스노(西那須野)나 나스시오바라(那須塩原)에 내려서 JR버스로 환승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칸센은 나스시오바라에만 정차하는데, 보통 버스가 니시나스노까지만 가고 나스시오바라까지 운행하는 편이 몇 대 없습니다. 저도 우츠노미야까지만 신칸센을 탄 뒤 거기서 보통열차로 환승해 니시나스노로 이동해서 버스를 탔습니다. 다른 방법은 카미미요리시오바라온센구치(上三依塩原温泉口)라는 역에서 내린 뒤 거기에서 유버스라고 부르는 셔틀버스를 타는 겁니다. 이쪽은 사철인 도부철도를 타고 가면 됩니다(역 자체는 야간철도 소속입니다). 

버스터미널에 붙어있는 지도인데 JR의 역은 온천마을 동쪽, 사철은 서쪽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정거장이 많긴 한데, 터미널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듯 중심부는 서쪽으로 치우쳐져있는 편입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위치도 온천가에서 좀 떨어져있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펜션 같습니다. 가족경영인 걸로 보였고요. 거리가 있다보니 미리 연락을 하면 터미널로 마중나오는 거 같던데 구경이나 할 겸 느긋하게 걸어갔습니다. 소요시간은 약 30분 정도.

방은 무난한 편입니다.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TV도 있고요. 다만 콘센트 위치는 조금 불편할지도.

저녁인데 냄비 안에 있는 건 소고기+야채고, 이 뒤에 생선구이, 튀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딸려나옵니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석식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격 고려하면 '리즈너블'한 느낌? 석식에 좀 더 힘을 준 플랜도 있기는 했습니다.

생선구이 한토막하고 계란말이가 추가로 나옵니다. 조식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 료칸에서는 간소할 지언정 뷔페보다 일본 가정식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맛 자체도 꽤 좋았어요. 특히 나물이 좋았습니다.


온천은 이번에도 좀 미묘한 편이었습니다. 일단 노천탕 자체는 견본 사진 그대로로 약간 외딴 곳에 있는 만큼 울타리를 빡빡하게 쳐두지 않아서 전망이 꽤 좋습니다. 주간에는 위 사진의 산을 바라보면 되고, 밤에는 별구경하면서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온천물이 뜨겁지 않다 정도가 아니라 미지근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용출량이 많지 않아서 뜨거운 물이 아주 조금씩 들어오고, 덕분에 드넓은 탕 대부분은 미지근, 바람 불면 탕 안에 있는데도 서늘하게 느껴집니다. 여름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날씨 싸늘할 때는 온천욕 할 곳이 못되는 느낌? 돌아오는 길에 찾아보니 이걸 지적하는 일본쪽 후기가 꽤 있더군요. 그나마 저는 한적할 때 갔으니 뜨거운 물 고여있는 곳에 자리잡고 조금이나마 따땃하게 있긴 했는데 그래도 오래 있진 못하고 결국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덧붙여 나카시오바라온천의 천질은 단순온천이기 때문에 유황냄새라든지 미끌미끌한 느낌이라든지 그런 것도 별로 없어서 실내에 있으면 온천이란 느낌이 안 듭니다.

손님들을 맞아주는 녀석들인데 이외에 개와 고양이가 한마리씩 더 있어서 총 5마리라고 합니다. 탐라에 썼었던, 방까지 따라들어와 영업하던 녀석은 두번째 사진의 고양이입니다.

종합해보면 전통적인 료칸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고, 다다미방 + 온천이 있는 펜션이란 느낌입니다. 전망은 좋지만 탕의 온도가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고요. 장점으로는 애완동물을 데려갈 수 있다는 건데 이건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을 것이고, 여관 주인 부부와의 담소나 복도에 가득 꽂혀있는 만화책 같은 것도 마찬가지죠. 저 빼곤 전부 중년 이상의 일본인 뿐이었는데, 나쁜 곳은 아니지만 홍차넷 유저들에게는 추천할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이 일본의 온천에서 기대하는 건 온천가 특유의 이국적이고 신비한 분위기, 연기가 가득한 노천온천일테니까요. 여기 별점을 어떻게 매겨야 할지 무척 혼란스러워서 아직까지 자란넷 후기 안 쓰고 있다능...

온천 마을의 관광스팟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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