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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2/12 12:48:05
Name   메아리
Subject   푸코의 자기 배려와 철학상담(5)

2) 파르헤시아


  푸코가 자기 배려논의, 그중에서도 특히 파르헤시아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몇 인물이 있습니다. 1. 이온, 2. 페리클레스, 3. 소크라테스, 4. 견유주의자 5. 에픽테토스, 6. 세네카. 이들 모두를 살펴보면 좋겠지만 무리인 듯싶고, 소크라테스와 에픽테토스를 중심으로 나머지는 간략하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신화와 역사 속의 파르헤시아

    - 이온, 페리클레스, 소크라테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이온을 통해 푸코가 보려한 것은 진리 추구의 역할이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신이 신탁을 통해 진리 추구의 역할을 수행하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비교하여, 이온에서는 인간이 파르헤시아를 통해서 진리 추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주어지는 진리에서 벗어나 인간이 진리를 추구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진리의 주체화를 수행하는 존재로서 인간이 세워지는 겁니다.

         <표>   오이디푸스 왕이온의 비교

                    오이디푸스 왕                   이온

작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신의 역할       신탁(진실)의 부여자        침묵과 기만

인간의 역할    신탁(진실)의 회피           진실 추구자

진실의 장소    신전                            정치

진실의 주체    신(아폴론)                     인간(이온. 크레우사)


  페리클레스를 통해 푸코가 말하려는 것은 정치적 파르헤시아입니다. 이온을 통해 진리 추구의 권한이 인간에게 넘어왔다는 것을 밝힌 푸코는 페리클레스를 통해 그것이 정치의 장, 아고라에서 본격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두가지 원칙, 이세고리아(민주주의 형식적 요건으로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발언권)와 파르헤시아(진실 말하기)에 의해서 지탱되었다는 겁니다. 여기서 파르헤시아의 4가지 특징을 말합니다. 그중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것이 균일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개체 간의차이가 상호 간의 진실 말하기를 발생시킨다는 겁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에서 파르헤시아가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원리로 이야기 됩니다. 차이에 따른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가치에 따른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페리클레스 이후 아테네의 민주정은 급속히 무너집니다. 여기서 파르헤시아는 오염되기 시작합니다. 이른 바 나쁜 파르헤시아의 출현입니다. 이것은 이후 정치적 파르헤시아의 몰락과도 연결됩니다. 이러한 아테네의 위기 끝에서 소크라테스가 출현합니다.

  서양 철학에서 소크라테스의 위상은 상당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의 관심을 인간에게로 돌린 최초의 철학자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또한 철학자로서 최초의 순교자이기도 합니다. 교과서에서는 이 죽음에 대해서 주로 다룹니다. 아무튼 평가가 어떻든 간에 소크라테스는 꼰대 이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사실 소크라테스가 서양 철학에서 중요한 이유는 그가 철학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푸코는 주로 이 관점에서 소크라테스에 접근합니다. 왜냐하면 푸코에게도 철학의 실천이 어때야 하는가가 주요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수행한 철학 실천의 장은 정치나 학문이 아닌 생활이었습니다. 이것은 소크라테스가 철학과 삶의 연관지점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학이라는 학문의 분야에서 소크라테스의 중요함은 이후 플라톤으로 승계됩니다. 그것은 이후 본질주의 형이상학으로 발전하게 되고 서구 전체의 사상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철학의 실천이라는 측면은 단절되게 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푸코는 알키비아데스와 라케스를 대비, 분석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푸코는 이렇게 소크라테스를 강조합니다. 그는 자신이 철학 교수로서 적어도 한 번은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강의를 해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말은 그에게 소크라테스가 어느 정도 중요했는지를 드러내 보입니다.

  푸코가 소크라테스에 주목한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첫째는 소크라테스에 대한 오해의 해명입니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에서 소크라테스는 염세주의자였고 그래서 그조차 극복의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근거는 치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갚으라고 한 유언 때문입니다. 니체는 이 유언을 토대로 소크라테스가 삶을 질병으로 여겼고 그 닭은 삶이란 질병에서 치유됨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다고 해석합니다. , 소크라테스의 유언은 그의 염세주의적인 태도를 드러내 보였다는 겁니다. 푸코는 니체의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 소크라테스를 변명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감사하고자 했던 것은 에피멜레이아, 그의 삶을 통해 배려-치료를 수행할 수 있었던 바에 대한 감사라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염세주의자가 아니라 그 배려의 사명을 다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싶었다는 거죠. , 어떤 해석에 무게를 둘 것인지는 각자의 판단이겠죠.

  두 번째, 푸코는 소크라테스가 이러한 배려를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주목합니다. 그것은 카에레폰이 받아온 델피 신전의 신탁,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자는 없다는 말부터입니다. 이 신탁을 전해들은 소크라테스는 바로 검증 작업에 착수합니다. 그것은 Zetesis라 불리웁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아테네에서 가장 현명하다는 신탁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신탁에 대한 검증 작업을 수행한 겁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이온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것으로, 더 이상 진리 추구의 권한은 신에게 있지 않다는 겁니다. 그것은 인간, 소크라테스에게 넘어 왔으며 그는 그것을 수행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모습이 정치적 파르헤시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소크라테스에 이르러 이렇게 철학적/윤리적 파르헤시아로 변화합니다. 여기서 철학적/윤리적 파르헤시아란, “이것은 실제로 사람들 각 개인이 자기 자신을, 자신의 영혼에 기반하는 진리와 관계를 가지는 이성적 존재로 돌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새로운 형태의 파르헤시아를 좌우하는 것은 에토스입니다. 이 에토스는 그야말로 영혼에 의해서 합리적으로 규정될 수 있는 행위를 한다는 원리의 기반입니다.” 소크라테스에 의한 철학의 실천은 이후 견유주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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