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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7/16 08:54:05
Name   Neandertal
Subject   왜 흉내지빠귀는 앵무새가 되었을까?...
하퍼 리의 퓰리처상 수상작 [앵무새 죽이기]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영미소설을 선정할 때 꼭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물론(?) 저는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 책 얘기를 꺼내나 하면 어제 다른 책을 좀 보려고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이 책이 가판대에 있어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최근에 하퍼 리가 분실했던 원고 하나가 발견이 돼서 새로운 소설이 나온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서 한 번 집어 들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앞부분에 역자의 흥미로운 설명이 있었습니다. 제가 집어든 책은 열린책들에서 출판하고 김욱동 서강대 교수가 번역한 본이었는데 김욱동 교수가 책에서 다음과 같은 알림글을 남겼습니다.


[MOCKINGBIRD는 <앵무새>가 아니라 미국 남부 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는 지빠귀류(類)의 새다.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곧잘 흉내 낸다 하여 <흉내쟁이지빠귀>라고도 부른다. 집에서 키우는 앵무새인 PARROT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새다. 이미 이 작품이 <앵무새 죽이기>라는 이름으로 독자들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굳이 <지빠귀>로 바꾸지 않고 그냥 <앵무새>로 옮겼음을 밝혀 둔다.]


오잉? mockingbird가 앵무새가 아니었어? 저도 지금까지 mockingbird를 앵무새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위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네이버와 다음사전에서 mockingbird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네이버 영어사전에서는 mockingbird를

[명사: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흉내지빠귀]라고 정의해 놓았고

다음 영어사전에서도

[조류: 흉내지빠귀 (참고) 북미 남부에 분포하며,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흉내냄]

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두 포털의 사전 어디에도 앵무새라는 정의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두 새는 모습은 유사할까요? 구글을 통해서 mockingbird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미지가 검색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앵무새라고 할 때 떠오르는 새는 아래의 이미지 같은 새일 것입니다.





굳이 국내 최고의 조류 전무가 윤무부 교수님을 불러올 것도 없이 저 같은 문외한이 봐도 둘은 전혀 다른 새입니다. 그렇다면 왜 mockingbird가 앵무새가 된 것일까요?


정확한 이유야 알 길이 없지만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에 최초로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을 때 원서를 번역했던 사람이 mockingbird를 앵무새라고 잘 못 알고 그렇게 번역한 것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대로 굳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김욱동 교수 말대로 일단 제목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면 이제라도 이 책의 제목을 [앵무새 죽이기]가 아니라 [흉내지빠귀 죽이기]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저 둘은 비슷한 종류의 새들도 아니고 [앵무새][흉내지빠귀]가 우리나라에서 혼용해서 쓰이고 있지도 않으니까 현재의 제목이 얼마나 굳어져서 쓰이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는 상관없이 정확하게 바로잡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김훈의 [남한산성]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남한시장]이 되어 버리면 그건 잘못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또 막상 [흉내지빠귀 죽이기]이러면 상당히 어색할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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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박이두통에게보린
    노인과 바다에서 나오는 청새치도 원래는 만새기인데 오역이 되었죠.
    Beer Inside
    그냥 둘다 참치 아닙니까? :-)
    수박이두통에게보린
    만새기는 농어목이라;;
    Beer Inside
    아하!
    켈로그김
    버스에서 광고 참 많이 틀어줬던 책이네요.
    광고 듣고 책 사러 서점갔다가 나온 제 손에 쥐어져있는건 \'협객 붉은매\' ....;;

    ...앵무새보다는 맹금류가 간지가 좀 더 나죠 암요..
    Neandertal
    협객 붉은매...명작이죠...--b
    뭐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만큼 하겠습니까.. 크
    Vinnydaddy
    North by Northwest...
    Vinnydaddy
    그러고보니, 이탈리아어 Canali(줄) -> 영어 Canal(운하) -> 뭐 운하가 있다고? -> 화성인이 있다! 같은 사건도 있었죠.
    잘못 번역한거 아닙니다. 일종의 초월번역이죠. 오래된 책인데 대단한 소설은 아니지만 영어덜트로는 손색없지요. 원서는 남부사투리가 매우 많이 섞여있는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다 사라졌습니다. 번역서로 문학성을 찾는자고 한다면 약간 의문이 드는 책이죠. 앵무새 죽이기의 줄거리가 미국남부의 한 지방에서 일어난, 널리 퍼진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번역자가 편견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을 앵무새로 표현한듯 싶습니다.
    초월번역과 오역, 어느 쪽이 맞는 지 단언하시는 이유가 퍽 궁금합니다.
    줄거리를 말씀드렸습니다. 예전에는 일본서적을 중역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역이 많았지만 앵무새죽이기가 번역될 즈음에는 그런 일도 다 사라졌습니다. 번역러쉬였지요. 번역자가 그 정도도 모를거라는 생각 안합니다. 일단 앵무새죽이기를 제가 원서로 봤기 때문에 이 작품의 뉘앙스를 살리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었습니다.
    뤼야님의 댓글과 아래 눈부심님의 댓글도 읽어보았으나,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것이 역자의 무지에서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의도된 일인지 명확하지 않고, 의도되었다고 해도 번역자로서 잘 한 일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외국인과 문화컨텐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목을 전달하는데서부터 장벽이 느껴집니다. 책, 영화 등등은 더욱 힘들지요. 국내 시장에서 보다 힘을 얻고자 나름 로컬라이징에 심혈을 기울인 점을 알겠으나, 원작의 디테일한 장점들-예컨데 센스있는 대사 몇 줄이라거나-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고, 심할 경우엔 몇몇... 더 보기
    뤼야님의 댓글과 아래 눈부심님의 댓글도 읽어보았으나,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것이 역자의 무지에서 벌어진 일인지 아니면 의도된 일인지 명확하지 않고, 의도되었다고 해도 번역자로서 잘 한 일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외국인과 문화컨텐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제목을 전달하는데서부터 장벽이 느껴집니다. 책, 영화 등등은 더욱 힘들지요. 국내 시장에서 보다 힘을 얻고자 나름 로컬라이징에 심혈을 기울인 점을 알겠으나, 원작의 디테일한 장점들-예컨데 센스있는 대사 몇 줄이라거나-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고, 심할 경우엔 몇몇 단어의 오역으로 인해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큰 줄기를 붙잡기 힘들게 만든 경우도 있어서요. 출판계에서 쏟아지는 번역서를 죄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읽은 작품 중에는 원서와 번역서 사이의 간극이 꽤 넓은 작품들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브컬쳐계로 가면 더더욱 가관이고, 흔히 극장에서 접하는 자막은 한심하다는 말도 부족하지요.
    초월번역이 좋은가 아닌가 이런 것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번역의 문제는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만 알 뿐입니다. 예를 들면,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영어로 번역해서 펴낸다고 할 때 번역자가 겪는 고통은 상상이상일 테지요. 이 책은 누군가 표준어로 번역을 해주어야 이해할 한국 사람도 많을 테니까요. 하퍼리의 책도 제게는 그러했습니다. mocking bird가 앵무새가 아닐 수도 있지만 앵무새일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전에는 앵무새로 의역이 되어있기도 하니까요. 다만 눈부심님이 옮겨주신 내용이 책에 실려있다면 역자가 어떻게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을지는 자명해진다고 봅니다. 앵무새가 아니어도 앵무새로 번역했을 때 독자에게 임팩트가 크다는 것은 알았을테지요.
    그리고 한가지더... mocking bird가 앵무새여도 아니어도 이 책의 메시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디테일은 좀 달라지겠지요. 이 책이 퓰리처상을 받은데는 이 책이 가진 사회적 메세지가 공헌한 바가 큽니다. 저도 수많은 오역과 의역을 봤지만 그게 제가 읽은 것들에 아주 많은 영향을 미쳤나 하면 별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제가 읽은 책들 다 가져다 버려야겠죠.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 책을 읽은 제가 제목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데 안읽은 분들이 문제를 삼는게 저는 이상하네요. 다른 작품의 문제는 해당 작품안에서 논의하면 될일 같습니다.
    책을 읽은 이만이 비평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에도 반대하지만, 저도 저 책을 읽었습니다. 심지어 원서도 읽었습니다. 냅다 공부까지 해가면서 힘들게요.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원제가 모킹버드라는 것을 알고는 찝찝한 기분이 듭니다. 퓰리처 상을 받은 것은 저 책의 \'원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번역에서 상당부분 김이 새버린 책은 퓰리처 상 감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저 책을 읽으신 분 중에 뤼야님처럼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수 있고, 그것 역시 개인의 감상으로서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칼같은 번역이 아닐 경우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당당한 감상이지요.
    Neandertal
    저도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앵무새 죽이기라고 한 건 아마 오역이 맞을 것 같습니다.
    오역이든 아니든 안읽고 오역을 논의하는건 좋지못한 태도 같습니다.
    Neandertal
    읽고 안 읽고를 떠나서 절대적인 단어의 뜻이 잘못되었으니까 오역이라고 하지 못할 이유는 없어조입니다. 하물머 해당 소설의 역자조차도 오역이라고 하는데요.
    네안데르탈님 앵무새건 지빠뀌건 그게 은유하는 의미가 같다면 달라질거 없습니다. 안읽으셨으니 이게 중요하신거지요. 오역인데 왜 바로 안잡습니까? 의역이 가능하니까 바로 안잡지요.
    Neandertal
    그렇다면 역자는 왜 굳이 본문처럼 내용을 밝혔을까요? 의역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Neandertal 님// 그건 개정판 역자에게 문의하시지요. 문학에서 단어의 절대적 의미를 왜 손상시켜가며 왜 오역을 고집하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문학 작품에 쓰인 단어에 사전적이고 절대적 의미가 어디까지 중요한지도 같이 물어보시구요.
    Neandertal
    뤼야 님// 제 생각에는 역자 본인은 오역임을 알고 있지만 이미 굳아진 제목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싫어서 나는 mockingbird 의 정롹한 뜻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일 겁니다.

    사실 앵무새든 흉내지빠귀든 그게 소설의 주제의식과는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겠지요. 예전 번역자를 비난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실수를 한 것 같다는 겁니다.

    그게 기분이 상하셨다면 저도 유감스럽네요. 아무튼 기분 푸시기 바랍니다.
    저도 죄송합니다. 저는 이책의 번역된 제목이 참 좋다고 느꼈습니다. 사전적 의미는 책의 각주에 나왔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제가 이 책을 읽은지가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그렇게 본다면 이건 오역이라고 보기 더 어렵겠다 싶었거든요. 제가 문학덕후다 보니 문학이야기에는 항상 예민합니다. 제가 소중히 생각하는거라 가벼이 다뤄지는 것 자체가 싫어서인것 같아요. 저도 사과 드릴께요. 앞으로도 재밌는 글 많이 써주세요. 네덜란드 사람이시라면서요...
    앵무새 죽이기는 남부 사투리가 굉장히 강하며, 이것이 묘미인 작품이라고 하지요. 이를 살리지 않은 채로 번역을 한다는 점에서 이미 No.42님께서 지적하신 디테일한 장점들은 상당한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남부 사투리를 한국어에서 고스란히 살려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구요. 그리고... 번역에 있어 방향이 이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면, 일반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을 흉내지빠귀보다 앵무새를 택하는 게 나름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겠죠. 전 뤼야님과 달리 앵무새로 번역한 게 초월번역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관련 정보 한에서는 단순히 번역자의 무지라고 치부할만한 거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Neandertal
    왜 그게 하필이면 앵무새였을까요?...예를 들어 식탐과 돼지...간사함과 여우...흉포함과 늑대는 연결이 되는데 편견과 앵무새는 바로 와닿는 비유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Mockingbird가 미국남부에서 매우 흔한 새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저귀는 소리가 꼭 사람의 말소리 같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앵무새가 사람말을 흉내 잘내는 새로 통하지요. 흔히 널리 퍼진 편견을 아무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것, 남을 흉내내는 생각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듯 싶구요.
    눈부심
    검색을 해 보니 \'앵무새 죽이기\'라는 표현의 뜻은 \'순수함을 죽인다\'는 뜻이라고 하는군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Remember it\'s a sin to kill a mockingbird.\' That was the only time I ever heard Atticus say it was a sin to do something, and I asked Miss Maudie about it.
    \'Your father\'s right,\' she said. \'Mockingbirds don\'t do one thing but make music for us to enjoy…but... 더 보기
    검색을 해 보니 \'앵무새 죽이기\'라는 표현의 뜻은 \'순수함을 죽인다\'는 뜻이라고 하는군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Remember it\'s a sin to kill a mockingbird.\' That was the only time I ever heard Atticus say it was a sin to do something, and I asked Miss Maudie about it.
    \'Your father\'s right,\' she said. \'Mockingbirds don\'t do one thing but make music for us to enjoy…but sing their hearts out for us. That\'s why it\'s a sin to kill a mockingbird.\"

    변호사 아버지인 애티커스가 어떠한 행동을 두고 죄라고 일컬었던 유일한 순간이 바로 앵무새를 죽이는 행위였다고 해요. 앵무새(흉내쟁이지빠귀)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노래를 부르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가슴 따뜻한 존재이기 때문에 새를 죽이는 건 죄라고 했죠. 백인여성을 강간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결백한 흑인 톰에게 유죄를 선언하는 것은 앵무새를 죽이는 행위와 같은 거라는..
    http://facingtoday.facinghistory.org/what-does-it-mean-to-kill-a-mockingbird

    이번에 하퍼 리의 책이 새로 출간되면서 사상초유의 선주문이 쇄도하고 있어요. <Go Set A Watchman>이라고 하는 책인데 하퍼 리가 1950년대에 원래 써놓았던 초안이에요. \'앵무새 죽이기\'의 원래 스토리죠. 당시 이걸 출판사에 가지고 갔더니 그 책에서 여자어린이 스카우트의 어린 시절 경험을 더욱 부각시켜 다시 쓰라고 합니다. 그래서 등장 인물이 많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완성한 책이 \'앵무새 죽이기\'예요. 그 여자가 어른이 되어 아버지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가 보니 어릴 적의 기억과는 달리 아버지가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에 비애를 느끼는 내용이 원래의 스토리구요. (이것 땜에 지금 미국 독자들 멘붕크리)

    극도의 은둔자인 하퍼 리는 현재 요양원에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니인 앨리스 리가 하퍼 리의 대변인이었으며 재산을 관리해주는 담당자였지만 삼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하퍼 리는 옛날부터 초안을 공개하길 원하지 않았어요. 이번에 출판사 측에서 하퍼 리의 동의를 구하고 출판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쪽 사람들이 좀 구린 면이 많아서...
    제 오래돤 기억을 더듬는 것보다 검색이 빠르네요. 이 구절이 기억은 안나는데 이런 구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초월번역인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눈부심
    저는 분명 읽었다고 굳데 믿고 있던 책이 막상 보니까 읽어본 적이 없더라는...끄끄
    옮겨주신 내용보니까 하퍼리의 초본이 훨씬 더 재밌겠어요. 앵무새 죽이기 본 다음에 음? 생각보다 별루네 했는데 하퍼 리가 은둔한 이유를 알 것 같네요. 한편만 쓰고 은둔한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을 줄이야... ㅠㅠ
    Neandertal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쓰기에 한계가 있어서 집에 들어와서 댓글 답니다.
    우선 뤼야님 포함 이글에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도 문학 번역은 아니지만 자잘한 번역들을 해오는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본문처럼 단어 하나만 놓고 단순하게 오역이다라고 지적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번역을 하신 분이 소설을 읽어보고 국내 독자들에 대한 고려 등 이것 저것 판단한 끝에 고심해서 제목을 달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뤼야님의 지적처럼 소설을 읽어보지 않고 사전적인 단어에만 집착해서... 더 보기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쓰기에 한계가 있어서 집에 들어와서 댓글 답니다.
    우선 뤼야님 포함 이글에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도 문학 번역은 아니지만 자잘한 번역들을 해오는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본문처럼 단어 하나만 놓고 단순하게 오역이다라고 지적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번역을 하신 분이 소설을 읽어보고 국내 독자들에 대한 고려 등 이것 저것 판단한 끝에 고심해서 제목을 달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뤼야님의 지적처럼 소설을 읽어보지 않고 사전적인 단어에만 집착해서 오역 운운하는 게 좀 경솔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반적인 문서 번역도 하다보면 단어 선택에서부터 원문의 숨은 뜻 파악하기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하나 둘이 아닌데 문학작품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어떻게 보면 수학 문제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는 문제일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좋은 밤 되세요...^^
    저는 모킹버드란 새를 헝거게임 소설을 통해서 처음으로 접해서
    처음엔 당연히(?) 상상의 동물인 줄 알았어요 크크

    뒤늦게 실존하는 동물이란 것을 알고 난 이후론
    어느정도까지 소리를 흉내낼 수 있는 건지.. 울음 소리가 정말 궁금하고 실제로 들어보고 싶어요.. +_+
    눈부심
    https://www.youtube.com/watch?v=WeQjkQpeJwY
    Superb Lyrebird imitating construction work - Adelaide Zoo

    공사판에서 지낸 새인 모양..크크
    https://www.youtube.com/watch?v=7XiQDgNUEMw
    Lyrebird Imitating Man-made Sounds in Forest
    (이건 더 다양, 카메라 셔터누르는 소리, 사이렌 소리, 공사장 드릴 소리, 톱질하는 소리!)
    으하하하...
    나의 모킹버드는 이렇지 않아요 ㅜㅜ
    파란아게하
    폭풍토론이 잠잠해진 것 같아
    이 글과 무관한 잡썰 하나 풀어보자면
    10여년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충무공 난중일기 독후감대회에 등떠밀려 나갔다가 너무 길어서 난중일기를 읽지않고
    적당히 써서 사령관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제가 기만했던 충무공님과 진기사령관, 정보통신대장,관리과장, 휴가를 놓치신 몇분 수병들 앞으로도 몰라주시기바랍니다. 피차 창피하잖습니까. 기회가 생기면 난중일기 꼭 읽겠습니다.

    네덜란드님 이 글은 분명히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앵무새 죽이기가 운율도 좋고 너무 입에 잘 달라붙어서
    선정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저렇게 표지에 To kill a Mockingbird 라는 원제와 앵무새 죽이기 라는 제목이 병기되어 있으면 모르는 사람들은 당연히 모킹버드가 앵무새인줄 알겠죠.
    이럴 경우, 윗 글에 소개된 것처럼 역자의 설명이 붙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눈팅러입니다만 흥미로운 주제가 눈에 띄어 댓글을 달아봅니다.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을 국내에 알린 (아마도 첫) 번역본은 1992년 한겨레출판 본(박경민 역)입니다. 일단 이 판본은 심각한 오역이 난무하는 문제 많은 번역본으로 지적되어 왔고요. \'앵무새 죽이기 오역\'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면 그 오역 지적의 역사를 대충 엿보실 수 있습니다. 역자가 이 소설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국내에 낯선 흉내지빠귀란 새의 번역어를 고도의 수준으로 고민하던 끝에 \'앵무새\'를 선택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더 보기
    저는 눈팅러입니다만 흥미로운 주제가 눈에 띄어 댓글을 달아봅니다.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을 국내에 알린 (아마도 첫) 번역본은 1992년 한겨레출판 본(박경민 역)입니다. 일단 이 판본은 심각한 오역이 난무하는 문제 많은 번역본으로 지적되어 왔고요. \'앵무새 죽이기 오역\'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 보시면 그 오역 지적의 역사를 대충 엿보실 수 있습니다. 역자가 이 소설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국내에 낯선 흉내지빠귀란 새의 번역어를 고도의 수준으로 고민하던 끝에 \'앵무새\'를 선택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저의 추측입니다.

    이 책의 영어본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습니다. 거기서 mockingbird를 검색해 보면 소설에서 이 단어는 총 7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 중에서 책의 제목과 가장 긴밀히 연관된 부분이 눈부심님이 인용하신 단락입니다. 검색해 보면 영미권 독자들도 to kill a mockingbird가 무슨 뜻이냐, 눈부심님이 인용하신 부분의 의미가 뭐냐고 많이들 물어보더군요. 이 단락의 맥락을 잠시 설명드리자면, 소설의 화자인 여자아이의 아버지이자 정의로운 변호사인 애티커스가 여자아이 오빠(자기 아들)인 어린 남자아이한테 하는 말입니다. 애티커스는 남부 출신답지 않게 총기 사용을 싫어하는 리버럴하고 PC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어린 아들이 친척한테 공기총을 선물로 받았죠. 그래서 아이한테 \"나는 니가 뒷마당에서 깡통 쏘기 연습이나 하면 좋겠다. 하지만 너는 분명히 새를 쏘고 싶어하겠지. 파란어치새(bluejay)는 쏴도 좋다. 니가 맞출 수만 있다면 말이지. (피식) 하지만 기억해 둬라, mockingbird를 쏘는 건 죄다.\" 화자인 여자아이는 아버지의 말을 인상 깊게 새겨듣습니다. 리버럴한 아버지가 어떤 일을 \'죄\'(sin)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 들었기 때문이죠.

    <앵무새 죽이기>에서 앵무새라는 번역어를 인정한다면 여기서 mockingbird 자리에 \'앵무새\'를 넣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의 평범한 동네에는 앵무새들이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야생에 다수 서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죠. 소설 속에 몇 차례 자연 정경 묘사가 나오는데, \"쓸쓸한 길거리, 나무도 조용하고 mockingbird들도 조용했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미국 교과 시간에는 mockingbird의 생태를 조사해 오라는 숙제도 나오는 모양이더군요.

    흉내지빠귀는 다른 새나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기막히게 흉내내는 새라고 합니다. 하지만 앵무새와 달리 사람의 발성과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너무 잘 따라해서 \'재수없는\' \'영혼 없는\' 기계처럼 느껴진다면 흉내지빠귀는 좀더 소박하고 innocent한, 친근감 있는 새지요. 미시시피 주의 상징새이기도 하고, 한국으로 치면 까치나 제비 정도일까요? 애티커스가 아들에게 \'블루제이는 쏴도 된다\'고 한 것은 블루제이가 농작물을 쪼아먹는 등 농부와 정원사의 적이기 때문입니다. 흉내지빠귀는 블루제이의 울음소리를 잘 따라하기 때문에 블루제이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만 블루제이가 갖고 있는 사악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그 사악함의 편린(울음소리)을 그대로 반영할 뿐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범죄자로 오인받는, 그러나 선량한 사람들\'이 흉내지빠귀와 등치됩니다.

    2002년에 문예출판사에서 김욱동 교수가 다시 번역본을 냈는데, 제목의 앵무새는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나온 판본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 이유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앵무새 죽이기\'라는 익숙한 타이틀을 버림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겠지요.
    2
    Neandertal
    좋은 글 감사합니다...명쾌하게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눈부심
    오.....말씀을 너무 잘하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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