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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5/14 18:42:00 |
Name | 제주감귤 |
Subject | 에일리언 커버넌트 |
저같은 경우에는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참고로 에일리언 시리즈는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프로메테우스를 본 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전혀 안 나는 상태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 9점 주고 싶구요. 선심 좀 쓰면 10점입니다. 이유는 긴장감이 넘치고 재밌어서 입니다. 왠지 모르게 곡성이 생각나는 영화이구 저는 곡성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두시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일단 늘어지거나 비는 부분이 없어요. 기대 안 하고 가는게 제일 재밌을 것 같아요. 애인이랑 영화관 가서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으면 이 영화를 선택하세요. 애인이 있다면 말이죠. 앞의 코스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끌려들어가서 즐기는 게 가장 어울리는 영화 같아요. 또한 잔인하기도 굉장히 잔인해서 우주판 슬래셔 무비처럼 느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cg인걸 아는데도 그렇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 어쩌다가 평론가 한 줄 평을 보게 되었는데 빈곤한 철학을 분위기로 메꾼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빈곤한 철학이라기보다는 조미료같은 철학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 철학은 조미료처럼 뿌려져있고 그 철학은 악당이 재구성하여 그 자신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설파하는 전우주적 개똥철학이기 때문에 그다지 진지하게 고민하실 내용은 아닙니다. 그리고 정확히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가 좋습니다.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저로 하여금 내용을 들여다볼 필요를 못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특히 영화의 초반부, 즉 괴물체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분량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사를 위해 뿔뿔히 흩어진 대원들을 각자의 상황에 분리시켜놓고 밀실 스릴러-고어물-스페이스 미스테리로 이행하다가 어느 시점을 계기로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2막'으로 접어드는데 이런 연출이 참 능숙하다고 느껴져요. 유리멘탈이다 잘 놀라는 사람이다, 싶으시면 더 재밌게 볼 것 같습니다. 그냥 평범한 관객인데 볼 게 없다 싶으셔도 역시 추천드립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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