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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3/04 17:26:47
Name   제주감귤
Subject   23 아이덴티티(약 스포)
23 아이덴티티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요즘엔 영화를 봐도 그저 그렇고 게임도 그냥 저냥이고

단지 시간 죽이는 용도로 영화를 소모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23 아이덴티티는 저에게 딱 그 정도의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23아이덴티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렇게 두 인물이 주인공인데 왼쪽 아저씨가 다중인격자예요. 참 히트맨같이 생겼네요.
그런데 그의 자아중 일부는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이렇게 오른쪽 여주인공과 그 친구들을 납치하게 되는데요. 
생일파티 후 집으로 돌아가는 주인공 일행을 납치하는 그 짧은 시퀀스가 
정말 냉정하고 능수능란하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지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요. 
사실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어쨌든 영화는 이 지점에서 3가지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주인공 일행은 어딘지 모를 밀실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탈출하고자 노력합니다.

동시에 정신과 의사와 다중인격들은 '어떤 것'에 관한 진실을 조금씩 폭로합니다. 
그리하여 영화의 다소 맥 빠지는 결말에 서서히 가까워지죠.

마지막으로 우리의 영리한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를, 아주 조금씩 회상합니다.
물론 한꺼번에 그 과거를 전부 떠올리진 않습니다. 
그러면 영화 중간중간에 삽입할 수 없을테니까요.

사실 이것이 이 영화의 허약한 부분입니다. 주인공의 과거가 단지 삽입되었다는 것. 

(겉보기와는 다르게) 주인공의 과거는 영화를 지탱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중심 플롯에 대한 본질적인 해석이나 은유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죠.

결말부에 이르러서야 맥거핀의 혐의를 벗고 알리바이를 증명했는데, 
생각보다 그 함의가 어설프고 초라하다는 인상입니다.
보신분들이라면 대충 뭔 얘기인지 감 잡으실 거예요.

연기는 예상대로 다들 잘합니다. 제임스 맥어보이 이 사람은 원티드에 나왔던 그 사람이네요?
상상을 못했습니다. 23개의 인격이 전부 등장하지 않은 점은 좀 아쉽지만,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물론 다중인격을 '이렇게 연기 할 것이다' 라고 하는 그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9살짜리 꼬마 인격 '헤드윅'은 보통 9살에 비해 너무 멍청하고 정신사나운 것 같습니다.
아홉살 인생이라는 책도 있는데 말이죠.

더 할 말이 있긴한데 이미 길어진데다가 스포도 피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런 말 웬만하면 안 하는데 여자 배우 몸매가 정말 장난 아니네요.

총평 : 신기한 tv 서프라이즈 극장판.



1


    절름발이이리
    볼 때는 모르고 봤는데, 언브레이커블과 같은 세계관이었더군요. 그렇게 이해하고 보면 뭐 그냥저냥..
    제주감귤
    허허 언브레이커블 얘기도 왠지 스포일 것 같아서 안 쓰긴 했는데...언브레이커블도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였죠.
    다람쥐
    저는 미국에선 평가가 좋다고 들었는데 미국 취향인가봐요. 그런데 나름 샤말란 스타일의 반전(?)세계관이라는거에서는 꽤 괜찮은거같기도 해요. 언브레이커블 안보고는 이해안된다는게 참 그렇지만요
    제주감귤
    단점을 많이 적어놓아서 그렇지 초중반까지 꽤 긴장감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 재능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요. 근데 언브레이커블은 뭐, 꽤 오래된 영화라서 본 사람인 저도 연관짓기가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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