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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6/30 22:27:26 |
Name | 제주감귤 |
Subject | 옥자를 보고. |
옥자를 보고나서 찜닭 요리를 먹었습니다. 딱히 옥자의 교훈에 반감이 있어서는 아니고, 그냥 남아있길래 먹었는데 맛있어요. 어제는 소고기를 먹었구요. 많지는 않지만 제육볶음이 제 냉장고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옥자에 등장하는 돼지농장은 슬프지만 육식이 없는 저의 삶을 생각하면 그것도 비참합니다. 또 하나. 유전자조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농장이 더 윤리적인 농장이 될것 같진 않아요. 옥자가 불쌍하다면 일반 돼지도 충분히 불쌍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좀 돼지가 불쌍해졌습니다. 이를 어찌할꼬. 제 글이 좀 질척거리는 성향이 있어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본 봉준호 영화중 제일 재미없습니다. (살인의 추억, 마더, 괴물, 설국열차) 넷플릭스 한달 공짜니깐 지금 가서 보고 해지하세요. 물론 극장에서 보면 더 나을 것 같은 면이 있습니다. 거대한 슈퍼돼지가 통통 튀는 모습이 많이 나오거든요. 상당히 잘 만들어진 CG인데, 흠을 잡자면 사람의 손과 맞닿거나 할 떄 가짜 티가 좀 났어요. 아마 모형을 쓰지 않고 백퍼 씨지를 쓴 것 같은데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배우들 연기는 그냥 그래요. 근데 미자 역할이 너무 짜증납니다. 아무리 순수한 소녀 역할이라고 해도 영화 내내 바락바락 소리만 지르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보는 사람도 좀 생각해야지. 그리고 안 귀여워요. 영리하지도 않습니다. 누군가를 구해주지도 않고 누구로부터 구원받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라서 주연급임에도 악세사리처럼 붕 떠다녀요. 차라리 옥자가 더 귀엽습니다. 옥자도 별로 귀엽진 않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래요. 그리고 괴물에서 써먹었던 추격씬을 베끼다시피 해서 다시 쓰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재밌을 지도 모르겠는데, 괴물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글쎄요. 영화의 중요한 장면을 그렇게 떼워넣었다는 건 너무 게으른 거 아닙니까. 추격전의 말미가 우스꽝스러운 슬로우모션 효과로 마무리되는 것도 보고있다보면 참 상투적이다 싶어요. 이제 그런 영화적 수법들은 시의성을 잃은듯합니다. 유잔자조작 거대 돼지가 주연인 영화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했지만 결국 그것뿐이었다 이게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줄 평 : 노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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