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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3/15 21:19:46 |
Name | 개마시는 술장수 |
Subject |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는다면 |
아재들이 가득한 홍차넷에도 핑크한 기운이 돌 듯. 사람사는 곳에 예외가 없이 커플이 생기는 법입니다. 그것이 병원이라해도 예외는 없죠. 중환자실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곳입니다. 죽음의 냄새가 나요. 정말로요. 살아도 사는게 아닌 환자들도 많고 소리도 제대로 못내는 상태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느분이 돌아가셨다해서 찾는데 어느 사람이 사망자인지 환자인지 구분이 안가 한참을 헤매야할 정도로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한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도 애정의 꽃은 핍니다. 언젠가부터 음식을 서로 입에 넣어주거나 손을 잡고 밖에 가끔 나온다거나 하는 광경을 보곤하니까요. (할아버지 87세 할머니 78세) 하지만 중환자실이 늘그렇듯 이별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갑니다. 그때 이후로 할아버지께서는 말씀을 잃으셨습니다. 하루종일 멍하니 있고 식사도 거부하십니다. 아, 식사를 못하시는 상황은 매우 심각한겁니다. 이런 경우 거의 일주를 못넘기시거든요. 어쨌거나 간병인들이 어떻하든 먹이려시도했지만 거부하시더군요. 그렇게 일주하고 삼일째되는 오늘, 하얀 이불을 덮은 그와 마주했습니다. 노년기에도 상실은 언제나 가슴아프며 괴로운 것이니까요. 별내용이 없어 타임라인에 적으려다 살짝 길어져서 티타임으로 옮겨봅니다. P.S 할아버지의 배우자분은 건강히 잘계시답니다. 이제 장례를 준비하시겠네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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