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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7/05 14:22:10
Name   Neandertal
Subject   배신의 대가는 별점 하나지...
저는 록매니아도 아니고 음악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냥 막귀여서 내 귀에 좋으면 듣고 안 좋으면 안 듣는 전형적인 평균적인 리스너에 수렴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요즘 아이돌 음악들은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잘 듣지 않는 건 덤이네요.

아무튼 이런 제가 가지고 있는 메탈리카의 앨범은 단 2장뿐입니다. 메탈리카 하면 헤비메탈 밴드들 가운데서는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밴드이고 우리나라에 공연이라도 오면 항상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는 슈퍼 밴드입니다. 하지만 저 자신은 메탈리카의 광팬은 아니기에 그들의 앨범들을 다 모으고 있다든가 콘서트가 열리면 만사 제쳐두고 간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이 밴드의 2장의 앨범은 메탈리카의 팬들에게는 전혀 상반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한 앨범은 메탈리카의 음반들 가운데 비평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는 가장 성공한 음반으로 평가 받으며 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음반이고 다른 하나의 음반은 그와는 달리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논란의 음반입니다. 그 음반의 이름음 바로 [Load] 였지요.



Metallica의 Load...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논란이 되는 [Load] 앨범이 참 좋습니다. 저하고 딱 결이 맞는다고나 할까요? 너무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곡들이 적절한 수준에서 뽑아져 나온 것 같아서 정말 부담 없이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앨범을 싫어하는 메탈리카의 팬들을 이해는 할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지나친 락부심을 부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 앨범이 나왔을 때 많은 메탈리카의 팬들이 "배신"이니 "변절"이니 "순수성을 잃었다"느니 "얼터너티브의 인기에 편승"했다느니 하는 말들을 했었습니다. 일부는 이제 메탈리카가 "얼털리카" 또는 "똥털리카(!)"가 되었다고 실망감을 가감 없이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이 앨범이 강력한 스래쉬가 아니라 하드록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곡들로 채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밴드 멤버들도 머리를 짧게 자르고 좀 더 단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지요. 그래도 제 개인적으로는 곡 하나하나의 재미나 완성도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저보다는 메탈리카에 대해서 100배는 더 많이 알고 있을 열성팬들은 그렇지가 않았었나 봅니다.

아마 메탈라카의 멤버들도 그 동안 많이 해온 음악 스타일을 좀 바꿔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마침 다른 스타일의 록음악들이 인기가 있으니 그것을 자기네 식으로 소화시켜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악들이 저에게는 정말 좋았는데 열성팬들에게는 실망감을 크게 불러 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팬들이 멤버들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이 앨범을 즐겼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벤드 멤버들도 나이가 들고 경험도 많아지고 항상 18세의 거칠 것 없는 청춘으로만 있을 수는 없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택한 변화였는데 당시 팬들의 반응은 좀 심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St. Anger]에 비하면 [Load]는 양반이었잖아요?...--;;;


[Load]앨범에서 처음 싱글 히트된 곡 [Until It Sleeps]




메탈리카의 명반 [Master of Puppets]의 아마존 별점




메탈리카의 똥반(?) [Load]의 아마존 별점




메탈리카의 악몽 [St. Anger]의 아마존 별점





홍차넷 여러분들은 어떤 음반에 크게 실망하였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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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 단위로 듣기보다는 트랙 단위로 들어서 앨범에 대해 논하기는 좀 그런데 [Load]에는 제가 즐겨 듣는 트랙이 하나도 없긴 하네요. 단순히 [실망한 앨범]이라는 관점에서는 패스파인더의 2집부터 생각나네요. 우리나라에 정식발매가 안 되었던 1집에 뻑가서 하악댔는데 정작 국내 들어온 2집 10분 듣고 1집으로 돌아갔죠. 하하...
    레지엔
    Load는 실망감... 도 물론 컸지만, 퀄리티 문제도 좀 심했죠. \'이럴 거면 그냥 앨리스 인 체인스를 들으면 되는 거 아니냐\'에 사실 딱히 할 말도 없고, 무엇보다 연장선에 있는 Reload에 비해서 load는 재평가의 여지도 적고 실제로 재평가로 평가 상향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는데 메탈리카가 다른 메탈 밴드와 차별화되는 장점(멜로디를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재주)이 load에서는 거의 매몰되다시피 했습니다.
    물론 St. Anger에 비하면 이 앨범은 로큰롤 명예의 전당감입니다.
    Neandertal
    그래도 전 좋아합니다...--;;;
    레지엔
    아 뭐 개인의 취향이라는 건 있는 거죠. 저도 망작이지만 좋아하는 앨범 몇 개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공유할 수 없는 슬픔(..)
    Neandertal
    그런데 Load 앨범과 Reload 앨범의 평가가 많이 다른가요? 저는 거의 쌍동이 앨범이란 생각이 들던데...--;;
    레지엔
    뭐 거의 연장선에 있는 컨셉트긴 한데 평은 좀 다릅니다. 대충 S&M 때쯤부터 평가가 바뀌었죠. Reload의 fuel이나 the unforgiven II, the memory remains 같은게 독립적인 곡으로는 상당히 괜찮다보니...
    doberman
    저도 발매하자마자 구입한 앨범인데, 요즘도 즐겨들을만큼 좋아합니다.
    20대 초반에 열광해 듣던 메탈리카와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제가 나이가 들어가는만큼 또 나름의 매력이 있더라구요.
    Neandertal
    확실히 좋게 연륜이 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아니면 힘이 달린다고나 할까요?...--;;;
    darwin4078
    메탈리카를 쭈욱 들어왔던 사람들이라면 욕이 자동으로 나오는 앨범이 아닌가 시퍼여.

    이딴 사운드를 메탈리카가 해야 할 당위성도 없는데 이왕 했으면 잘해야지 기타톤, 보컬톤 확 죽여놓고 뽕빨뽑는 리프도 없고 투베이스드럼도 없고, 메탈리카라고 부를 건덕지가 없는데 뭐 어쩌라고?라는 소리가 절로 나는 그런 앨범이었습니다. 짜장면 잘한다고 해서 간 식당에서, 볶음밥, 짬뽕이 맛있다고 막 우기는데 볶음밥, 짬뽕도 맛없고, 짜장면은 진짜 화가나는 수준의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저같은 쌍팔년도 메탈돼지는 5집 블랙앨범도 마땅찮아 하... 더 보기
    메탈리카를 쭈욱 들어왔던 사람들이라면 욕이 자동으로 나오는 앨범이 아닌가 시퍼여.

    이딴 사운드를 메탈리카가 해야 할 당위성도 없는데 이왕 했으면 잘해야지 기타톤, 보컬톤 확 죽여놓고 뽕빨뽑는 리프도 없고 투베이스드럼도 없고, 메탈리카라고 부를 건덕지가 없는데 뭐 어쩌라고?라는 소리가 절로 나는 그런 앨범이었습니다. 짜장면 잘한다고 해서 간 식당에서, 볶음밥, 짬뽕이 맛있다고 막 우기는데 볶음밥, 짬뽕도 맛없고, 짜장면은 진짜 화가나는 수준의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저같은 쌍팔년도 메탈돼지는 5집 블랙앨범도 마땅찮아 하는 판에 이렇게 앨범 내놓고 메탈리카 앨범임.하고 그러면 화나죠. 더구나, 중2병 형성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냥반들의 신보인데 이딴 식으로 나오면 잠잠해졌던 중2병 도지면서 크킄 내안의 흑염룡이 발광한다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reload를 거쳐, st. anger에서... 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cd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깡통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들리던 틱, 톡, 틱, 톡... 소닉유스 bad moon rising 이후 최고의 충격이었져...
    Neandertal
    그런데 그 당위성이라는 도그마는 좀 경계할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OOOO니까 이런 음악만 해야 해...하는 것은...--;;;
    darwin4078
    아, 그렇죠. 하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신보 나온 시점에서는 얘기할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투정..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흐흐...
    Neandertal
    물론 이해도 될 것 같은데 예를 들어 카니발 콥스가 본조비의 Always나 Bed of Roses 같은 곡을 부른다고 생각해보면...그건 그것대로 소름(?)이 끼칠 것 같기도 하네요...--;;;
    솔지은
    별점 한개만 보면 김성모만 생각나네요..ㅠㅠ
    구밀복검
    뭐...아무래도 작품의 평가에는 작가론적인 요소가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가령 원령공주는 무척이나 대단한 애니메이션이지만, 나우시카 코믹스 판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정치관/윤리관이 도달했던 지점의 도발성을 감안하면 후퇴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고, 그 점 때문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듯. 같은 맥락에서 헤비-스래쉬 메탈의 상징(물론 그저 상징이기만 한 거 아니냐는 회의섞인 시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이던 메탈리카가 전혀 다른 음악을 들고 왔을 때에 팬덤이 느낄 실망감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탈덕후에게 \'메탈리... 더 보기
    뭐...아무래도 작품의 평가에는 작가론적인 요소가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가령 원령공주는 무척이나 대단한 애니메이션이지만, 나우시카 코믹스 판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정치관/윤리관이 도달했던 지점의 도발성을 감안하면 후퇴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고, 그 점 때문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듯. 같은 맥락에서 헤비-스래쉬 메탈의 상징(물론 그저 상징이기만 한 거 아니냐는 회의섞인 시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지만)이던 메탈리카가 전혀 다른 음악을 들고 왔을 때에 팬덤이 느낄 실망감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탈덕후에게 \'메탈리카가 냈으니까 얼터너티브한 앨범이라도 사랑해줘!\'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적절하기도 하고. 만약 Load 앨범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장르적 전환이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더군다나, 매니아란 자신의 선호와 욕망과 취향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키려는 미감에 대한 열망이 강렬한 사람이며, 따라서 이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매체와 장르와 상품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도 하니까요. 예컨대 페널티 에어리어 내에서는 볼을 손으로 다루어도 된다는 식으로 축구의 룰이 개정될 경우, 축구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야 룰이 바뀌었나보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축구 매니아들은 이러한 변화를 용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 대번에 \'이럴 거면 축구가 핸드볼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라고 이야기하겠지요. 왜냐하면 축구 경기에서 손의 사용이 허용될 경우, 그들이 생각하는 [고유한 축구의 오리지널리티]가 상실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들의 특수한 미감은 충족시킬 수 없게 되니까요. 비슷하게, 귀여니의 소설에 대해서 적잖은 사람들이 \'소설에 이모티콘 좀 쓰면 안 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소설 애호가들은 그것을 소설이라는 장르의 변화나 확장이 아닌 소설이라는 장르의 파괴요 해체로 여겼지요. 아마 메탈리카의 변모를 처음 접한 메탈 팬들도 비슷한 생경함과 뜨악함을 느꼈겠지요. 해서, 메탈리카에 대한 메탈 팬덤의 실망도 단순한 아집이나 편협함이 아니라 이해할만한 미적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Neandertal
    구말복검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 하면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런 충성스런 팬베이스가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번에 좀 음악적으로 변신도 하고 싶은데 이걸 열혈팬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상당히 고민되는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물론 대개 이런 경우 후속 앨범에서 세게 나가면서 잠시 맘이 돌아섰던 팬들을 달래는 코스를 밟긴 하는데 그래도 맘이 썩 편하지 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어려운 문제네요...답은 변신도 다른 말이 안나오게 완벽한 작품을 들고 나와서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고...--;;;
    눈꽃슬이
    마스터나 저스티스 블랙까지 이어지는 음반들 다 좋아합니다만
    리로드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후 메탈리카를 듣지 않았습니다.
    실망 뭐 이런걸 떠나서 그후로 들었든 음악들이 별로 없어요
    낙타타는하마
    웹툰 덴마 이야기인줄 알고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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