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5/01 15:59:07
Name   제주감귤
Subject   [24주차]-하얗고 까만
제목 : [조각글 24주차] (☜ 말머리를 달아주세요!)

[조각글 24주차 주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해하기 힘든 것'에 대해서 써주세요.
시나 수필로 작성하되 소설로 전개하면 안 됩니다.

*주제 선정자의 말
이해하기 힘들다는 감정에 대해서 쓸 필요는 없고, 대상이 뭐든 상관없어요.
'신이 존재하는 걸 믿는 사람들' 이런 추상적이고 딱딱한 걸 수도 있고, 엄마가 나를 왜 사랑하는지,
서울 사람들은 왜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는지, 등등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분량, 장르, 전개 방향 자유입니다.

맞춤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PnuSpellerISAPI_201504/

합평 받고 싶은 부분
ex) 맞춤법 틀린 것 있는지 신경써주세요, 묘사가 약합니다, 서사의 흐름은 자연스럽나요?, 문체가 너무 늘어지는 편인데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글 구성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맘에 안 드는 것은 전부 다 말씀해주세요, 등등 자신이 글을 쓰면서 유의깊게 봐주었으면 하는 부분 등등을 얘기해주시면 덧글을 달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


본문



----------------------------------------------------


사람을 만지고 돌아오는 길에
종이 한 장을 주워왔다

절반은 하얗고 절반은 까맣게 타는 중이었다

똑같이 쓸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똑같은 마음으로 절반을 접고

그러고도 절반이 남아서
남은 내 나이도 절반쯤은
내가 모르는 사랑에 붙어먹고 싶었다

하얀 손가락 세 마디가 전부인 여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도자기처럼 웃다가
도자기처럼 온 몸을 떨더니
버스를 타고 살던 곳으로 내려간 게
작년 봄의 일

전화가 울릴 때마다 시선은
공중에 못 박혀 있고 그런 일은
종이 한 장 구차하게 만들지 못하지만

나는 이해를 구하는 사람이었다
준비 없이 던져진 질문들에 다시

거대한 질문을 덧붙이는 것처럼
아니면 눈사람처럼, 사물처럼

바람을 만지고 오는 길에도
사랑을 만나고 오는 길에서도

계단 끝에는
계속해서 등을 열어주는 뒷모습이 있었다
한 사람 같았다



0


    너무 잙 읽었습니다. 사랑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죠. 왜인지 모르게 안개가 생각나네요.
    은유로 쓰인 듯한 종이와 도자기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제주감귤
    도자기는, 단순히 어울리는 수식어로 삽입되었다고 보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생명의 터전인 흙으로 빚어진 데에다가, 숨을 쉰다는 말도 있고,
    안에 빈 공간도 있고, 도자기 같은 피부라는 말도 있고, 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비유하는 말로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던 것 같네요.

    종이는, 중요한 소재로 쓰이긴 했는데,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좀 힘드네요...ㅎㅎ
    쉽게 말해, 사람의 마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귤님 댓글을 보고 다시 읽어보니 더욱 더 이해하게 됐습니다.
    시적으로 함축적이고 세련된 표현이 눈에 띕니다.

    사람을 만지고,
    눈사람, 등등......

    구창모씨의 노래 희나리가 생각나네요. 일맥하는 부분이 보입니다.
    얼그레이
    제주감귤님의 평소의 시 분위기가 아니어서 낯설면서도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읽으셨던 시집이 있으신가요? (영향을 받으셨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시보다 시어나 전개가 구체화 된 것이 눈에 띕니다.

    크게 세 덩이로 시가 나뉘는데 시 전반에 흐르는 정서가 일관되어 각 요소들을 통일된 심상 안에 보여주어 무척 좋았습니다. 각 연마다 시어가 너무 좋습니다.

    좋은 부분에 줄 치라고 하면 시 전체에 줄을 쳐야할 것 같습니다.
    그간 보았던 제주감귤님 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시에 화답하듯 멋진 말로 마무리... 더 보기
    제주감귤님의 평소의 시 분위기가 아니어서 낯설면서도 기시감이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읽으셨던 시집이 있으신가요? (영향을 받으셨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시보다 시어나 전개가 구체화 된 것이 눈에 띕니다.

    크게 세 덩이로 시가 나뉘는데 시 전반에 흐르는 정서가 일관되어 각 요소들을 통일된 심상 안에 보여주어 무척 좋았습니다. 각 연마다 시어가 너무 좋습니다.

    좋은 부분에 줄 치라고 하면 시 전체에 줄을 쳐야할 것 같습니다.
    그간 보았던 제주감귤님 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시에 화답하듯 멋진 말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나올듯 말듯 입안을 맴돌다 그만두고 마네요.
    이번주차 글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감귤님!
    제주감귤
    꽤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별로 싫은 시집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정말 싫은 시집에서도 한 문장 얻어가려고 노력한답니다.
    시 전체에 줄을 치신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일교차가 심한데 얼그레이님도 쓰러지지 않는 한에서 건필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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