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1/12 00:47:28
Name   한신
File #1   아주낯선상식.jpg (50.5 KB), Download : 23
Subject   [도서추천] 아주 낯선 상식 - 호남 없는 개혁에 대하여.



아주 낯선 상식 - 영남패권주의를 논한다.

지난해 출판된 책 중 가장 훌륭한 서적 한 가지를 꼽으라면 <아주 낯선 상식>은 반드시 들어갈 만한 책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베스트셀러는 물론 아니고 언론에도 단 한 번도 다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지역주의의 인정’이 정치인은 물론이고 지식인들, 그리고 지성 있는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체제에 영남패권주의는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뤄서는 안 될 것’, 혹은 ‘존재 하지 않는 것’ 취급을 받으며 뿌리를 박고 정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주 낯선 상식>은 이러한 말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을 외치는 냉철한 통찰력이 있는 책입니다. 감성적이 되기 쉬운 주제를 선정했지만 그것을 그 어떤 사회과학서보다 분석적으로 접근한데서 이 책은 매력적입니다. 



 친노패권주의라는 말은 우리에게 익숙하게 들리지만 영남패권주의는 어색하게 들립니다. ‘친노패권주의의 실체가 있는가 없는가’로는 논쟁이 벌어지지만, 영남패권주의는 인정은커녕 수면위로 떠오르지도 않는 주제로 치부됩니다. 그만큼 지역주의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로 다루어집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영남패권주의가 존재합니다. 지난 1961년부터 2016년까지 55년 동안, 영남 출신이 최고 권력자가 아닌 시절은 한국에서 5년 남짓 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의 노무현도 영남권 인사 대통령입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요? 영남의 사람들이 타고난 정치력이 뛰어나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청와대와 대기업 총수일가에서는 ‘경상도 말’이 표준어 취급을 받습니다. 과연 이런 것이 우연일까요. 작가는 이 지점에서 말하기 껄끄러운 ‘영남패권주의’를 정의하고 그것이 만연한 사회에 말하기 불편한 진실을 논합니다. 이 책에서 영남패권주의는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영남 지역 출신 인사들이 패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호남의 민주당 올인 투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으로부터 호남은 전혀 보상받지 못합니다. 선거철에 광주시민들은 항상 ‘민주투사’의 사명을 지게 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면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이 됩니다. 광주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은 전략공천을 받으면 비난받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대구 달서구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하고 대통령 선거에 잘만 나왔죠. 왜 지역을 위한 당은 존재하면 안 되는것일까요?  당은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집단입니다. 지역의 이익을 위한 당이 나와서 안 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투표는 죄악시 되고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지적하는 영남패권주의의 메카니즘이 가동되는 지점입니다. 영남에서는 해도 괜찮은 것들이 호남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작가는 현재의 ‘신성화된 광주’가 ‘세속적인 광주’가 되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당에 투표하기를 원합니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면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입니다.



 저는 이런 논쟁적인 책에서 작가가 스트롱스타트를 끊고, 은근슬쩍 발을 빼는(열린 결말 형식의) 태도를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저자 김 욱은 이 지점에서 특별합니다. 그는 나름의 영남패권주의를 한국에서 척결하기 위한 방책과, 신성광주가 세속광주가 되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한국정치에 미래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내 놓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부분이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이 많이 읽히길 바랍니다. 특히 야당 정치인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56 일상/생각오늘 이불 밖은 위험합니닷! 27 성의준 16/01/19 4412 0
    2054 일상/생각[불판]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27 관대한 개장수 16/01/18 3528 0
    2050 일상/생각학창시절에 재밌었던 기억을 나누어보아요. 43 까페레인 16/01/18 5011 1
    2049 일상/생각타인과 친밀감을 높이는 법 7 까페레인 16/01/18 5321 0
    2047 일상/생각흐린 일요일 아침... 4 새의선물 16/01/18 4009 0
    2046 일상/생각 연애는 어렵다.. 여자는 어렵다... (2) 7 나는누구인가 16/01/18 4804 0
    2033 일상/생각인류 정신의 진보에 대한 회의 33 하늘밑푸른초원 16/01/16 5179 0
    2032 일상/생각인간 가치의 훼손에 대한 잡생각. 7 Obsobs 16/01/15 4743 0
    2019 일상/생각[자랑글] 자랑입니다. 69 Darwin4078 16/01/13 4539 0
    2017 일상/생각주택가의 소각용 쓰레기 배출 정책에 대해서 5 까페레인 16/01/13 4381 0
    2016 일상/생각연대는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아이디어 4 김덕배 16/01/13 3871 3
    2006 일상/생각[도서추천] 아주 낯선 상식 - 호남 없는 개혁에 대하여. 7 한신 16/01/12 6737 0
    1990 일상/생각세습되는 우리의 술자리들 9 nickyo 16/01/10 4670 8
    1976 일상/생각342,000번의 묵묵함 8 mmOmm 16/01/08 4304 0
    1972 일상/생각빠이빠이~ 4 王天君 16/01/08 6473 4
    1971 일상/생각누구나에게나 있을법한 판도라의 상자. 7 Obsobs 16/01/08 3858 0
    1967 일상/생각"내가 너에대해서 아는게 뭐가있냐?" 28 쉬군 16/01/07 4621 0
    1948 일상/생각현실적인 긍정적 사고 5 Obsobs 16/01/05 4608 1
    1936 일상/생각[잡담]우리에게 필요한 욕이라는건 이런게 아닐까요. 8 Credit 16/01/03 4668 0
    1935 일상/생각(리디 이벤트) 리페라 후기 11 지겐 16/01/03 6641 0
    1933 일상/생각게시판을 떠나지 않는 이유 20 Moira 16/01/03 5297 2
    1930 일상/생각홍등가 같은.. 14 눈부심 16/01/03 8346 0
    1925 일상/생각[책] 소유냐 존재냐 그리고 추억 11 까페레인 16/01/02 4698 0
    1922 일상/생각우리 새해 목표나 다짐을 적어 볼까요? 71 와우 16/01/02 5106 0
    1918 일상/생각아이유 콘서트 짤막 후기 6 Leeka 16/01/01 529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