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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2/26 13:40:14
Name   새의선물
Subject   칼스버그, 닐스 보어, 코펜하겐 해석...
1. 1922년 닐스 보어는 원자구조를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데 기여한것에 대해서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칼스버그는 덴마크 맥주회사로 당시 주조장중에 하나가 닐스 보어가 사는 집 바로 옆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칼스버그는 닐스 보어의 노벨상을 축하하면서, 칼스버그 주조장에서 닐스보어의 집에 맥주관을 바로 연결을 해서 그의 집에서 수도꼭지만 돌리면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합니다. 칼스버그는 1875년부터 칼스버그 랩을 운영해서 생화학과 생리학쪽에 지원을 계속했는데, 효모를 분리해내고 pH개념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기관이기도 합니다.

2. 양자역학이 기초를 잡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을 한 명만 골라야 한다면 아마도 닐스 보어를 꼽을 사람들이 가장 많을것 같은데, 그의 학창시절 일화중에는 무척 재미있는게 있습니다. 당시 물리학과 학생인 그는 교수가 '기압계를 이용해서 고층건물의 높이를 재는 방법을 설명하시오'라는 시험문제를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 답변으로 기압계를 줄에 매달아서 땅에 닿게 한 다음에 줄의 길이를 재면 된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교수는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했고, 닐스 보어는 왜 틀렸냐고 하면서 항의를 하게되자, 교수들이 모여서 중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닐스 보어에게 6분간의 시간을 줄테니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답을 내라고 했습니다. 물론 교수가 원하는 답은 기압의 차이를 이용해서 건물의 높이를 구하는건데, 닐스 보어는 그 방법이 아닌 다른 6가지 방법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기압계를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서 떨어뜨린 다음에 시간을 재고나서 h=g*t^2를 이용해서 구한다. 기압계를 줄에 매달아서 건물 아래까지 내린다음에 흔들리게 한 후에 주기를 측정하고나서 T = 2*pi*sqrt(l/g) 를 이용해서 구한다. 건물의 그림자 길이와 기압계의 그림자 길이를 비교해서 구한다와 같은 종류의 답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건물 관리인에게 뭔가를 주고 묻는다 혹은 도면을 구해본다였는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답이었다고 합니다.

3. 소위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불리우는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를 확률론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주도적인 해석방법으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던 컨퍼런스가 있는데, 소위 솔베이 컨퍼런스라고 불리우는 컨퍼런스입니다. 그 중에서도 1927년에 열린 제5회 컨퍼런스는 양자역학성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컨퍼런스 중에 하나입니다. 당시 참석자들이 찍은 사진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물리쪽에서 보면 사진에 있는 인물 하나하나가 후덜덜한 인물들로 가득한 사진입니다.

A. Piccard, E. Henriot, P. Ehrenfest, E. Herzen, Th. De Donder, E. Schrödinger, J.E. Verschaffelt, W. Pauli, W. Heisenberg, R.H. Fowler, L. Brillouin;P. Debye, M. Knudsen, W.L. Bragg, H.A. Kramers, P.A.M. Dirac, A.H. Compton, L. de Broglie, M. Born, N. Bohr;I. Langmuir, M. Planck, M. Curie, H.A. Lorentz, A. Einstein, P. Langevin, Ch. E. Guye, C.T.R. Wilson, O.W. Richardson Fifth conference participants, 1927. Institut International de Physique Solvay in Leopold Park.Image

이 컨퍼런스에서 가장 큰 싸움은 아인쉬타인이 핵심인 과학적 실재론자들과 닐스 보어가 핵심이었던 기구주의자들의 논쟁이었습니다. 이 논쟁은 결국 Bohr쪽의 승리로 끝나고, 이후로 양자역학에서 확률론적 해석이 가장 주도적인 해석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4. 이후로도 양자역학의 확률론적인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던 아인슈타인은 1935년 소위 EPR paradox라고 불리우는 논쟁을 가져온 논문을 발표합니다.


지금이라면 아인쉬타인 할아버지가 와도 택도 없을 레퍼런스가 하나도 안 붙어 있는 논문인데, 핵심은 파동함수가 물리세계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함수가 아니라는것을 주장하는 논문입니다. 즉 코펜하겐 해석인 확률론적 해석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으로, 이후 아인쉬타인은 이후 숨은변수이론을 제시하며 논의를 진행하지만, 숨은 변수이론은 이후벨이 벨 부등식을 만드는데, 이 조건에 따른 실험을 통해서 자연계가 숨은 변수이론에 의해서 기술되지 않는다는것이 증명이 됩니다.

5. 파동함수의 붕괴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비직관적인 결론중에 하나고,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것도 문제중에 하나입니다. 보통 양자역학의 기본가정이라는게 있는데, 그것중에서 몇 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1 어떤 상태를 기술하는 파동함수 ψ가 있다. 
5.2 물리적으로 관측가능한 양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응하는 해밀토니안 오퍼레이터 (H)가 있다. 오퍼레이터는 그냥 함수에 어떤 연산을 해주는겁니다. 
5.3 물리적으로 측정가능된 값은 오퍼레이터의 아이겐벨류다. Hψ = Eψ  그러니까 양자역학에서 관측치를 찾는건 어떤 오퍼레이터에 대응하는 아이겐벨류를 찾는게 됩니다.
5.4 B가 만약에 어떤 물리량을 표현하는 선형 해밀토니안이면, 그 아이겐벨류인 gi가 만드는 집합은 complete set을 만든다. 이건 물리와는 별 상관없는 수학적인 가정인데, 이 가정은 꼭 필요한 가정입니다.
5.5 만약에 ψ(q,t)가 정규화된 상태함수라면, 물리량의 관측치에 해당하는 B에 해당하는 값은 <B>=integral(ψ*Bψ)dt.

여기서 우리가 관측을 하기전에는 보통 파동함수 ψ로 어떤 물리계가 기술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B라는 관측을 하게되면 파동함수중에서 bk라는 아이겐벨류 그러니까 어떤 물리측정치가 나오게되고, 파동함수는 ψ에서 그것의 일부분이었던 gk로 변하게됩니다. 이 현상을 관측이 파동함수의 붕괴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게 양자역학의 꽤 오래된 논란거리고, 쉬뢰딩거의 고양이도 여기서 출발을 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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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들었던 수업을 회상하는 과정을 거쳐야해서, 이래저래 헷갈리는게 많습니다. 전공이 이쪽도 아니고해서 대강 배워서그렇기도 하고, 정작 수업시간에 양자를 배울때는 이런것들보다는 물리적인 기술방법과 각종 물리현상을 이해하기위한 테크닉을 주로배우기때문에, 이 부분은 대강 지나가는 경향이 있어서, 사실 잘 모르고 그냥 지나갑니다. 오랜만에 책을 살짝 뒤적여봤는데, 예전에 강의를 들을때는 어떻게 수식들을 다 풀어냈는지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은 전혀 감도 안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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