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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30 17:21:53
Name   삼공파일
Subject   그것이 알고 싶다 레전드 수지킴 편

그것이 알고 싶다에 관련된 책이 출판되면서 네이버 메인에 문성근 씨 인터뷰가 올라왔더군요. 이런 말이 있길래 공감하면서 인용해봅니다.


잠시 부연설명을 하자면, 지금도  SBS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게 있다. 우리 공동체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방송국에서 다루기는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삼성의 문제를  건드리는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복지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다룰 수밖에 없다. 복지는 법 조항을 바꿔서 시행할 수 있다. 진행 제안을 받았을  당시 아내가 걱정했던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프로그램 초기에는 1개월에 1번 정도 장준하 선생 이야기 같은 강한 아이템이, 그리고 약한  아이템이 3번 들어가는 정도의 수준으로 어느 정도 조절이 되고 있었다. 지금은 프로그램이 다소 연성화되었다. 잎으로 강한 아이템을 다루어주기를  개인적으로 바란다. 공정하게 말해서 이런 면에서는 KBS, MBC, SBS가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인기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서의 인기라기보다 미국드라마 CSI의 인기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것도 좋지만 천안함 사건을 가장 먼저 의혹제기하던 프로그램이었고 정권에 정말 칼을 겨눈 적이 많았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최근 효성 관련한 특집도 요리가 아니라 플레이팅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생각하고요. MB 정권 이후에 후퇴한 대한민국 언론 수준이 과연 돌아올 수 있을지 정말 슬픕니다.

어쨌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한민국 탐사보도의 수준을 그 어느 선진국 부럽지 않게 끌어올린 대단한 프로그램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레전드는 바로 이 수지킴 사건입니다. 5공화국의 천인공노할 비리는 수도 없지만 명명백백히 밝혀져서 죄를 묻지 못한 것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묻힐 뻔한 이 사건을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밝혀낸 것입니다.

5공의 비리가 얽혀 있던 것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방영 당시였던 DJ 정권 하에서 윤태식은 벤처 기업 회장으로 승승장구하며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합니다. DJ 정권 때 카드 대란 같은 부작용 있기는 했지만 벤처 붐이 일면서 YS 정권 때보다는 경제가 많이 좋아지고 지금과 전혀 다르게 대북 평화 분위기가 전국민적으로 응원 받으면서 정권 지지도도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벤처 붐이라는 게 주가 조작과 눈먼돈의 향연이라는 어두운 면도 있었죠. 5공 비리 뿐만 아니라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윤태식 게이트입니다.


경찰청의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것은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이 윤태식이 수지킴의 살해자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2001년 1월, 벤처기업 대표가 된 윤태식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앞에서 지문인식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대통령 앞에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번은 신원조회를 거쳐 문제가 없는 사람만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데, 윤태식은 당당히 대통령을 만났다. 경호실은 물론이고 국정원도 대통령 경호에 참여한다. 윤씨가 살인사건 용의자라는 것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만천하에 알려졌는데, 경호실과 국정원은 살인사건 용의자의 대통령 면담을 허가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대한민국 정치의 정말 슬픈 단면을 해부해버린 엄청난 취재였습니다. 이례적으로 타방송사를 언급하면서 일종의 역사적 사료로서 드라마에서 인용한 것이고요. 그것이 알고 싶다나 PD 수첩이 옛날의 그 모습을 찾지 못하게 된 건 박근혜 당선보다 더 치명적인 역사적 후퇴입니다.

그런데 반면 또 생각해보면 5공화국이 겨우 30년이 지난 일이란 걸 생각해보면 한국 역사가 너무 미친듯이 빠르게 달려온 것 같기도 합니다. 마치 경제처럼요. 경제랑 같이 쉬어가려고 거꾸로 가는 건지...

다음편 예고가 더 빡치는 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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