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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08 06:57:40
Name   커피최고
Link #1   http://baduk.netmarble.net/News/Column/ReadColumn/BbsContentView.asp?seq=12649920
Subject   [바둑칼럼] 천재들의 ‘천재 감별법’
분야를 막론하고 '천재'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오가곤 하죠. 바둑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릴 적 잠깐 바둑학원을 다니며 바둑을 익히고, 바둑광이셨던 외할아버지와 함께 두는 정도가 다였던 저로서는 프로가 되겠다고 연구생이 되었던 친구가 바둑천재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나중에 전설들의 기보를 보면서 진짜 천재들은 따로 있구나를 실감했지만요 하하.....

아무튼 최근에 흥미로운 바둑칼럼이 올라와서 퍼왔습니다. 원문 전체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타고 가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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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九단이 최근 TV에 출연해 “이창호는 천재가 아니다”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됐다. 아침 공개 방송에 나온 그는 "어린 시절 창호는 바둑천재가 아니었는데 몇 시간을 꿈쩍하지 않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내버려 두기 아까웠다"며 제자로 받아들인 배경을 설명했다. 조훈현과 이창호 모두 세계 바둑 최고의 올타임 베스트 후보에 항상 포함되는 슈퍼스타들이고, 그들 둘이 역대 최고의 사제 커플이란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아왔다. 그 당사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내린 평가이니 흥미진진하다.

조훈현은 원래 누군가에 천재 칭호를 내리는데 인색한 편이다. 십 수년 전부터 어린 유망주들 가운데 재주에 눈길이 가는 기사를 물으면 그 때마다 속 시원하게 대답하는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글세, 뭐 다 고만고만하다”는 식이었다. 사실 그의 이처럼 까다로운 기준은 바람직한 것인지도 모른다. 약간의 재주만 엿보여도 마구 천재라고 불러대는 세태는 잘 못 된 것이다.

조훈현은 1년 여 전, 2014년 여름 발간된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바둑 판도에 대한 전망을 질문 받고 이렇게 답했다. “중국은 바둑이 사회적으로 대접받기 시작하면서 전국의 머리 좋은 어린 인재들이 대거 바둑으로 모이고 있다. 우리가 이에 대응하려면 천재가 나와 줘야 한다. 그런 재목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이세돌은 천재라기보다는 독특한 기풍을 지닌 ‘천재형 기사’일 뿐이다.”

그래도 이창호에 대해서만은 좀 다른 평가가 나올 법도 한데 아니다. 사실 성취도로만 보자면 고금동서를 통틀어 이창호만 한 승부사도 없었다. 20년 남짓한 세월 동안 세계 바둑사의 기록이란 기록은 모조리 바꿔 놓았고, 특히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됐던 종반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혁명아가 바로 이창호 아닌가. 그런 제자를 굳이 “천재 과(科)가 아니다“라고 평하는데는 나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중략)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다른 대가(大家)들의 이창호에 대한 평가가 조훈현의 그것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이다. 연초 타계한 기성(棋聖) 오청원(吳淸源) 선생은 생전 이렇게 말했다. “이창호는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천재일 뿐이다. 진정한 천재를 꼽는다면 역시 조훈현이다.” 오청원은 심지어 조훈현 다음 자리에조차 이창호를 뒤로 밀어내고 오다케(大竹英雄)와 린하이펑(林海峰)을 올려놓았다.

‘괴물 기사’로 불리는 후지사와(藤澤秀行)의 생각도 오청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자신의 실전적 제자인 조훈현을 가리켜 “바둑의 재능만 놓고 본다면 훈현이는 나와 비견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인물”이라고 자주 말했다. 그가 이창호에 대해 언급한 기록은 찾아내지 못했다. ‘철의 수문장’이란 별명과 함께 중국 바둑의 현대화를 앞장서 이끌었던 녜웨이핑(聶衛平)도 “조훈현은 진정한 천재, 이창호는 노력하는 천재”라는 이분법(?)을 들고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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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란 무엇이며 그 자격 기준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 것일까. 천재란 ‘정신적 활동의 창조성과 생산성 두 가지 측면에서 범인(凡人)들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재주’라고 한다. 상당히 애매한 정의다. 창조성의 기준이 불분명한데다 생산성의 볼륨이 강조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천재라면 으레 예리하고 기발한 모습을 떠올리는 기대감 때문이다. 창조성과 생산성이 따로 놀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재능, 많은 생산을 이뤘지만 전혀 기발하지 않은 재능 둘 모두 천재스럽지 않다.

그래도 바둑은 웬만큼 이 같은 정량(定量) 분석과 정성(定性)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창조성은 쉼 없이 이어지는 대국 속에 기발하고 멋진 수(手)를 보여줌으로써 평가받는다. 생산성은 기사로서의 업적이다. 점령한 타이틀과 번기(番棋) 승률, 수입액 등이 곧 생산성의 지표 구실을 할 수 있다. 최근 만나본 중국 대표팀 위빈(兪斌) 총감독은 “한중의 균형은 어느 쪽에서 먼저 천재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했는데, 그의 천재 기준은 아마도 생산성(정량) 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이창호는 스승을 포함한 선대 대가들로부터 정량은 몰라도 정성에선 급제(及第) 점수를 못 받아냈다.

평범한 우리 민초들에겐 ‘천재‘에 대한 막연한 규범 같은 게 있다. 우선 비범, 출중해야 한다. 생후 8개월 만에 글자를 식별하여 말보다 먼저 천자문을 배우고, 다섯 살에는 시와 산문을 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는 매월당 김시습(1435)의 일화에 열광한다. 긴 글을 한 번 보고 줄줄 외운다거나, 아이큐가 비상하게 높거나, 엄청난 속기(速棋) 능력을 가져야 천재로 인정해 준다. 때로는 정신 병력(病歷)이 천재스러움의 장식품으로 등장할 때도 많다.

우리가 때로 착각하는 게 또 하나 있으니 “많은 노력이 가미된 천재는 천재가 아니다”란 것이다. 과연 그럴까. 세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젊은 시절 아예 시체실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인체의 구조 그림 1만 장을 정리했고, 이것은 그가 의학, 미술, 문학, 과학 등 다양한 삶을 살아가며 온갖 걸작을 창조해내는 자산이 됐다. 15세기 때 사람인 그가 그려놓은 기관총 헬리콥터 탱크 계산기 낙하산 잠수함의 설계도는 현대 과학자들도 경악할 만큼 정교하다고 하니 그 상상력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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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끼리의 '천재 감별법'은 우리 같은 범인들이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 참새가 연작(燕雀)의 흉중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그렇긴해도 노력만으론 천재의 경지에 진입할 수 없다는 천재들 스스로의 진단은 좀 혼란스럽다. 어떤 천재도 노력 없이 재능만으로 극상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음을 또한 지켜 봐왔기 때문이다. 천재여부를 판단하는 감별법부터 천재들과 범인들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도 하고 약간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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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er Inside
    천재들의 세계에서는 노력따위는 ..... 이니까요.....
    천재들은 천재들끼리 노는 세상이 따로 있죠. 범인은 그곳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게, 어차피 들여다봐야 더 모를 뿐이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천재들은 저자거리에 관심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냥 우리끼리 속편하게 삽시다!
    파란아게하
    역시 천재분들의 말씀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난해하군용
    중세시대면 모를까 노력도 안하는데 타고난 천재에게 대가들이 휘둘리는 영역이라면 최적화가 더 필요하지 시포요
    개인적으론 노오오오력이 최고의 재능 중 하나일 수 있다봅니다
    구밀복검
    이창호야 그냥 천재죠. 비합리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전술 행위가 횡행하던 바둑판에 여드름도 안 뗀 만 12살짜리가 홀연히 등장하여 타산과 절제가 가지는 효율을 몸으로 증명하며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었는걸요. 결국 만 14세 때는 스승인 조훈현을 뛰어넘어버렸고요. 그저 낭만빠들이 보기에는 - 조훈현 자체가 낭만주의 천재의 전형 오브 전형이며 스스로도 그런 자신의 전형성에 자부심을 느끼는 인물이기도 하고 - 기계 같고 로봇 같으니 선뜻 선호하지 않게 되고, 이런 감상은 저평가로 이어질 따름입니다. 이런 예는 어디에나 흔합니다. 멀리 안 가도... 더 보기
    이창호야 그냥 천재죠. 비합리적이고 아마추어적인 전술 행위가 횡행하던 바둑판에 여드름도 안 뗀 만 12살짜리가 홀연히 등장하여 타산과 절제가 가지는 효율을 몸으로 증명하며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었는걸요. 결국 만 14세 때는 스승인 조훈현을 뛰어넘어버렸고요. 그저 낭만빠들이 보기에는 - 조훈현 자체가 낭만주의 천재의 전형 오브 전형이며 스스로도 그런 자신의 전형성에 자부심을 느끼는 인물이기도 하고 - 기계 같고 로봇 같으니 선뜻 선호하지 않게 되고, 이런 감상은 저평가로 이어질 따름입니다. 이런 예는 어디에나 흔합니다. 멀리 안 가도 이제동이 마레기와 비교해서 재능형이 아닌 노력형이라고 까인 것이라든가, 메시는 천재고 호날두는 노력형이라는 식의 비교라든가, 반대로 기계적인 메시보다는 재기넘치는 호나우지뉴가 더 천재적이었다는 이야기라든가 하는 것들이 다 여기에 속하죠. <천재 유교수의 생활>을 보면, 늙어서도 주책바가지에 로맨티스트인 유교수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을 참 재미없고 따분하고 우둔한 인간으로 보지만, 정작 유교수는 여러 의미에서 천재가 맞지요.

    여하간, 사람들은 천재에 대한 경애와 질시 사이에서 등락하기 마련입니다. 천재를 비범한 것으로 치켜세우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재능을 범박한 것으로 깔아내리려 하는 식으로 자신들의 자아를 유지하죠. \'쟤는 천재인데 좀 미쳤대(그러니까 부러워할 것 업뜸)\', \'쟤는 머리는 기가 막힌데 사회성이 별로야(그러니까 우리 같은 일반인의 미덕을 배워야하니 부러워할 것 업뜸)\', \'쟤는 공부는 잘하는데 재수가 없어(저래갖고 사회생활 못할 테니 부러워할 것 업뜸)\'이라는 식으로, 천재라고 해봐야 소시민들에게서 인생경험해야 하는, 결국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식의 패턴을 활용하여 천재를 세속 영역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영화 <굿 윌 헌팅>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주제는 다르지만 영화 <머니볼>에서 전통 야구 관계자들이 빌리 빈을 단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 있고...\"그 누구도 야구를 새로 만들 수 없다.\" 말이죠. 혹은 \'쟤는 날때부터 레벨이 달랐대(원래 인간이 아니니 부러워할 것 업뜸)\'라는 식으로 아예 논의에서 배제하기도 하죠. 불행한 것은, 사람은 모두가 달려들어 강제력을 동원하여 똥개훈련 시키면 문자 그대로 똥개가 되는 존재인지라 어떤 천재라 하여도 궁극적으로는 군중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시정잡배의 레벨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王天君
    이윤열 생각나네요. 정말 유난히 두들겨 맞았는데.
    구밀복검
    정말 재미있는 건 02-04 시즌 즈음만 해도 재기 없고 즉흥없는, [신내림]과 같은 순간을 선사하지 못하는 기계로 상징되던(별명 자체가 머신이었고) 이윤열이 그 이후로는 정반대로 [천재], [프리스타일] 같은 키워드로 요약되었으며, 재능은 대단하고 자유로우나 방만하고 정형화되지 못한 경기 운영을 하는 선수라는 것이 정론이 되었다는 것이죠. 이것만 봐도 이윤열이 초창기에 얼마나 일면적으로 이해되었는지, 군중이 재능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쉬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메릴 스트립 같은 경우도 초창기에는 연기하는 [머신]이라고 경애와 조소를 동시에 받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리빙 레전드가 된 지금조차도 그러한 인식의 잔재가 남아있죠. 연기 잘하기는 하는데 기계적으로 잘하는 식이라 인간미가 없다는 그러한.
    이 이야기를 곰씹다 보니 베토벤 생각이 나는데 베토벤이 말년에 요새는 흔히 후기현악4중주로 불리는 대푸가를 작곡해놓고 연주회를 가졌는데, 청중들의 반응이 영 별로였죠. 베토벤이 이를 두고 \"음악도 모르는 천박한 것들!\"이라고 일갈했다는데, 베토벤 후기 현악4중주에 대한 평가는 후대에 와서 완전히 달라지긴 했어요. 천재는 항상 시대를 앞서가고 그래서 당대에는 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도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커피최고
    뭐 바둑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이창호는 오청원 이후로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천재가 맞죠. 끝내기 계산의 중요성을 바둑계에 전파한 사람이니깐요. 전성기 시절 전설적인 \'한집 반\' 컨트롤.... 아무튼 이렇게 패러다임을 바꾸어놓고도 오랜 기간동안 바둑계의 절대자로 군림했기 때문에 천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조훈현 국수야 이창호를 가장 오랜기간동안 직접적으로 대한 인물이니 차치하고, 오청원이나 후지사와 슈코 등의 원로들이 이창호를 저리 평한 것은 뭐 세대의 격차가 아닐까 싶네요. 혼인보 슈사이가 오청원의 3.3을 버르장머리없는 수로 봤듯이...크크 물론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요.
    王天君
    말씀하신 여론의 태세전환에 동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계로 불리던 시절은 \"임요환의 정적\"의 입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차별점을 각인시키려는 드랍동 팬들(...)의 영향력이 좀 거세지 않았나 싶습니다. 후에 \"프리스타일\"로 저평가 당하던 것은 정적이던 임요환이 전성기 시절의 재기보다는 기승전결 구조의 경기를 했었기 때문에 다른 식으로 차별점을 부여하려는 임팬들의 여론전과 임요환 이윤열 모두의 입지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주목받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까고 싶은\" 사람들이 개성으로 부여할 수 있던 지점이 그런 모호한 특성이었다는 것이죠. 이윤열 하면 물량이었는데 그 물량은 정작 최연성이 가져가고, 운영은 박태민이나 마재윤이 가져가고, 재기발랄함은 더 이상 통하지도 않는 시대고 타이밍은 이미 다른 후배들이 많이 채가고...
    구밀복검
    내림굿 받는 초월적인 임요환-로봇과 다름 없는 기계적인 이윤열이라는 구도였죠. 마치 공격형-운영형 저그, 정파-사파 토스 같은 식의, 원초적인 이분법에 의해 양자 간의 차이가 강하게 부각되지만, 한층 멀리 떨어져서 보면 협소한 시야에서 나온 단견이고 착시효과임이 분명한 사례에 속하겠죠. 이러한 이분법적 태도가 이윤열을 마지 못해 수용하는 방향으로 승화된 것이 [최강은 이윤열, 최고는 임요환]이고요. 프리스타일의 경우는 저평가...라기보다는(딱히 경시하는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최연... 더 보기
    내림굿 받는 초월적인 임요환-로봇과 다름 없는 기계적인 이윤열이라는 구도였죠. 마치 공격형-운영형 저그, 정파-사파 토스 같은 식의, 원초적인 이분법에 의해 양자 간의 차이가 강하게 부각되지만, 한층 멀리 떨어져서 보면 협소한 시야에서 나온 단견이고 착시효과임이 분명한 사례에 속하겠죠. 이러한 이분법적 태도가 이윤열을 마지 못해 수용하는 방향으로 승화된 것이 [최강은 이윤열, 최고는 임요환]이고요. 프리스타일의 경우는 저평가...라기보다는(딱히 경시하는 의미로 쓰이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최연성 이후의 테란들이 체계적인 빌드 최적화에 근거한 정형화/효율화된 운영에 포인트를 두었던 것에 반해 이윤열은 다소 상이한 방향으로 나갔기에 그런 평가를 받았다고 봅니다. 머신 이윤열과 마찬가지로 도식화고 일반화긴 하지만, 그래도 전자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는 실체에 근거한 평가가 아닌가 싶어요. 최연성이 이윤열을 평하면서 했던 \'경기는 잘하는데 빌드는 개판이다\'와 같은 이야기도 이에 기여를 했을 테고.
    王天君
    저도 그런 이분법 정말 싫어합니다. 참 유치할 때가 많아요.

    프리스타일이라는 여론의 발화점은 구밀복검님의 설명이 더 맞네요. 임요환이 그런 식의 경기를 펼치던 것도 최연성 들어온 이후의 티원 테란 스타일이 전체적으로 정립되었을 때 같거든요. 저평가라고만 보기에는 분명히 이윤열이 그런 면들이 있기도 했고.
    vlncent(와짱)
    이창호가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끝내기라는 기법을 발달시킨거지, 어떤 바둑의 개념, 패러다임 그 자체를 바꿨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커피최고
    이에 대해서는 바둑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이창호 이전에 컴퓨터라 불리던 이시다도 있었지 않았느냐, 이창호 본인이 엄청 대단한 것이지 이것이 딱히 패러다임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은가? 문용직씨도 그런 논지를 가지신 걸로 기억하고요.

    그런데 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맞다고 봐요. 말장난일지도 모르겠지만, 오청원과 기타니의 신포석도 어디까지나 \'기법\'의 발달에 불과한 것이었죠. 그렇게 뛰어난 개인들이 대국의 초.중반 패러다임을 극적으로 전환시킬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거죠. 이후로 젊은 기사들이 ... 더 보기
    이에 대해서는 바둑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이창호 이전에 컴퓨터라 불리던 이시다도 있었지 않았느냐, 이창호 본인이 엄청 대단한 것이지 이것이 딱히 패러다임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은가? 문용직씨도 그런 논지를 가지신 걸로 기억하고요.

    그런데 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맞다고 봐요. 말장난일지도 모르겠지만, 오청원과 기타니의 신포석도 어디까지나 \'기법\'의 발달에 불과한 것이었죠. 그렇게 뛰어난 개인들이 대국의 초.중반 패러다임을 극적으로 전환시킬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거죠. 이후로 젊은 기사들이 이를 연구하고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시작한거고요.

    이창호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끝내기 기법을 개인의 절대적인 기량으로 하여금 발달시켰고, 이는 그 전까지 중시되지 않았던 대국의 종반 및 끝내기 부분을 강조하게 만들었죠. 이창호의 등장 이후로 \'반집\'의 의미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하기 위해선 이창호 본인이 오청원과 마찬가지로 신포석과 같은 명저를 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는 이미 수많은 기사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바둑계 전체에 확산되어지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넓게 보면 이창호 역시 세고에 문하라고 볼 수 있는데, 세고에는 보수적인 일본바둑계에서 항상 혁신을 부르짖던 양반이죠. 장고에만 치우친 일본바둑에 일갈하기도 했고... 그 밑에서 나온 오청원이 다양한 실험적인 포석으로 바둑에 대한 시각을 엄청나게 넓혀주었다면, 이창호는 그 시각을 보다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완성시켰다는 평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구밀복검
    기법의 발달, 곧 부분과 도구의 변화는 전체와 방법론의 변화로 이어지지요. 예컨대 저테전 뮤짤의 활용이나 김택용의 커세어 활용을 두고 \'기법의 발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었지요. 뮤짤이 보편화되면서 저그가 레어에서 하이브로, 앞마당에서 제2멀티와 4가스로 넘어가는 운영 자체가 용이해졌고, 그러면서 저테전의 양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지요. 성큰밭을 뚫는 불꽃마린 것도 거의 사장되었고, 상호 간에 앞마당을 먹고 운영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경기의 [규모] 자체가 이전에 비... 더 보기
    기법의 발달, 곧 부분과 도구의 변화는 전체와 방법론의 변화로 이어지지요. 예컨대 저테전 뮤짤의 활용이나 김택용의 커세어 활용을 두고 \'기법의 발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었지요. 뮤짤이 보편화되면서 저그가 레어에서 하이브로, 앞마당에서 제2멀티와 4가스로 넘어가는 운영 자체가 용이해졌고, 그러면서 저테전의 양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지요. 성큰밭을 뚫는 불꽃마린 것도 거의 사장되었고, 상호 간에 앞마당을 먹고 운영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경기의 [규모] 자체가 이전에 비해 훨씬 커졌으며 경기 시간 자체도 길어졌습니다. 커세어 역시 이전에 쓰이지 않은 것은 아니나, 김택용과 같은 식으로 쓴 사람은 없었죠. 그러면서 커세어로 정찰->견제 압박 및 테크 확보->빠른 멀티와 게이트 전환이라는 프로토스의 정석이 확립 되었고. 이에 대해 이제동을 필두로 한 저그들이 테크는 적당히 커세어 상대할 정도로만 따라가주면서 그리 빠르지 않은 레어와 보다 많은 해처리와 드론으로 상대하는 식의 변화가 연쇄적으로 이어졌죠.

    이외에 축구라든가 농구라든가 격투기 같은 종목들의 패러다임 변화도 결국은 부분적인 기법 중 하나의 중요성을 극대화하고 재발견하면서 전체적인 경기 양상이 달라진 식이고요. 예컨대 펩의 바르셀로나는 상대보다 우월한 테크닉을 기반으로 해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대형을 질서정연하게 갖추고, 갖춰진 대형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압박하면서 볼을 오래 소유하는 완결성 있는 전술을 구사하면서, 볼을 잃은 상대를 영원히 못 나오도록 만들어 \'볼소유를 잃었을 때의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일깨워주었고, 반대로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상대보다 우월한 피지컬 관리를 기반으로 해서 훨씬 많은 거리를 발로 뛰는 축구를 통해 테크닉 우위를 가지고 후방에서 볼을 소유하며 질서정연한 축구를 하려는 팀들을 흐뜨러뜨리고 두들겨 팼죠. 각각은 그저 테크닉과 피지컬이라는 부분적인 요소를 극대화했을 뿐이지만, 이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기 양상이 펼쳐지게 되고 축구의 [정석]이 바뀌었지요. 결국 경기와 대전은 여러가지 복수의 기량 요소들의 다층적인 결합을 통해 이루어질 텐데, 이 중 [어떤 기량 요소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 자체가 일종의 선택이고, 선택이 패턴화 되면 정석이 되며, 정석이 변화하면 패러다임이 변하는 셈이겠지요. 이렇게 놓고 보면 어느 기량요소를 중시하고 어느 기량요소를 경시할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패러다임의 원천이 되겠지요.

    해서 저는 바둑에서 이창호가 끝내기를 극대화 한 것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끝내기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연쇄적으로 중반과 포석 단계에도 영향을 주었으니까요. 끝내기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면 포석과 중반 단계에도 모험적으로 엷게 두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두텁게 두는 것이 상대적으로 현명한 플레이가 되니....90년대 이전과 이후의 대국 양상을 보면 분명 환원 불가능한 수준의 현격한 차이가 있지 않나 싶은데(불과 30년 전에도 3.3정석이 자주 쓰였죠.), 여기에서 이창호를 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싶고, 그 점에서 패러다임 변화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王天君
    천재를 구분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재능\"일텐데, 이 재능을 과연 어떻게 볼 것이냐가 좀 애매하죠. 가장 흔한 판별법으로는 \"적은 투자 대비 큰 성취\"로 볼 수 있을텐데 (한번 보고 싹 외운다거나 짧은 시간안에 정답을 찾아낸다거나) 저는 이런 극단적인 효율성이 반드시 천재의 조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시간과 노력의 단축은 어떤 단계를 빨리 통과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정점에 다다르는 것은 창조적 사고나 예민함 같은 감성적 기질도 많이 작용한다고 봐서..
    저는 생산성을 별로 높이 안쳐줍니다 크크
    구밀복검
    그리고 조훈현 9단이 이창호 9단을 두고 천재가 아니라고 한 것은 좀 와전되었거나 조훈현 9단이 의도를 명확히 표현 못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여타 인터뷰에서 일관되이 나타나는 논조는 어디까지나 [초창기에 보기에는] 그랬다는 투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가 1) 스타일에 재기가 안 보여서 2) 좀 얼뜨기 같아서 3) 입단이 늦어서인데, 1번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조훈현의 개성과 스타일과 선호가 이창호와 상이했고, 2번은 이창호 9단이 바둑 외의 분야에 있어 좀 둔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3번은 좀 얼척이 없는 것이, ... 더 보기
    그리고 조훈현 9단이 이창호 9단을 두고 천재가 아니라고 한 것은 좀 와전되었거나 조훈현 9단이 의도를 명확히 표현 못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 여타 인터뷰에서 일관되이 나타나는 논조는 어디까지나 [초창기에 보기에는] 그랬다는 투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가 1) 스타일에 재기가 안 보여서 2) 좀 얼뜨기 같아서 3) 입단이 늦어서인데, 1번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조훈현의 개성과 스타일과 선호가 이창호와 상이했고, 2번은 이창호 9단이 바둑 외의 분야에 있어 좀 둔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3번은 좀 얼척이 없는 것이, [입단이 늦었다고 해봐야 연 11세였고 역대 최연소 2위 기록]이라 -_-; 이건 그냥 조훈현이 좀 심하게 깐깐했다는 이야기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뭐 자신은 연 9세에 입단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조훈현이 입단할 때와 이창호가 입단할 때는 프로 바둑 레벨 자체가 차이가 컸던 때죠. 조훈현 본인도 말만 프로였지 일본 프로들 만나면 3점은 접었어야 했다고 술회했었고.

    http://news.donga.com/NewsStand/3/all/20140221/61099193/1
    2014년 조훈현 9단 인터뷰입니다.

    \"보통 천재는 반짝반짝 금방 눈에 띈다. 그런데 [창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재’]다. 창호는 자기 바둑수순도 잊어 먹는다. 세상에 그런 천재가 어디 있나. 게다가 창호는 당연히 치고나가야 하는 수순인데 갑자기 하수처럼 물러난다. 난 어이가 없어 야단을 친다. 그러면 떠듬떠듬 말한다. [‘그렇게 하면 싸움이 붙고, 그러다가 아차하면 역전 당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물러서면 2, 3집밖에 못 이기겠지만, 결코 지는 일은 없다’]고. 맞다. 끝내기는 정상급기사라면 누구나 잘한다. 하지만 창호는 반집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0.7집을 알고 그 수순을 밟아간다. 그래서 결국 한집을 만들어낸다. 평범한 바둑 같은데 볼 건 다 본다.\"

    한 마디로 척 보면 좀 모자라 보이는데 붙어보면 존내 쎄다; 얘는 오래 두고 봐야 천재인 줄 안다 뭐 이런 이야기죠. 그리고 이창호가 천재라는 것을 만인이 알아보는 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죠. 고작 만 16세에 세계최강이 되어버렸으니..
    레지엔
    천재가 뭐냐부터가 참 어려운 문제라... 좀 비틀린 생각으로는, \'엄청난 결과물을 낸 누군가에게 찬사해주고 싶을 때\' 아니면 \'나는 기대했지만 제대로 안되고 죽은 사람한테 업적으로는 좋은 말을 해줄 게 없어서\' 붙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아가면 \'내 보기에 잘난 것 같을 때\' 상대도 띄우고 나도 띄우려고 쓰는 말인 경우도 허다하고...
    듣보잡
    요즘 들어서는 천재라는 단어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가 커집니다..
    파벨네드베드
    조국수님이 보기에는 이창호기사가 천재가 아닌것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완전 천재죠 크크
    노력은 재능을 이길수없다는말에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노력하는것은 최고의 재능입니다
    April_fool
    천재라… 부럽군요.
    재밌다재밌다
    가장 잘하는 사람이 가장 천재입니다. 노력안하고 나는 천잰데 노력이 부족했어라고 말하는 꼴이 꼴불견이죠. 자기가치이론에 따르면 누구나 자신의 실패를 능력에 귀인하지 않으려하고 능력은 뛰어난데 노력을 하지않았다고 하며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 하는 경향이 있고 이게 심해지면 노력을 하지않거나 안한척 해서 자기가치를 지키려 하죠. 이창호에 대한 저평가도 이에 벗어나지 않은다고 봅니다.
    손나은
    뭐지.. 이창호의 노력형 천재를 보니 김택용이 생각하네요 크크
    켈로그김
    천재는 올 스탯 +5 가 붙거나,
    제대로 풀타임을 뛰면 나(우리 팀)를 패배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에 병이 있다거나, 성격이 삐뚤어졌다거나, 지구환경에 적응을 못 하는 신체구조거나..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ㅡㅡ;;

    \'천재\' 라고 수식하는건 \'그(그녀)의 성공이나 성취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해와 분석을 생략한다\' 는 말이 아닐까..
    동시에 평가에 있어 유불리를 의도적으로 취사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썩 바람직한 어휘사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당구칠 때, sbsb 하는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바람직함?
    김치찌개
    정말 이창호는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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