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19/04/18 15:22:51 |
Name | 커피최고 |
Link #1 | https://tumblbug.com/juego |
Subject | 축구지를 펴내기까지... 그 나름의 철학 ㅋ |
집안 자체가 꼴리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을 중시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커서 무엇을 하더라도, 꼭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살아왔죠. 제가 제일 처음 하고 싶었던 일은 게임 개발자였습니다. 인터넷이 느려터진 중국에서 살다 보니 자연스레 콘솔게임, 특히 닌텐도의 게임들을 주로 하게 되면서 나도 미야모토 시게루 같은 게임 디렉터가 되고프더라고요. 그런데 천성 자체가 ‘전문성’ 함양을 위해 길고 꾸준하게 버티질 못합니다. 프로그래밍 이런 거 못해먹겠더라구요. 가뜩이나 중국어 배우기도 벅찼던 때라….ㅋㅋ 그 다음은 힙합 프로듀서였습니다. 이건 저 나름대로는 진득하게 하던 편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같이 하던 지인들에 비해 제 아웃풋이 나오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서 그냥 취미로만 즐기기로 결정했습니다…ㅋㅋ 그래도 최근 그 시절이 도움이 되고 있긴 하네요. 이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이제 무엇을 꿈으로 삼을지 고민하던 차에 제가 게임-힙합과 더불어 가장 즐기던 ‘축구’가 생각났습니다. 축구는 그냥 적당히 하는 편인데, 초딩때부터 반대항 축구도 제가 전술을 다 짜왔고 나름 리더십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에라이 나도 무리뉴나 되어야겠다 싶어서 ㅋㅋㅋ 일단 전력분석관을 목표로 조금씩 해외 서적도 사서 보고, 독일어도 공부하고 그랬네요.(분데스리가로 한국인들이 많이 진출하니깐 독일쪽으로 가두면 뭔가 도움이 될까 싶어서 독어를…ㅋㅋ) 그러다가 우연찮게 소위 ‘선출’이 아님에도 지도자가 되기 위해 스페인으로 공부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추상적으로만 그리던 제 진로가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축구 사이트나 블로그에 저 나름의 칼럼도 올리면서 나름 ‘네임드’가 되기도 했죠. 그렇게 인터넷 입축구 ㅈ문가로 만족하다가, 팟캐스트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진짜 “입축구”라는 팟캐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팟캐스트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 중 하나 같아요. 여타 팟캐스트와는 다르게 편집도 안하고 원테이크 통으로 올리는 raw한 콘텐츠였지만, 그 내용만큼은 감히 한국, 아니 아시아 최고였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입축구 팟캐스트를 2년 정도 꾸준히 하면서, 나름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었죠. 그 덕분에 축구계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알게 되었고요. 능력 있고 좋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허나 제가 판단하기에는 그에 비례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좀 더 본인에게 적합한 포지션에 갈 수 있게끔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때마침 그 시기에 대학교에서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회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깊게 공부한 건 아니지만, 제가 원체 끼워맞추기를 즐기는지라 ㅋㅋ 제가 필요로 한 것들, 특히 명확한 개념화가 필요했던 부분을 해소해주더라고요. ‘후에고’를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축구 싱크탱크이자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고자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자본’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후에고가 당장 내세울 수 있는 건 한국에서 제일 깊이 있는 담론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 뿐이었습니다. 돈이 되기 힘든 소꿉장난에 불과해 보일 수 있는 일이죠. 그러나 세상은 그런 것들이 없인 돌아가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출판시장의 흥망과는 관계없이 책이 지닌 긍정적인 권위는 여전하니깐요. 그것도 아주 압도적인 퀄리티로 만들자고 다짐했고, 2018년 상반기에 나온 창간호를 비롯하여, 그 후의 과정까지 생각해서 1년 정도 준비기간을 가졌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인디고 프레싱’을 스포츠 방면에 알리고 싶었던 HP와도 연이 닿게 되어 한결 수월하게 되었죠. 그렇게 1호를 내고, 2호를 내고… 한국 축구계에도 나름 입소문이 나서 더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PUBLY 라는 텍스트 콘텐츠 플랫폼에도 저희 큐레이션 콘텐츠가 올라가고요. 일본쪽에도 알려지게 되어 footballista라는 일본 최고의 축구미디어와도 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투자도 받아서 합정쪽에 저희만의 문화공간도 오픈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축구와는 동떨어져 보이는 인문학 위주의 소셜클럽과 e스포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이게 축구와 무관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축구도 결국 문화의 일종이고, 수많은 여타 문화요인과 융화하면서 급성장한 게 작금의 축구산업, 스포츠산업이기도 하니깐요. 그런 것들을 테스트해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준 건 결국 저희가 펴낸 축구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19년 상반기가 어느새 끝나가는 4월… 후에고 축구지 그 세 번째, PRESSING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내부 스테이크홀더들에게 어필하는데 주력해왔는데, 이제 좀 더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분들에게 저희 콘텐츠를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었고, 그러기에는 크라우드 펀딩이 제일 효과적이라는 판단 하에 이번 3호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PRESSING에서는 압박 전술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축구산업 관계자들의 책임감 내지 압박감에 대한 인터뷰를 담았습니다만…. 어찌 말이 길어졌네요. 이번 축구지는 퀄리티가 월등히 올라간 편입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물론이고, 문화산업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좋은 콘텐츠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목차는 이하와 같으니 한 번 봐주시고, 자세한 건 텀블벅 링크에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후에고 축구지 #3 PRESSING INDEX>
Chapter 2 - UNDER PRESSURE : 본 챕터에서는 키워드의 함의를 좀 더 넓혀서, 관계자들이 일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압박감에 대해 조명하는 인터뷰들을 주된 내용으로 담았습니다. 인터뷰 외에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 레반테 UD 특집 : 유소년 디렉터, 세르히오 고메스 인터뷰 Chapter 3 - P.E.S : 정책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과학으로서의 축구산업을 말하고자 합니다.
Chapter 4 - JUEGO X footballista : 일본 최고의 축구 미디어 중 하나인 footballista와의 콜라보레이션 섹션입니다. 이번 이슈에서는 footballista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포르투갈의 담론을 일본에 들여오고 있는 JFL 나라클럽의 GM, 하야시 마이키와의 대담 및 후에고의 추가 인터뷰를 수록했습니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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