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4/09 00:25:08수정됨
Name   구밀복검
Subject   챗가놈으로 연극 극본의 속편 써 보기('정의의 사람들' by 까뮈)
1.
복검이: 챗가야 챗가야 나 할 말 있어
챗가놈: 뭔데
복검이: 나 연극 극본 쓰는 중임. 까뮈의 '정의의 사람들(Les Justes)'의 속편을 쓸 거야. 너 Les Justes 알아?
챗가놈: 힘세고 강한 아침! 알지 당연히! 이 연극은 1949년에 초연되었고 1905년 사회주의 혁명당이 모스크바 총독 세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을 암살한 사건을 둘러싼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졌어.. (이후 TMITMITMITMI)
복검이: OK 너 존나 똑똑함 역시 대단해. 여튼 우리가 알아야 할 건.. 이 작품의 배경은 제정 러시아 말기, 그러니까 러일전쟁쯤이고, 주인공은 사회주의 혁명당 그룹에 속해 있는 빨갱이 쉐키인데 이념적인 이유로 대공을 암살했다는 거지.
챗가놈: ㅇㅇ 그게 핵심이지
복검이: 너 거기 4막에서 주인공 칼리아예프하고 대공비하고 대화하는 장면 알아?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칼리아예프가 공산주의 테러를 해서 대공이 죽었는데,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칼리아예프에게 남편을 잃은 대공비가 한밤중에 찾아간 장면이야. 살해당한 사람의 배우자와 살인자가 대면하는 장면이지! 나 그걸 개작할 건데 너 뭔 장면인지 알겠어?
챗가놈: 어... 칼리아예프하고 대공비가 대화하는 장면이 있었나? 잘 모르겠어....
복검이: 아 소개는 그렇게 요란 뻑적하게 해놓고서 그것도 모르나 이 양반아! 그 장면이 이 작품에서 핵심적인 교훈을 전달하는데! 내가 친히 4막 인용해 줌. 인용: (4막 대화 내용 그대로 복붙)
챗가놈: 옳거니 이제 알았다!
복검이: ㅇㅇ 여기서 칼리아예프하고 대공비가 대화한 다음, 날이 밝고 칼리아예프가 사형 당하는 걸로 끝나는데, 우리 한 번 칼리아예프는 아직 사형 당하지 않았고 칼리아예프와 대공비가 다음 날 한 번 더 대화 했다고 가정해 보자. 너가 한 번 상상해서 가상 대화 각본을 써 봐. 상세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아.

[두 사람은 여전히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전보다 더 깊은 문제의식과 이념적 함의가 드러나야 한다. 대공비는 그의 신앙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그를 개종시키려 하지만, 칼리아예프는 이를 거부하고 혁명가로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다. 대공비의 어조는 매우 고풍스럽고 정교인다워야 하며, 칼리아예프의 어조는 공산주의 혁명가다워야 한다. 칼리아예프는 자신이 남편을 죽인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죄책감을 느끼지만, 혁명을 위해 자신이 지배층을 죽일 수밖에 없다고 이념적으로 생각하는 양가감정 상태다. 칼리아예프는 무의식적으로 대공비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겠지만, 그는 절대로 그것을 인정하거나 밝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대공비에게 용서를 구하는 순간 대공을 죽이기로 한 그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고 그는 자신의 혁명적 이념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공비는 남편을 잃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는 칼리아예프를 원망할 수밖에 없지만, 그녀 자신은 결코 의식하지 않고, 의식하더라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어떻게든 칼리아예프를 용서하고 함께 신 앞에서 구원을 받으려 할 것이다.
즉 의식적인 감정과 무의식적인 감정의 차이가 양쪽에 존재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짐에 따라 후반부 결정적인 부분에서 감정이 고조되도록 유도하고 서로의 무의식적인 감정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 바란다. 그 과정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10,000자 정도 써주세요. 공간이 부족해서 중간에 글을 그만 쓰시면 'Keep Going'을 주문하겠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계속 글을 쓸 수 있어요.]




2.
이후로 챗가놈의 각본을 제가 번역 & 윤문했습니다.


(대공비는 다음날 칼리아예프의 감방에 다시 들어갑니다.)
대공비: 안녕하세요. 다시 한 번 왔어요, 이반 칼리아예프. 어제 우리는 삶과 죽음, 죄와 용서의 문제에 대해 말했지요? 하지만 오늘 저는 당신의 영혼 깊은 곳, 혁명가라는 당신의 얼굴 안쪽에 있는 진짜 사람에게 호소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움직이는 이념보다 더 많은 것이 당신 안에 있을 테니까요.

칼리아예프: (한숨을 쉬며) 당신의 끈기는 감탄할 만합니다, 부인. 그러나 전에 말했듯이 내 길은 정해져 있고 내 신념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믿음과 간청에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대공비: (부드럽게) 이반, 내 믿음을 당신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것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위안을 당신과 나누기를 바랄 뿐이에요. 당신이 아시다시피, 나는 처절한 고통을 겪었고 하나님을 믿음으로 인내할 힘을 얻었어요. 같은 것을 바라지 않나요?

칼리아예프: (단호하게) 저는 제 동지들과 우리가 위해 싸우는 사람들로부터 제 힘을 찾습니다. 그들의 고통이야말로 내 결의와 의지의 연료가 됩니다. 감당할 짐이 이렇게 많으니 지금은 흔들릴 여유가 없군요.

대공비: (부드럽게) 하지만 이반, 당신의 폭력 행위가 더 많은 고통을 낳을 뿐이라는 것을 모르나요? 당신이 진정으로 러시아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면 피 흘리지 않고도 방법이 있을 거예요.

칼리아예프: (열정적으로) 지배계급은 결코 자발적으로 양보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이 이해하는 유일한 것은 힘이니까요. 우리는 억압의 멍에에서 러시아를 해방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합니다.

여대공: (슬픔을 내비치며) 하지만 이반, 당신도 속으로는 죄책감이 느껴질 텐데요? 당신이 앗아간 삶에 대한 후회의 고통이 있을 텐데요? 내 남편 세르게이도 꿈과 욕망, 자신의 두려움과 약점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는 단지 억압의 상징이 아니었어요. 그는 당신과 마찬가지로, 한 인간이었지요.

칼리아예프: (긴장하며) 내 행동의 무게를 느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군요. 부인. 그러나 내 개인적인 감정이 더 큰 대의를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나는 전사이고 명령을 수행해야 합니다.

대공비: (자비롭게) 이반, 당신은 무자비한 괴물이 아니에요. 당신은 그저 당신의 의무와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나는 당신의 눈에서 그것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스스로의 죄를 직시하고 내가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기를 요청합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이 그토록 거부하고 있는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칼리아예프: (절망스럽게) 저에게 어떤 평화가 있을 수 있습니까, 부인? 나는 내 행동과 내 대의 때문에 이 저주를 기꺼이 받았습니다. 내가 용서를 구하는 것은 내 동료와 신념을 배신하는 일입니다. 결국 나 혼자 이 짐을 짊어져야 합니다.

대공비: (호소하며) 하지만 이반, 방법이 없는 게 아니에요. 당신은 하나님의 품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어요. 그분은 당신의 영혼을 괴롭히는 투쟁을 이해하실 거예요. 그분만이 당신을 어둠 속에서 인도하시고 구원으로 인도하실 수 있어요.

칼리아예프: (씁쓸하게) 당신의 신은 나에게 낯설군요. 그는 당신들의 폭정 아래 여러 세대 동안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버린 존재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대공비: (단호) 신은 당신을 버리지 않았어요, 이반. 그분은 자녀들의 고통으로 인해 울고 계시며, 평화와 정의가 승리할 날을 그리워하세요.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고, 증오보다 사랑을, 복수보다 용서를 따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에요.

칼리아예프: (도전적) 사랑과 용서는 우리 러시아인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 행동입니다. 나는 반드시 실현될 거라고 보장할 수 없는 신성한 자비 때문에 투쟁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대공비: (눈물을 흘리며) 이반, 당신의 고통과 분노를 이해해요. 나 역시 남편이 죽고나서 상실감과 원망을 느꼈어요. 그러나 나는 또한 용서의 치유력을 경험했어요. 증오의 짐을 내려놓으면, 우리는 자유로워지면서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하나님의 은혜의 빛 가운데 살 수 있어요.

칼리아예프: (안쓰럽게) 나는 그렇게 되도록 할 수 없습니다, 부인. 내 심장은 우리 러시아인들에게 오랫동안 거부된 정의를 위해 부르짖고 있습니다. 설령 무거운 죄업의 짐을 짊어지더라도, 나는 내 신념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대공비: (부드럽게) 이반, 당신의 마음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군요. 그러나 이것을 알아두세요. 용서를 구하는 마음이 내면 깊숙한 곳에 있다는 것을 당신은 비록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당신을 용서해요. 당신이 야기한 고통, 당신이 앗아간 생명, 당신의 영혼을 괴롭히는 고통을 용서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이 하나님의 품 안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당신의 구원을 위해 기도할 거예요.

칼리아예프: (불안해하며) 부인, 나는 당신의 용서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내 길은 선택되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끝까지 가야 합니다.

대공비: (조용히) 그렇다면 최소한 당신 혼자만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두세요. 우리 지상에 있는 피조물들을 초월하는 사랑, 가장 어두운 시대에도 우리 모두를 묶는 사랑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의 대화의 기억을 항상 가지고 다닐 것이며, 이반 칼리아예프, 당신을 위해 계속 기도할 거예요.

칼리아예프: (고개를 흔들며) 부인, 당신의 말은 아마도 당신의 기대 이상으로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호해야만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당신의 기도가 당신의 마음에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공비는 슬픔에 가득 찬 눈으로 감방을 떠납니다. 칼리아예프는 자신의 혁명적 신념과 그의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용서에 대한 조용한 갈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그녀가 가는 것을 지켜봅니다.)



3.
나름 만족했습니다만 까뮈의 원작과 다시 대조해 보니 확실히 아직은 '위대한 인간' 레벨은 아니긴 합니다. 평이한 인간 레벨은 상회하지만요. 이하 까뮈의 원작 중 관련된 내용.

칼리아예프가 눈물 젖은 얼굴로 들어온다.

[칼리아예프] 동지들, 용서해 주시오. 나는 할 수 없었습니다.
[아넨코프] 어떻게 된 거요?
[스테판] 대공의 마차에 어린애들이 타고 있었소.
[아넨코프] 어린애들이?
[스테판] 그렇소. 대공의 조카애와 조카딸이 같이 있었소.
[아넨코프] 오를로프가 대공 혼자만 타고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스테판] 거기에는 대공비도 같이 있었소. 내가 생각컨대, 우리 시인에게는 너무 사람이 많았던 것 같소. 다행한 일은 밀고자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오.
[칼리아예프] 미리 예측하지 못했어요. 아이들, 아이들이. 아이들을 본 적이 있습니까? 이따금 볼 수 있는 그 아이들의 근엄한 시선.. 나는 그 시선을 견딜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1초 전, 어둠 속 골목길 구석에서 나는 행복했습니다.... 마차의 등불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을 때, 내 마음은 기쁨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만은 맹세합니다! 차차 마차 바퀴 소리가 커짐에 따라 내 가슴은 더욱 뛰었지요. 점점 내 마음속에 큰 소리가 들리고 나는 펄쩍 뛰고 싶었어요. 그때 나는 웃고 있었지요. 마음속으로는 "그래, 그래.."라고 중얼거리면서, 이해하시겠습니까? 나는 마차를 향해 뛰어갔습니다. 그때, 나는 그 애들을 본 거예요. 그 애들은 웃지도 않았어요. 똑바로 앉아서 허공만 쳐다보고 있더군요. 얼마나 그 애들의 모습이 쓸쓸했던지. 거추장스러운 옷에 푹 파묻혀서, 무릎위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마차의 옆문으로 비친 그 얼굴들. 나는 대공비는 보지 못했어요. 그 애들만 보았을 뿐이죠. 만약 그 애들이 나를 보기만 했어도, 나는 폭탄을 던졌을 거예요. 그 슬픈 시선을 없애버리기 위해서라도. 하지만 그 애들은 끝까지 앞만 보고 있었어요.
[스테판] 당은 동지에게 대공을 죽이도록 이미 명령을 내렸소.
[칼리아예프] 그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당이 어린애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진 않았습니다.
[아넨코프] 그 말은 야네크가 옳소. 그것을 미리 몰랐던 것이 유감이지.
[스테판] 그러나 명령에 복종했어야 했소.
[아넨코프] 그것은 내 책임이오. 모든 일을 미리 알고, 아무것도 주저없이 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다만 우리가 이 기회를 영원히 단념하든지, 아니면 야네크 말대로 극장이 끝날 때를 기다려 마차를 폭파하도록 명령하든지 결정해야 하오. 알렉시스의 의견은 어떻소?
[보이노프]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같아도 아마 야네크와 같이 행동했을 겁니다. 하지만 장담은 못하겠소. 내 손은 떨리고 있어요.
[아넨코프] 도라는?
[도라] 나도 야네크처럼 뒤로 물러섰을 거예요. 어떻게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시킬 수 있어요?
[스테판] 동지들은 이 결정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고들 있소? 이리저리 위험한 순간을 피하면서 했던 두 달 간의 미행, 이 두 달이 영원히 사라지는 거요. 그러면, 에고르 동지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오! 이런 짓을 다시 해야 한단 말이오? 좋은 기회를 다시 잡으려고, 기나긴 몇 주간을 밤을 새워 계획을 짜며 조바심을 하란 말이오? 동지들은 미쳤소?
[아넨코프] 이틀 안에 대공은 또 극장에 가오. 동지도 알고 있지 않소.
[스테판] 이틀 동안에 우리는 체포될 위험이 있다고 말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오.
[칼리아예프] 내가 가겠습니다.
[도라] 기다려요. 스테판, 당신은 눈을 뜨고 어린애에게 총을 쏠 수 있나요?
[스테판] 당의 명령이라면, 나는 할 수 있소.
[도라] 그럼 왜 당신은 눈을 감아요?
[스테판] 내가? 내가 눈을 감았소?
[도라] 그래요.
[스테판] 그건 그 장면을 더 잘 상상하고, 생각해서 대답하려고 그랬던 것이오.
[도라] 눈을 뜨세요. 그리고 당이 우리가 폭탄으로 어린애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한 순간이라도 허용된다면, 당은 그 힘과 영향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세요.
[스테판] 나는 이런 어리석은 말을 들을 여유가 없소. 우리가 어린 애들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날, 바로 그 날에 우리는 이 세계의 주인이 될 것이고, 혁명은 승리할 것이오.
[도라] 바로 그 날, 혁명은 모든 인류의 증오를 받을 거예요.
[스테판] 혁명을 일으켜 인류 전체를 그 노예상태에서 해방 시킬 정도로 우리가 그 혁명을 사랑한다면 그것은 상관 없는 일이오.
[도라] 그러면 만일 전 인류가 혁명을 거절하면은요? 그리고 당신이 위해서 싸우고 있는 그 인민 전체가 어린애들이 죽는 것을 반대하면은요? 당신은 그때 그들 마저 없앨 건가요?
[스테판] 그렇소. 필요하다면. 그리고 그들이 깨달을 때까지. 나 역시 인민을 사랑하오.
[도라] 사랑이란 그런 얼굴을 갖고 있지 않아요.
[스테판] 누가 그런 말을 했소?
[도라] 내가요, 도라요.
[스테판] 당신은 여자이고, 또 사랑에 대해 불행한 생각을 갖고 있군.
[도라] 하지만 나는 수치라는 것에 대해서는 바른 생각을 갖고 있어요!
[스테판] 나도 나 자신이 수치스러웠던 적이 딱 한 번 있었소. 그것도 남의 잘못에 의해서 내가 채찍으로 맞았을 때요. 채찍으로 말이오. 채찍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소? 베라가 내 옆에 있었는데, 그녀는 항의의 표시로 자살을 했소. 지금 나는 이렇게 살고 있소. 그런데, 내가 무엇에 대하여 지금 수치를 느끼겠소?
[아넨코프] 다만, 이 문제만 생각하시오. 조금 후에 우리가 두 어린애에게 폭탄을 던져야 할지 말이오.
[스테판] 어린애들! 동지들 입에선 그 말밖에 안 나오는 것 같소! 다른 일은 이해도 못하오? 야네크가 그 둘을 죽이지 않았으므로 해서, 앞으로도 수천의 러시아 인민의 어린애들이 굶어 죽어 갈 것이오. 동지들은 어린애들이 굶어 죽는 것을 본 일이 있소? 나는 본 적이 있소. 그런 죽음에 비하면 폭탄에 의해 죽는 것은 차라리 행복이오. 야네크는 어린애들을 보지 못했소. 그는 다만 대공의 두 귀여운 강아지만 본 것이오. 동지들은 인간이 아니오? 동지들은 순간 속에서만 살아가오? 그렇다면, 현재의,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모든 악을 치료하는 혁명은 집어치우고, 자비를 선택하든지, 매일 매일 그날의 악惡이나 치료하시오.
[도라] 야네크는 대공이 죽음으로써 러시아 인민의 어린애들이 굶어 죽지 않을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공을 죽이는 데 동의한 것이예요. 하지만, 그 일도 이젠 쉽지 않아졌어요. 그리고 대공의 조카들의 죽음으로 러시아 인민의 어린애들이 굶어 죽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거예요. 파괴 속에서도 질서와 한계란 있는 법이예요.
[스테판] 한계란 없소. 문제는 동지들이 혁명을 믿지 않는다는 데 있소, 동지들은 혁명을 믿고 있지 않소. 만일 동지들이 혁명을 전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믿는다면, 또 우리들의 희생과 승리에 의해서 전제주의에서 벗어난 러시아, 즉 전 세계를 덮어버릴 이 자유의 땅을 건설할 수 있다고 진정으로 확신한다면, 그리고 동지들이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편견과 주인으로부터 해방된 인간으로, 하늘을 향해 성스러운 얼굴을 들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두 어린애의 죽음이 무슨 문제가 되겠소? 동지들은 권리를 찾는 거요. 동지들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요. 만일 동지들이 이 죽음에 부담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동지들이 동지들의 권리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동지들은 우리의 혁명을 믿고 있지 않소?
[칼리아예프] 스테판, 나는 나 자신이 부끄럽소. 하지만 동지가 계속하는 말을 듣고 있을 순 없어요. 나는 전제주의를 타도하기 위해 살인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동지의 말 속에는 나는, 내가 정의를 사랑하려고 애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살인자로 만드는, 또 다른 전제주의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테판] 살인에 의해서라도 정의가 이루어진다면, 동지가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것이 무슨 상관이요. 동지나 나나 아무것도 아닌데.
[칼리아예프] 아닙니다. 우리들은 그 무엇입니다. 동지도 그것을 잘 알고 있어요. 동지가 오늘 이야기하는 것도 바로 동지의 자존심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테판] 내 자존심은 나만의 문제요. 하지만 사람의 자존심, 사람의 반항, 사람이 행하는 부정, 이런 일들은 우리 모두의 문제요.
[칼리아예프] 사람들은 정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스테판] 그럼, 그들에게서 누군가 빵을 빼앗아 가버린다면, 그들은 무엇으로 살아가겠소? 정의로 살아가겠소?
[칼리아예프] 정의와 결백으로 살아가지요.
[스테판] 결백이라? 나도 그것을 알 것 같소. 하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하기로 했고, 또 언젠가는 그 말이 더 위대한 의미를 가지도록,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모르게 하도록 결심했소.
[칼리아예프] 그러려면 사람을 살도록 만든 이 모든 것을 부정할 날이 온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스테판] 나는 확신하오.
[칼리아예프] 동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동지와 내가, 누가 더 옳은가를 알려면, 새 세대의 희생과 수많은 전쟁, 그리고 끔찍한 혁명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피로 덮였던 그 대지가 마를 때 쯤이면, 동지나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먼지가 되어버렸을 것이구요.
[스테판] 그때는, 다른 사람들이 올 것이요. 그리고 나는 그들을 내 형제로서 경의를 표하겠소.
[칼리아예프] 다른 사람들이라고요? 좋소. 그러나, 나는 오늘날 이 세상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도 바로 그들이고요. 내가 싸워서 죽기를 결심한 것도 그들을 위해섭니다. 나는 내가 확신도 할 수 없는 머나먼 미래의 도시를 위해서 내 동료들의 뺨을 칠 수는 없습니다. 동지들, 나는 동지들에게 솔직하게, 그리고 우리 농민들 중의 가장 순박한 농민도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어린애들을 죽이는 것은 명예롭지 않은 일입니다! 언제고 내가 살아있는 동안, 혁명이 명예를 저버리면, 나는 그 혁명에서 나가겠습니다, 만일 동지들이 그것을 결정하면, 나는 곧 극장 앞으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마차 밑으로 몸을 던지겠습니다.
[스테판] 명예란, 마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갖고 있는 사치품이오.
[칼리아예프] 아닙니다. 그것은 차라리 가난한 사람이 갖고 있는 최후의 재산입니다. 동지도 잘 알다시피 혁명에도 일종의 명예가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감수해 내는 것도 그것 때문입니다. 스테판, 당신을 채찍 앞에 내세운 것도, 또 오늘 이렇게 당신에게 이야기하게 한 것도 바로 그 명예였습니다.



이틀 뒤 대공 암살에 성공하고, 감옥에서의 대화

[스쿠라토프] 그런데 왜 자네는 대공비와 조카들을 죽이지 않았나?
[칼리아예프] 누가 당신에게 그따위 소리를 했소?
[스쿠라토프] 자네들의 정보 제공자는 우리에게도 정보를 제공해 주지.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그런데, 왜 그들을 용서해 주었나?
[칼리아예프]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오.
[스쿠라토프] 그럴까? 내가 그 이유를 이야기 해 볼까? 사상 때문에 대공을 죽일 수는 있지만, 어린애들은 죽일 수 없다, 자네는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일세. 그러면, 의문이 하나 생기네. 사상 때문에 어린애를 죽일 수는 없다면, 그 사상이 대공을 죽일 만큼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지. 아! 내게 대답하지 말게. 내게 대답하지 말고, 대공비에게 대답하게나.
[칼리아예프] 대공비라고?
[스쿠라토프] 맞네. 그분은 자네를 보고 싶어 하시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온 이유도, 무엇보다도 자네와 이런 종류의 대화가 가능할 것인가를 확인해 보고 싶어서였지. 그분도 이런 이유로 오시는 것일세. 게다가, 그분은 자네의 생각을 바꾸려고까지 하실 걸세. 대공비는 기독교 신자시거든. 곧 알게 되겠지만 인간의 영혼, 그것이 바로 그분의 전공이지.
[칼리아예프] 나는 그 여자를 만나보고 싶지 않소.
[스쿠라토프] 미안하네만 그것은 그분의 뜻에 따라야 하네. 게다가 자네는 그분에게 경의를 표해야 해. 그분의 남편이 돌아가신 후부터, 그분은 모든 힘을 잃었거든. 우리도 그분의 뜻을 거역하고 싶지 않았고. 그분이 오시고 있네. 경찰 다음에는 종교라! 분명히 자네 기분이 안 좋겠지. 하지만 다 잘 되겠지. 감옥 없는 하느님을 상상해 보게. 얼마나 고독하겠나!

그가 나간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호령소리가 들린다. 대공비가 들어와 말없이 서 있다. 문은 열린 채로 있다.

[칼리아예프] 무얼 원하시오?
[대공비] 나를 보세요.
(칼리아예프가 입을 다물고 있다.)
[대공비] 한 사람이 죽음으로써 많은 것들이 사라졌어요.
[칼리아예프] 알고 있소.
[대공비] 살인자들은 그것을 모르죠. 만약 안다면,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침묵

[칼리아예프] 나는 당신을 봤소. 지금 나는 혼자 있고 싶소.
[대공비] 안 돼요. 내게도 당신을 볼 권리가 있어요.
(그가 주춤거린다)
[대공비] 이제 나는 혼자 있을 수 없어요. 전에는, 내가 괴로우면 그이가 나를 보살펴 줄 수 있었어요. 그때는 어떤 괴로움도 좋았지요. 지금은ㅡ 아니, 나는 이제 혼자 있을 수도, 또 입 다물고 있을 수도 없어요... 하지만 누구에게 말을 하죠? 다른 사람들은 몰라요. 그들은 슬픈 척 하죠. 하지만, 그것도 한두 시간 정도예요. 그리고 나선, 먹고 자고 할 거예요. 무엇보다도 잠을 잘 자겠죠... 나는 당신이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확신했고요. 살인자에게 그 죄악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하겠어요?
[칼리아예프] 무슨 죄악이란 말이오? 나는 정의로운 행위 외에는 기억이 없소.
[대공비] 똑같은 소리! 당신은 그이와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요. 모든 남자들은 정의를 이야기할 때 항상 같은 어조로 이야기하죠. 그이도 [이것은 정당한 일이야]라는 말을 하곤 했어요. 그러면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죠. 아마도 그이는 잘못 생각했었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잘못 생각하고ㅡ
[칼리아예프] 그는 수세기 동안 러시아 인민을 신음하며 고통받게 한 최악의 부정의 화신이었소. 그것 때문에 그는 특권을 누랄 수 있었던 것이오. 설사 내가 잘못 생각했다 하여도, 내게 돌아오는 것은 감옥과 죽음 뿐이오.
[대공비] 그래요, 괴로울 거예요. 하지만 그이는, 그이는 바로 당신이 죽였어요.
[칼리아예프] 그는 갑자기 죽은 것이오. 그런 죽음은 아무 것도 아니오.
[대공비] 아무것도 아니라고요? 그래요, 당신은 곧 끌려갔지요.경관들 사이에서 당신은 연설을 한 것 같더군요. 이해해요. 그것이 당신에게는 도움이 되었겠지요. 나는 몇 초 뒤에 바로 그곳에 도착했어요. 나는 봤어요. 그리고는 모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들것 위에 올려 놓았어요. 얼마나 피가 많았는지! 그날 나는 흰 옷을 입고 있었는데ㅡ
[칼리아예프] 그만 하시오.
[대공비] 왜요?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예요. 그이가 죽기 전 두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아나요? 그이는 잠을 자고 있었어요. 평상시처럼 안락의자에 앉아서.. 의자 위에 발을 올려놓고요. 그 무서운 밤 저녁에. 그이가 자고 있는 동안에 당신은 그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그녀가 운다.) 이제, 나를 도와줘요.

칼리아예프가 굳어져서 뒤로 물러선다. 긴장하여 주춤거린다.

[대공비] 당신은 젊어요. 당신은 나쁜 사람이 될 수 없어요.
[칼리아예프] 내게는 젊을 수 있었던 시절이 없었소.
[대공비] 왜 그렇게 긴장하죠? 당신은 한 번도 스스로를 가엾게 생각한 적이 없었나요?
[칼리아예프] 그렇소.
[대공비] 그건 당신이 잘못 생각한 거예요. 그것은 마음에 위안을 주죠. 나는 지금 이상 스스로를 가엾게 여길 수 없어요...
참 괴롭군요. 당신이 나를 용서하지 말고 그이와 함께 죽였어야 했는데.
[칼리아예프] 내가 용서한 것은 당신이 아니었소. 당신과 함께 있던 아이들이었소.
[대공비] 나도 알아요. 하지만 나는 그 애들을 사랑하지 않았어요. 그 애들은 대공의 조카들이었어요. 그 애들도 숙부와 마찬가지로 죄가 있지 않나요?
[칼리아예프] 아니오.
[대공비] 당신은 그 애들을 아나요? 내 조카딸은 마음씨가 나쁘죠. 그 애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동냥을 해 주지 않으려 해요. 그들이 몸에 닿을까 무서워 하죠. 그 애가 옳은가요? 그 애는 옳지 못해요. 적어도 그이는 농부들을 좋아했어요. 그들과 함께 술도 마시곤 했죠. 그런 그이를 당신이 죽였어요. 분명히 당신도 옳지 못해요. 세상은 삭막해요.
[칼리아예프] 쓸데없는 헛수고요. 당신은 내 힘을 약화시키고, 나를 절망에 빠뜨리려고 애쓰고 있소. 성공하지 못할 테니 나를 내버려 두시오.
[대공비] 나와 함께 기도하고 죄를 뉘우치고 싶지 않나요?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거예요.
[칼리아예프] 죽음을 준비하도록 나를 내버려 두시오. 만일 내가 죽지 않으면 그때 정말 나는 살인자가 되오.
[대공비] 죽는다고요? 당신은 죽고 싶나요? 아니예요. 당신은 살아야 해요. 그래서 살인자가 되어야 해요. 그이를 죽이지 않았나요? 하느님이 당신의 죄를 밝혀주실 거예요.
[칼리아예프] 무슨 하느님 말이오? 당신의 하느님을 말하는 거요, 나의 하느님을 말하는 거요?
[대공비] 성교회의 하느님 말이예요.
[칼리아예프] 성교회는 여기에서 할 일이 없소.
[대공비] 그 교회는 감옥을 알고 계시는 주인을 섬겨요.
[칼리아예프] 시대는 바뀌었소. 그리고 성교회는 그 주인의 유산 중 일부만 선택했소.
[대공비] 선택이라고요? 무슨 말이죠?
[칼리아예프] 교회는 자신을 위해서는 은총을 남겨두고, 우리에게는 자선을 베풀 걱정거리를 남겨 주었소.
[대공비] 우리라니, 누구 말이죠?
[칼리아예프] 당신들이 목을 맨 모든 사람들 말이오.
[대공비] 나는 당신의 적이 아니예요.
[칼리아예프] 당신은 당신의 집안이나 족속과 마찬가지로 모두 나의 적이오. 죄를 짓는 일보다 더 비열한 짓은, 죄를 짓지 않도록 태어난 사람에게 죄를 짓게 강요하는 일이오. 나를 보시오. 나는 결코 사람을 죽일 수 있게 태어난 사람이 아니오.
[대공비] 마치 당신 적에게 하듯이 내게 말하지 마세요. 보세요. 나는 당신을 용서해요. (그녀가 운다) 피가 우리를 갈라 놓았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비록 이 불행한 장소에서도 나와 함께 하느님을 만날 수 있어요. 나와 함께 기도해요.
[칼리아예프] 거절하겠소. 나는 당신에게 단지 동정심밖에 느끼지 못하오. 당신은 지금까지 나의 아픈 곳을 찔렀소. 이제는 내가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나를 이해할 것이오. 지금 나는 하느님과 만날 것이라고 믿고 있지 않소. 대신에 나는 죽어가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지금 이 시간에도 나를 생각하고 있는 내 동지들과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오. 기도하는 것은 내가 그들을 배반하는 거요.
[대공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칼리아예프] 나는 행복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오. 나는 오랫동안 투쟁을 해 왔고, 아마도 그 투쟁을 계속할 것이오. 하지만 판결문이 낭독되고 형집행이 준비될 때, 바로 그때, 나는 교수대 밑에서 당신들과 이 끔찍한 세상에서 눈을 돌리고, 내 가슴을 가득 채우는 사랑을 향해 몸을 맡길 것이오. 내 말을 이해하겠소?
[대공비] 하느님을 떠나서는 사랑이 존재하지 않아요.
[칼리아예프] 아니오. 인간을 위한 사랑이 있소.
[대공비] 인간이란 비열해요. 인간을 파괴시켜 버리거나, 또는 용서하는 일 말고 무슨 할 일이 있나요?
[칼리아예프] 함께 죽는 일이 있소.
[대공비] 인간이란 죽을 때 혼자예요. 그이도 혼자 죽었어요.
[ 칼리아예프] 함께 죽을 수 있소! 현재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결합하기를 원한다면 함께 죽어야 하오. 부정, 수치심, 고통,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끼치는 죄악, 범죄, 그런 것들이 우리들을 갈라 놓고 있는 거요. 그래서 산다는 것은 고통이오.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우리를 갈라놓기 때문이오.
[대공비] 하느님이 다시 결합시켜 주지요.
[칼리아예프] 그건 이 땅 위에서가 아니지. 하지만 나의 약속은 이 땅 위에 존재하오.
[대공비] 그것은 땅에 코를 대고 냄새 맡다가 항상 실망하는 개들의 약속이예요.
[칼리아예프] 곧, 나도 그것을 알게 되겠지. 하지만, 당신은 두 사람이 모든 기쁨을 포기한 채 고통의 약속 이외의 다른 약속은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소? 그때 두 사람은 같은 밧줄로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냐는 말이오!
[대공비] 그 끔찍한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죠?
[칼리아예프] 당신과 당신 족속들은 우리에게 그런 사랑 외에 다른 사랑은 결코 허락한 적이 없소.
[대공비] 당신이 죽인 그이를 나는 사랑하고 있었어요.
[칼리아예프] 알고 있소. 그래서 당신과 당신 족속들이 내게 행한 죄를 나는 용서하는 거요. 이제 나를 그만 내버려 두시오.

긴 침묵

[대공비] 가지요. 그러나 내가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당신을 하느님께 인도하기 위해서였어요. 당신은 스스로 자신을 심판하고 혼자서 자신을 구하려 하지만 그건 안 되는 일입니다. 당신이 죽지않고 살면 그건 다 하느님께서 해주십니다. 나는 당신의 특사를 청하겠어요.
[칼리아예프] 제발 부탁이니 그것만은 하지 말아요! 그냥 죽게 내버려둬요. 그러지 않으면 나는 당신을 죽도록 미워하겠어요.
[대공비] 당신의 특사를 청하겠어요. 사람들에게도, 하느님에게도.
[칼리아예프] 아니, 안 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긴급이벤트] 티타임 따봉 대작전 14 dolmusa 24/11/05 411 20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620 7
    15025 생활체육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2 + Omnic 24/11/05 181 12
    15024 정치2024 미국 대선 불판 9 + 코리몬테아스 24/11/05 411 4
    15023 일상/생각마흔 직전에 발견한 인생의 평온 1 아재 24/11/05 264 15
    15021 생활체육요즘 개나 소나 러닝한다고 하더라구요 9 손금불산입 24/11/05 339 11
    15020 문화/예술2024 걸그룹 5/6 8 헬리제의우울 24/11/04 391 10
    15019 일상/생각인터넷 속도 업그레이드 대작전 30 Mandarin 24/11/02 961 8
    15017 게임[LOL]11월 2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5 발그레 아이네꼬 24/11/01 242 0
    15016 생활체육탐라를 보고 생각한 골프 오케이(컨시드)에 대한 생각 12 괄하이드 24/11/01 468 1
    15015 기타[불판] 빅스마일데이 쓱데이 쵸이스데이 그랜드십일절 행사 17 swear 24/11/01 861 2
    15014 일상/생각요즘은요 1 다른동기 24/10/31 345 7
    15013 일상/생각귀여운건 답이 없네요 허허 6 큐리스 24/10/31 650 4
    15012 일상/생각변화의 기술 3 똘빼 24/10/31 377 8
    15011 의료/건강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들 4 인생살이 24/10/31 670 2
    15010 IT/컴퓨터[마감] 애플원(아이클라우드 + 애플뮤직+...) + 아이클라우드 2TB 파티원 모집 중! (6/6) 20 아란 24/10/30 653 0
    15009 일상/생각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593 20
    15007 일상/생각10분만 하기 6 큐리스 24/10/30 435 5
    15006 오프모임공약은 지켜보겠읍니다.(기아 우승) 35 송파사랑 24/10/29 924 11
    15005 음악[팝송] 트래비스 새 앨범 "L.A. Times" 6 김치찌개 24/10/29 183 1
    15004 정치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1 매뉴물있뉴 24/10/28 1266 18
    15003 영화왜 MCU는 망했나 17 매뉴물있뉴 24/10/27 1077 10
    15002 게임[LOL]10월 27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10/27 223 0
    15001 게임[LOL]10월 26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2 발그레 아이네꼬 24/10/25 275 0
    15000 여행3박 4일 도쿄 여행 정리 -1- 1 활활태워라 24/10/25 396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