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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07/12 21:25:42수정됨
Name   구밀복검
Subject   부동산 생각 끼적끼적 feat 관치금융 or 꽌시금융
주담대는 지금 폭주 중이죠. 최근 나흘 동안 2조 넘게 나갔으니 은행 문 열자마자 오픈런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6월 말에 금융위가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2개월 연기하면서 영끌 타임 어게인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다들 7월부터는 대출 조이나 싶어서 6월에 대출 막차라고 생각하고 은행 오픈런했는데 7월에도 열어준다고 하니 7월에도 달려갔죠.



하지만 손발이 안 맞는 것이, 금감원은 은행들 조인트 까며 왜 이렇게 대출 많이 해줬는지 힐난하면서 DSR 철저하게 잡으라고 단도리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DSR 도입 늦추면서 완화적으로 굴고 있는데 금감원은 대출 더 못 나가게 옭죄고 있다는 거죠. 금융위 vs 금감원?

https://it.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3092119127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한 서면·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러한 종합 점검은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점검 결과 나타난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아울러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금감원은 각 은행이 연초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목표 증가율을 연간 2~3% 수준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은행들은 상반기 기준 연간 경영목표의 50%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으로 가계대출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2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규제가 영업 현장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시행을 오는 9월로 두 달 돌연 연기하며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루머긴 한데 스트레스 DSR 연기한 게 무슨 정책적 의도가 있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시스템 개발이 지연되어서 기술적 파행으로 이어졌다는 썰이 있습니다. 미심쩍지만 이게 앞뒤는 맞는 것이, 이렇게 보면 금감원이 왜 금융위 대신 날뛰면서 대출 못하게 막는지 설명이 됩니다. 스트레스 DSR을 미루고 싶어서 미룬 게 아니니까 금감원이 대신 '물리적' 스트레스 DSR 거는 셈이죠. 실제로 은행에서도 '금감원이 스트레스 DSR 효과를 내려는 것 같다'라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https://news.bizwatch.co.kr/article/finance/2024/07/03/0029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메시지가 엇갈리면서 은행 입장에선 자체적으로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통해 스트레스 DSR 강화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근데 이게 웃긴 게, 사실 은행들이 이렇게 주담대를 많이 내준 건 금감원이 시켜서 그랬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금감원이 은행들에게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높이라고 시킨 거죠. '변동금리 대출은 위험하니까 앞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위주로 유도해라, 미국은 보니까 금리인상기 와도 다들 고정금리로 대출 받아서 원리금이 안 올라가니까 부동산 폭락이 오지 않더라, 너네들 역마진 좀 보면서 고정금리 대출 좀 싸게 해줘라'라는 것이 금감원의 주문이었습니다.
https://www.g-enews.com/article/Finance/2024/06/202406281813331333bbed569d68_1
[...주기형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주담대 구조 개선 신(新)행정지도' 발표를 통해 은행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을 종전 18%에서 30%로 상향했다. 또 순수고정형과 주기형 상품만 고정금리 주담대로 인정하고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고 5년 후엔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은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기형 주담대를 금리를 낮추고 변동형과 혼합형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니까 금감원이 저금리 고정금리 주담대 종용해놓고 이제 와서 주담대 오픈런 막으라고 빠따치고 있는 격. 물론 그만큼 현재의 대출 증가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긴 하겠죠. 가계대출을 늘린 것도 금감원이고 지금 와서 조이는 것도 금감원이라고 하겠습니다.

여하간 정부의 의도는 이전부터 명확합니다. 부동산 가격 조정은 필요한데, 그렇다고 건설사들 망하고 PF 도산하고 전세사기 속출할 정도는 곤란하다는 것이죠. 대런 애쓰모글루가 썼읍니다 '좁은 회랑'


정부 관점에서 보면 22년 3분기까지는 아파트 폭락하니까 너무 좋다 럭키비키자나였죠. 그런데 4분기에는 레고랜드 사태부터 시작해서 이러다 나라 망하겠다 싶었던 거고, 그래서 23년 1분기에 특례보금자리론 풀고 은행 대출 금리도 낮췄습니다. 그래서 한 8개월 정도 상승장이 이어졌죠. 그런데 이게 또 너무 선넘게 올랐던 겁니다. 게다가 한국은행을 비롯해서 기관장들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줄여야 한다고 잔소리를 실컷 했고요. 그래서 추석 시즌에 특례론도 없애고 50년만기 주담대도 은행들 빠따쳐서 없앴죠. 한국은행이 7월까지만 해도 '통화정책은 긴축적으로, 재정정책은 완화적으로 하면 아다리가 맞을 것 같다'라면서 온건하게 나왔는데, 8월부터는 다시 가계부채 무조건 줄여야 한다고 강경하게 나오고, 9월에는 보고서까지 내면서 쐐기를 박죠. 그리고서 불과 1/2주 뒤에 정부가 대출 상품들 다 때려엎어 버리고요.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80990
[한국은행: 우리나라 금융불균형의 누증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돼 자원 배분의 효율성 저하,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 증대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 특히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해 증가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중장기 안정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금융불균형이 일정 수준 이하에서 관리돼야 하는 만큼 꾸준한 조정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금융불균형 누증에는 부동산 부문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해왔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은 긴 시계에서 일관되게 수립돼야 한다.. ]

그러니까 올해 들어 이렇게 수도권 아파트 떡상하고 주담대 오픈런하고 이런 건 정부의 의도가 아닙니다. 아 역시 문정권의 적자. 완전 왕통윤통이자나
실제로 국토부도 언플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이거 가짜 강세장이다, 하반기에 우리가 공급 늘릴 거고 가계 부채도 긴축할 거라서 절대 부동산 떡상 못한다, 우리는 전정권과 다르다 등등 온갖 수사가 횡행하는 중이죠.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250486638951240&mediaCodeNo=257
[실무진들 발언: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들어본 결과, 서울 및 수도권 가격 상승은 추세적 상승으로 가기에는 제한적이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의 영향도 9억 원 미만 주택으로 제한돼 있고, 금융당국에서도 가계 부채에 대한 관리 기조를 강하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각각 3.8만 가구, 4.8만 가구 수준으로, 지난 10년 장기평균 공급량이 3.8만 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훨씬 많은 수준...빌라 등 비아파트의 공급은 아직 적은 편이지만 이번에 발표한 12만가구 공급 계획 등을 고려하면 (집값) 추세적 상승을 예단하는 것은 조급증일 수 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578486638953536&mediaCodeNo=257
[박상우 장관: 금융장세에 의해 지역적으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등락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문제들이 집값을 몇십 퍼센트 상승시킬 힘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 정부처럼 무지막지하게 몇 년간 오르는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전(全) 정부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장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

갠적으로는 이런 국토부의 말이 정신승리성은 있지만 또 그렇게 틀린 소리는 아니다 싶긴 합니다. 지금도 사실 전국 단위 주택 시장 전체로는 대세상승장이라고 말하기 어렵죠. 어디까지나 서울(혹은 수도권 거점 지역)의 아파트에 한해서 강세인 거니까요. 반대로 지방 / 빌라 / 오피스텔은 약세고요. 후자의 수요가 전자로 집중되면서 생긴 '쏠림장'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미분양 적체 유지 중이고 PF도 경색 유지고, 착공 실적도 좋지 않고요.

물론 전반적인 매크로 상황은 나쁘지 않긴 합니다. 파월은 금리 인하를 예고했고, 옐런은 이미 단기채 발행량 늘리면서 은행들 지준금 늘리는 식으로 유동성 어마어마하게 공급하고 있고(다만 미국 한정으로는 금리인하 하면 단기채 금리도 떨어지면서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리인하와 단기채 금리 인하가 서로 상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그에 맞춰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죠. 하지만 은행들이 역마진 보면서까지 시중금리를 내렸던 지금보다 더 싸게 대출 받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금리인하 한다고 대출이자가 더 내려오지는 않고 그냥 비정상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내려왔던 것이 이제 후반영될 때 금리인하로 상쇄시키는 정도 아닐까. 거기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금감원은 은행들 족치고 있고 국토부도 지금 집 사면 망한다고 나팔 불고 있으니 정부의 부양 의지도 없다고 봐야 하겠고요. 게다가 엔화와 더불어 원화도 환율 압박 받고 있고, 환율 압박 -> 내수 부진 -> 부동산 수요 제약이라는 루트로 이어질 공산이 큰 듯.. 그래서 여전히 지금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or 신생아 특례론/출산 특공 가구 아니면 굳이 영끌해서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읍니다.

그래도 요즘 고정금리 대출 싸긴 싸더라고요. 아주 잠깐 알아봤는데도 3% 초반 주담대는 정말 쉽게 접근 가능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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