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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8/15 21:39:23 |
Name | 구밀복검 |
Subject | 민간 기업의 평생 금융 서비스는 가능할까 |
작년쯤 끼적였던 생각인데 아이데이션 차원에서 재탕해서 공유해 봅니다. - 청년기는 진로상의 시행착오나 정보 부족 등이 문제지 사실 평균적으로 보면 생애소득은 충분히 많이 남은 시기고 적절한 직업 훈련/취업 소개 과정이 동반되면 1-2억 이상의 생애소득 증진도 가능합니다. 단순히 취업 시기가 1년만 빨라져도 40년 뒤 노후 소득으로 보면 거의 1억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죠. - 현재의 소득, 즉 현금흐름은 곧 할인된 채권 일시불로 즉각 환산 가능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주담대는 '네 여윳돈이 다달이 그만큼이면 채권 넘기고 목돈 챙겨가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령 DSR 규제하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가욋돈이 200이라는 것은 30년의 미래소득 7억 2천을 3% 이자로 할인한 값 5억을 현재로 가져올 수 있는 권리(정확히는 여력)를 갖고 있다는 것이죠. - 즉 젊음은 채무 상환력이 높은 노다지인데 현재 금융상의 비효율이 존재하는 셈이죠. - 그럼 금융조직(은행이든 핀테크든 디파이든)이 청년 계층에게 장기로 교육비와 주거비를 대출하고 대신 직업 훈련과 일자리 알선을 전반적으로 매니지먼트하면서 상환 시점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식의 적극적 대출은 어떨까요. - 아마도 이를 위해서는 해당 조직의 BM이 직업학교나 학원, 자격증 취득 기관 같은 트레이닝 사업과도 연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구직 시장 데이터 관리 서비스 같은 것도 필요할 거고요. - 가령 뫄뫄 컴퍼니라는 곳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곳은 자회사로 뫄뫄 뱅크를 거느리고 있는데, 뫄뫄 뱅크에서 채무자의 학력과 경력과 주거지와 최근 노동 시장 흐름이나 사업 전망 등을 바탕으로(아주 정량적이지는 않더라도) 퐈퐈 직업군을 추천해주고 그에 맞춰 소개로 뫄뫄 뱅크 산하의 뫄뫄 아카데미 코딩 학원을 추천해준다든지 하면 어떨까요. - 말하자면 내일배움카드나 내채공 같은 것들을 복수의 민영 금융기관이 수직 계열화를 통해 좀 더 규모 있는 사업으로 꾸리는 것이 됩니다. - 이걸 정부 사업과 연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가령 수도권이 아닌 광주나 창원이나 울산이나 세종 같은 곳으로 주거와 교육 입지를 유도하고 그에 맞게 정부 기관이 지급 보증을 부분적으로 서준다든지 이자 지원을 해준다든지 대출 상한을 올려준다든지 등등의 유인을 제공하는 식으로.. 말하자면 노량진 같은 걸 지역 거점 도시에 만드는 건데 노량진은 고시촌이라면 이건 지방 거점에 직업 훈련촌을 세우면서 분산을 유도하는 것이죠. 세종 에듀 타운이라든지 빛고을 성균관이라든지 달구벌 오라클이라든지. - 어쩌면 해당 업체가 아예 연금이나 펀드 서비스도 같이 제공하면서 아예 평생 클라이언트가 되는 식으로 현금흐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이를테면 뫄뫄 뱅크에서 2억 빌려서 사회 진출 초기의 주거 문제와 취업 난관을 해결하고 향후 20년 동안 부채를 갚아 나가면서 저축도 뫄뫄 뱅크에 하고 연금은 뫄뫄 투자자문에 넣고 투자는 뫄뫄금융으로 하고 직장인&실직자&재취업 교육 과정은 뫄뫄 아카데미에서 하고 그런 식.. 전세사기 당하면 뫄뫄 디텍디브가 추심해주고 ㅋㅋ - 평생담보대출? 평담대? 여튼 이 과정 중에 결혼/출산이 발생하면 그에 맞게 인센티브를 추가로 부여한다든가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그냥 가벼운 생각인데 토스같은 핀테크 기업들이 품어봄직할 야망이 아닐까 싶어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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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직업 훈련/취업 소개가 한국 고용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ㅋ... 우리나라 사회진출 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남성의 경우 군대 문제도 물론 있지만 입시 n수, 공시, 전문직 자격증, 휴학 후 스펙 쌓기 등등 때문인데 이 모든 건 결국 '취직'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직업의 티어'를 끌어올리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죠. 그러니까 청년들이 정보 없고 훈련 받을 여건이 안 되서 어리버리하다가 취직 못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정보는 어느정도 오픈되어있고 gap year까지 가질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플랜 A 도전하다가 안... 더 보기
적절한 직업 훈련/취업 소개가 한국 고용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 큰 문제ㅋ... 우리나라 사회진출 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남성의 경우 군대 문제도 물론 있지만 입시 n수, 공시, 전문직 자격증, 휴학 후 스펙 쌓기 등등 때문인데 이 모든 건 결국 '취직'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직업의 티어'를 끌어올리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죠. 그러니까 청년들이 정보 없고 훈련 받을 여건이 안 되서 어리버리하다가 취직 못 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정보는 어느정도 오픈되어있고 gap year까지 가질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플랜 A 도전하다가 안 되니까 플랜 B로 넘어가고 그거 안 되면 플랜 C D E ... 이런식으로 순차적인 경로를 밟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을 안 한다는 거. 고등학교 졸업하면 칼 같이 대학가고 대학가면 또 4년 뒤에 칼같이 졸업해서 어디가 됐든 칼 같이 취직한 뒤 '직업 활동을 통해 혹은 그와 병행 하며' 스펙을 끌어올리는 시스템과 비교해봤을 때 뭔가 대단히 비효율적이죠. 당장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핫한 자격증 중 하나인 CPA를 예로 들면 미국 같은 경우는 이게 기본적으로 직장인이 보는 시험입니다. 미국은 회계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전문 직종이 이런식으로 '다른 커리어와 병행 가능하거나 전환이 가능함'을 전제로 시스템이 짜여져 있죠. 반면 한국은 회계사 하려면 일단 딴거 다 때려치우고 CPA에 3년 꼬라박고 안 되면 세무사, 감평사, 금공 이런식으로 내려오는 구조ㅋ 왜 상황이 이런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죠. 경쟁의 과열, '출신과 성분'을 중요시 하는 성향, 노동시장의 경직성, 한국인 특유의 자기승격 욕망, 한국 경제 내의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등. 이렇게 큰 그림으로 확장하고 보면 모든 것은 자원 배분의 문제라는 인기있는 take들이 조금은 낙관적으로 느껴지죠. 그리고 위 글의 논점과 벗어나는 것이긴 한데 시장주의적 효율성에 대해 사람들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한국 청년들이 골방에서 공부하면서 썪어가는 것에 그 어떤 가치도 부여하지 않습니다. 시장은 오직 노동생산성만을 보상해주니까요. 한마디로 한국식 차가운 '경쟁'은 반시장주의고 반자본주의라는거.
제가 좀 시니컬 한 걸 수도 있는데 저는 이게 큰 스케일로 시행되서 청년 빈곤에 대한 안전망과 work force의 효율성 둘 다에 기여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진출 연령을 낮추는 것보다는 높이는데 기여할 공산이 더 크다고 봅니다. 제 k유니버스에선 결국 플랜 A에 더 원코 더 얹어준다는 소리라고 생각해서; 그리고 제가 시장효율성에 대한 믿음이 좀 커서 이런 개입주의를 좀 색안경 끼고 보게 되더라고요ㅋ 이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법은 결국은 존재하는지도 불분명한 시장불균형을 교정한다는 것보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어야만 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정책은 인기가 있을 수가 없죠.
디테일까지는 생각 안 해봤지만 원리금 상환을 가령 대출 1년 뒤 시점부터 개시하는 등 (체증식으로 한다 치고) 상환 압박을 하는 식으로 일정 기한 내에 기업이 추천한 직업군 및 직장을 선택하면서 성인 직장인 교육을 병행하는 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건 시장의 선택에 따라 행해질 테고요. 만약 구직자들이 이런 것에 끌린다면 그 유인은.. 남들보다 빠른 시점의 자본(부채) 확보, 직업 큐레이션, 생산성 향상 등등이겠죠. 만약 이런 기업의 매니지먼트 시스템 내에 포섭되는 게 개인의 생애주기상 유리하다는 게 중기적으로 확인... 더 보기
당연히 이건 시장의 선택에 따라 행해질 테고요. 만약 구직자들이 이런 것에 끌린다면 그 유인은.. 남들보다 빠른 시점의 자본(부채) 확보, 직업 큐레이션, 생산성 향상 등등이겠죠. 만약 이런 기업의 매니지먼트 시스템 내에 포섭되는 게 개인의 생애주기상 유리하다는 게 중기적으로 확인... 더 보기
디테일까지는 생각 안 해봤지만 원리금 상환을 가령 대출 1년 뒤 시점부터 개시하는 등 (체증식으로 한다 치고) 상환 압박을 하는 식으로 일정 기한 내에 기업이 추천한 직업군 및 직장을 선택하면서 성인 직장인 교육을 병행하는 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건 시장의 선택에 따라 행해질 테고요. 만약 구직자들이 이런 것에 끌린다면 그 유인은.. 남들보다 빠른 시점의 자본(부채) 확보, 직업 큐레이션, 생산성 향상 등등이겠죠. 만약 이런 기업의 매니지먼트 시스템 내에 포섭되는 게 개인의 생애주기상 유리하다는 게 중기적으로 확인이 되면 아마 더 끌릴 수 있을 테고. 말하자면 기업이 개인들에게 얼마나 적실한 솔루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장악력이 달라질 거라 보고 그 점에서 개입주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개입주의적일 수 있고, 또 본문에서 정부 정책과의 연계를 언급하기도 했기에(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업과 정부가 결이 맞으면 할 수 있다는 의미) 개입주의로 흘러갈 소지는 있습니다만.
다만 기업이 이렇게 대출 퍼주기를 한 다음에 교육 사업과 금융적 이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긴 하군요. 사업 부문도 이질적이라 파이프라인이 잘 연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일 거고. 근데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인 교육 시장으로 진출하는 순간 이 비슷한 그림 정도는 바라 보게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당연히 이건 시장의 선택에 따라 행해질 테고요. 만약 구직자들이 이런 것에 끌린다면 그 유인은.. 남들보다 빠른 시점의 자본(부채) 확보, 직업 큐레이션, 생산성 향상 등등이겠죠. 만약 이런 기업의 매니지먼트 시스템 내에 포섭되는 게 개인의 생애주기상 유리하다는 게 중기적으로 확인이 되면 아마 더 끌릴 수 있을 테고. 말하자면 기업이 개인들에게 얼마나 적실한 솔루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장악력이 달라질 거라 보고 그 점에서 개입주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개입주의적일 수 있고, 또 본문에서 정부 정책과의 연계를 언급하기도 했기에(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업과 정부가 결이 맞으면 할 수 있다는 의미) 개입주의로 흘러갈 소지는 있습니다만.
다만 기업이 이렇게 대출 퍼주기를 한 다음에 교육 사업과 금융적 이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긴 하군요. 사업 부문도 이질적이라 파이프라인이 잘 연결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일 거고. 근데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성인 교육 시장으로 진출하는 순간 이 비슷한 그림 정도는 바라 보게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어폐가 있었는데 맞아요. 개입주의는 아니죠ㅋ 다만 시장이 숨겨진 꿀을 놓치고 있다 <<< 저는 이 발상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것. 그런게 있었으면 이미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게 결국 시장효율성에 대한 믿음이니까요. 근데 사실 위의 발상에 대한 제 반감의 기원은 이런 것도 있지만...
주장을 단순화하면 초중고 + 대학교이라는 인재 양성 시스템 위에 취직 쪽으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한 layer 더 추가하면 청년 고용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인데 저는 과연 신입사원 채용이 사회적으로 그... 더 보기
주장을 단순화하면 초중고 + 대학교이라는 인재 양성 시스템 위에 취직 쪽으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한 layer 더 추가하면 청년 고용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인데 저는 과연 신입사원 채용이 사회적으로 그... 더 보기
어폐가 있었는데 맞아요. 개입주의는 아니죠ㅋ 다만 시장이 숨겨진 꿀을 놓치고 있다 <<< 저는 이 발상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것. 그런게 있었으면 이미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게 결국 시장효율성에 대한 믿음이니까요. 근데 사실 위의 발상에 대한 제 반감의 기원은 이런 것도 있지만...
주장을 단순화하면 초중고 + 대학교이라는 인재 양성 시스템 위에 취직 쪽으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한 layer 더 추가하면 청년 고용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인데 저는 과연 신입사원 채용이 사회적으로 그 정도의 시그널링과 스크리닝이 필요한 프로세스인지 의문이거든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첫 취직 전에 이 정도로 뭔가 준비를 하고 증명을 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제 눈에는 이건 교육의 부족이라기보다는 과잉에서 오는 문제로 보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란 건 적당히 제도권 교육 마치고 적당히 취직해서 '일 하면서' 그 경험을 통해 올리는 것인데 현재 그 '일 하면서'가 안 되는 것이 문제인 한국에 대한 해법으로 더많은 교육과 자원을 투자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거든요. 이미 더 많은 교육과 자원을 꼬라박고 있는 상태니까요. 근데 이건 제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나오는 개인적인 rant이고ㅋㅋㅋ 이런 뜬금포 사회비평 같은거 빼고 말씀하신 내용은 현 구조 하에서 이상한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럴바에야 그냥 대졸자를 위한 섹터별 수능/기업별 배치표 만들어서 뽑고 대신 응시제한 3회 정도 걸면 어떤가 하는 상상도 해봄ㅋ 근데 결국 이런 상상들은 다 근본적으로 현 구조가 너무 기형적이라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주장을 단순화하면 초중고 + 대학교이라는 인재 양성 시스템 위에 취직 쪽으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한 layer 더 추가하면 청년 고용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인데 저는 과연 신입사원 채용이 사회적으로 그 정도의 시그널링과 스크리닝이 필요한 프로세스인지 의문이거든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첫 취직 전에 이 정도로 뭔가 준비를 하고 증명을 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제 눈에는 이건 교육의 부족이라기보다는 과잉에서 오는 문제로 보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란 건 적당히 제도권 교육 마치고 적당히 취직해서 '일 하면서' 그 경험을 통해 올리는 것인데 현재 그 '일 하면서'가 안 되는 것이 문제인 한국에 대한 해법으로 더많은 교육과 자원을 투자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거든요. 이미 더 많은 교육과 자원을 꼬라박고 있는 상태니까요. 근데 이건 제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나오는 개인적인 rant이고ㅋㅋㅋ 이런 뜬금포 사회비평 같은거 빼고 말씀하신 내용은 현 구조 하에서 이상한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럴바에야 그냥 대졸자를 위한 섹터별 수능/기업별 배치표 만들어서 뽑고 대신 응시제한 3회 정도 걸면 어떤가 하는 상상도 해봄ㅋ 근데 결국 이런 상상들은 다 근본적으로 현 구조가 너무 기형적이라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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