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2/10 16:34:07
Name   Picard
Subject   회사 생활 참..... 거시기 하네요.
안녕하세요. 중견기업 중년회사원입니다.

23년이 되면서 많은 이벤트가 있었는데... 너무 바빠서 제대로 정리해볼 시간도 없었습니다.
오늘 회의가 하나 취소되면서 짬이 나서 시간 되는데까지만 정리해 봅니다.

1. 누가 실세인지 보여주는 인사발령

제가 한때 모셨던, 모시기 까다로와서 스트레스 엄청 받던 부사장이 짐싸고 나갔습니다.
제가 이분에게 좋은 감정은 없는데... 지방근무이긴 하지만 기술기획팀장하던 저를 공장의 팀원으로 보냈거든요.
그래도 팀장에서 팀원으로 좌천시킨게 미안했는지 성과급이나 평가등급은 좀 챙겨줬더라고요. 참 이해가 안갔습니다. 지방 근무이긴 하지만 본사 조직에서 팀장하던 사람을 공장 팀원으로 좌천 시키면서 평가는 잘준게...
인사팀에서도 의아했을 듯

이분이랑 치열하게 라이벌 싸움 하시던 분이 완전히 승리 선언하면서 부사장 휘하 조직을 대폭축소하면서 내보냈더라고요. 나가는게 먼저 결정되고 조직을 축소시킨건지, 조직을 축소시키니까 나간건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번 인사발령은 사장의 승리선언으로 읽혀졌습니다.

그리고 저희 공장장도 실세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작년 1년, 공장장의 맘에 안들어 보였던 팀장, 파트장들이 모두 인사이동을 당했습니다.
그나마 팀장급으로 이동한 분은 다행이고, 10년 팀장 하던 고참이 후배가 팀장으로 있는 팀의 팀원으로 보내고, 경기도 1공장에서 일 잘한다는 사람을 저희 공장 파트장급으로 끌고 오면서, 대리급 한명 보내주고....

저희 팀장도 바뀌었는데, 이번 팀장이 공장장보다 고참에 이분이 팀장할때 공장장이 그 아래서 과장 하던 정도의 차이라서 작년 한해 존중해주는 시늉하면서 구박하더니, 다른데로 보내고 1공장에서 예전에 자기 밑에서 파트장 하던 사람들 데리고 왔습니다. 1공장장이 실세였으면 절대 안 뺐겼을 사람들이 저희 공장으로 온거죠.

짬을 좀 먹은 사람들은 '아... 공장장 두명중 실세는 2공장장이구나... 본사에서 실세는 사장과 전무구나..' 라고 읽었습니다. 씁쓸하더군요.


2. 연봉은 깎였는데 일은 늘어나고...
옛날에는 그나마 인쇄된 연봉계약서에 자필 서명이라도 하게 해서 공장장이나 본부장이랑 짦은 면담이라도 했습니다.
'피대리.. 올해 평가는 이렇게 나와서 연봉이 이렇게 결정 되었네.. 뭐 힘든 점 없나?' 라면서 연봉계약서 서명기간에는 공장장이나 본부장이 하루종일 면담했습니다. 인당 10분도 안걸린것 같지만..

그런데, 오너 바뀌고서는 연봉계약서 시스템 오픈되면 읽어보고 '동의합니다' 체크하고 저장 누르면 끝입니다.
공장장은 커녕 팀장이랑도 면담 안합니다.
제가 팀장할때는 그래도 팀원들이랑 면담 하긴 했습니다. 사업부장님이 이렇게 평가 하셨는데, 내 생각에는 이부분을 좀 고쳐야 할것 같다. 올해는 이게 이슈니까 이쪽으로 어필 좀 해보자...
그런데 팀원으로 왔는데 아무도 면담의 ㅁ도 안꺼내더라고요.

연봉계약서 시스템 오픈된날 바빠서 좀 늦게 봤는데... 5% 깎였더군요. 2년전 연봉으로 돌아갔습니다.
기분 참 더럽더군요. 직장인이 회사 다니면서 받는 보상이라는게 결국 진급과 연봉상승인데...
작년에는 팀장에서 팀원으로 좌천되고... 올해는 연봉 삭감...
항의해봐야 바뀔거 없는거 알만한 짬이지만...
팀장 건너뛰고 공장장한테 갔습니다. 어차피 최종평가는 공장장이 하는 거니까...

찾아가서 '결과 바뀌지 않을거 알지만 그래도 말씀은 들어보고 싶습니다. 좌천에 이어 삭감이면 회사 그만두라는 거 아닙니까?' 라고 던졌고요. 당연히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뭐 제가 차장급에서는 최상위랍니다. 이번에 사업부 평가가 매우 안 좋아서 연봉 오른 사람이 없다. 천만원 깎인 사람도 있는데, 너는 그정도는 아니지 않냐.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깎인거 이상으로 받아내겠다!' 라는 복수심으로 딴 맘 먹지 말고 올해 열심히 하라고...
(딴맘먹지 말라는거 보니 그만둘까봐 걱정은 되나 봅니다..)

그리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피차장이 연봉계약서 나온날 공장장실을 박차고 들어갔다고... 많이 깎였나 보네... 라고..

그리고 공장장, 팀장, 파트장이 오더를 막 던집니다. 다 쉽지 않은 건데... 무지 열심히 해서 성과내서 내년에 복수하라는건지...
하... 불황이라고 이직자리도 안뜨고, 오퍼도 안오고... ㅠ.ㅠ

오늘은 이만..




10
  • 위로의 추천 남깁니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583 사회서구와 동아시아에서 추구하는 자유는 다르다 13 카르스 23/02/21 2506 7
13582 음악[팝송] 퀸 나인티 투 새 앨범 "The People's Champ" 김치찌개 23/02/21 1816 1
13580 일상/생각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정직하게 너를 마주하는 것 7 양라곱 23/02/20 2100 10
13579 기타2016년 에버그린 대학교사태 vs 2023년 Telluride 여름학교 18 은머리 23/02/20 2711 15
13577 기타헤어짐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18 1cm 23/02/17 3621 27
13575 정치뜬금없이 떠오르는 코로나 사태 당시 느낀 불편함 7 OneV 23/02/16 2478 1
13574 과학/기술프로젝트 툰드라 4 copin 23/02/16 2280 1
13573 일상/생각아들의 현질 금액이 자꾸만 올라가서 고민입니다. 20 큐리스 23/02/16 3858 0
13571 게임말 나온김에 심심해본 LCK 도깨비팀 평행이론(?) 4 SCV 23/02/15 2100 1
13570 IT/컴퓨터성지에 대해서.... 16 퍼그 23/02/15 1894 0
13569 사회한국인과 세계인들은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삶을 어떻게 보는가 6 카르스 23/02/15 2305 6
13568 IT/컴퓨터ChatGPT 에게 만년필을 묻다 10 SCV 23/02/15 2385 4
13567 기타IEM 카토비체 2023 결승전 우승 "올리베이라" 5 김치찌개 23/02/14 1733 0
13566 정치으르신에게 들은 윤통 천재설... 10 Picard 23/02/14 3097 1
13565 일상/생각와이프가 가끔 식물?처럼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9 큐리스 23/02/13 2951 16
13564 사회인생을 망치는 가장 손쉬운 방법 20 아이솔 23/02/13 2939 16
13561 역사수학 잘하는 동아시아인의 역사적 기원 28 카르스 23/02/12 3153 4
13560 기타소똥학 개론 - 1 6 천하대장군 23/02/11 2074 6
13559 스포츠[MLB] 다르빗슈 유 샌디에이고와 6년 108M 계약 김치찌개 23/02/11 2390 0
13558 오프모임이번주 일요일(12일 11시반) 한우에 낮술 한잔 하시죵(☆한우로 변경) 21 소주왕승키 23/02/10 2480 9
13557 IT/컴퓨터아이폰 c타입 루머 관련해서.. 26 CheesyCheese 23/02/10 2259 1
13556 일상/생각회사 생활 참..... 거시기 하네요. 4 Picard 23/02/10 2949 10
13555 정치윤통은 내년 총선에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거 아닐까요? 28 Picard 23/02/10 3187 0
13554 기타참깨, 들깨 생육 개론 19 천하대장군 23/02/08 2227 11
13553 일상/생각내돈내산 뷰티템 리뷰 13 Only 23/02/08 2301 1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