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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2/28 02:06:08 |
Name | 구밀복검 |
Subject | 2016년 1년 결산을 해봤습니다. 추천작 15개. |
![]() 영화 팟캐스트 영화계의 구밀복검입니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를 결산해보았네요. 한국 개봉일 기준으로 총 15개의 영화를 추천작으로 추려보았습니다. 패널 둘의 공통 추천작 5편, 개인별 추천작 각 4편, 그리고 감투상 각 1편입니다. 이외에도 주연상, 올해 최악의 장면, 올해의 명장면, 올해의 명대사 등도 꼽아보며 한 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2부 : http://www.podbbang.com/ch/8720?e=22165349 3부 : http://www.podbbang.com/ch/8720?e=22165348 1. 공통추천작 5편 ![]() 사울의 아들, 네메시 옐레시 라슬로 ![]() 최악의 하루, 김종관 ![]() 우리들, 윤가은 ![]() 레버넌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 나와 친구/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알폰소 고메즈-레종 2.효식이 추천작 및 감투상 ![]() 유스, 파올로 소렌티노 ![]() 45년 후, 앤드루 헤이그 ![]() 룸, 레니 에이브러햄슨 ![]() 라 라 랜드, 데이미언 셔젤 ![]() [감투상] : 사돈의 팔촌, 장현상 3. 복검이 추천작 및 감투상 ![]() 캐롤, 토드 헤인스 ![]() 다가오는 것들, 미아 한센-뢰베 ![]()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 피에로 메시나 ![]()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홍상수 ![]() [감투상] : 아이 인 더 스카이, 개빈 후드 * 이에 앞서 각자 한 주간 감상한 영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봤습니다. 1부 : http://www.podbbang.com/ch/8720?e=22165349 - 특전 유보트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국가의 탄생 - 인톨러런스 - 가려진 시간 - 골렘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1-09 09:36)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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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를 좋아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것부터 꼽자면 <우리들>, <최악의 하루>, <사돈의 팔촌>, <아이 인 더 스카이>, <라 라 랜드> 정도입니다. 재미로만 따지면 <아이 인 더 스카이>가 가장 좋았네요. 영국 정부가 자신들이 주시하고 있던 테러리스트가 소말리아의 안가로 숨어들었다는 첩보를 받자, 드론을 출동 시켜 미사일 어택으로 테러리스트를 제거할 계획을 세우는데, 하필 안가 근처에 빵을 팔아 끼니를 연명하는 소녀가 있어 혹여 폭발에 휘말릴까봐 폭격의 실행이 지체된다는 내용이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캐롤>이고요.
말씀대로 '드론으로 미사일 폭격을 하는, 하늘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대이지만, 정작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고 이는 정치와 윤리로 귀결된다'는 소재의 선택 자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도대체 왜 그 높으신 분들께서 고작 빵팔이 소녀의 생사에 그리 지대한 관심을 지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건 '휴머니즘적 동기'라는 영화외적인 개입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만.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전개 과정이 고도로 '설계'되었다는 것은 작위성을 느끼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치밀하게 등락과 완급이 맞물리는 구성적인 재미가 있더군요. 성룡 같은 홍콩액션들 보면 그토록 작위적일 수 없지만 그 작위성 때문에 액션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합을 이루듯. 그 인위성과 허상성을 정당화하는 것은 '어차피 오락이니까'라는 판단이고요. <아이 인 더 스카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낀 작위성은 군사,정치 수뇌부와 훈련된 무인기 파일럿이 여자아이 하나 때문에 작전을 지연시키는 허구성은 아니었습니다. 영화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고요. 그 상황을 가지고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사건들 하나하나가 너무 오락적 재미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라서, 영화가 내세우고 고민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무고한 목숨을 달린 딜레마를 다루고 있는데 영상문법적으로 보면 오락을 위해 그 무고한 목숨을 가지고 조율하는 상황을 타자화시키고 있었거든요. 사실 어떤 선택이 나오느냐,... 더 보기
제가 느낀 작위성은 군사,정치 수뇌부와 훈련된 무인기 파일럿이 여자아이 하나 때문에 작전을 지연시키는 허구성은 아니었습니다. 영화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고요. 그 상황을 가지고 일을 진행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사건들 하나하나가 너무 오락적 재미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라서, 영화가 내세우고 고민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무고한 목숨을 달린 딜레마를 다루고 있는데 영상문법적으로 보면 오락을 위해 그 무고한 목숨을 가지고 조율하는 상황을 타자화시키고 있었거든요. 사실 어떤 선택이 나오느냐, 선택하는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이 영화의 주제도 아니고 주제가 될 수도 없었고요. 결국 하늘 위에서 드론으로 보는 전쟁에서도 인간성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가 제시하고싶은 전쟁속 휴머니즘의 판타지였는데.. 그걸 끝까지 고수하지를 못한다면 이게 그냥 안타까운 상황을 다룬 수 많은 오락영화와 무엇이 다를까 싶었거든요.
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소재빨에서 나오는 영감을 관념으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성룡영화나 놀란 영화 보듯 봤습니다. 개성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굳이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하지 못하여 예술이 될 수 없는 상품이, 전략적으로 취하는 스타일이라는 외피 및 구성미의 매너리즘적 쾌감' 정도입니다. 기능적이지만 '박자'가 리드미컬하게 맞으니까 그 자체로 재미있었네요(마치 <위플래시>의 인위성이 드럼의 리듬에 가까운 미감을 주듯). 거창한 윤리의식에 이반되는 포르노적 작법이란 게 역... 더 보기
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소재빨에서 나오는 영감을 관념으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성룡영화나 놀란 영화 보듯 봤습니다. 개성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굳이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하지 못하여 예술이 될 수 없는 상품이, 전략적으로 취하는 스타일이라는 외피 및 구성미의 매너리즘적 쾌감' 정도입니다. 기능적이지만 '박자'가 리드미컬하게 맞으니까 그 자체로 재미있었네요(마치 <위플래시>의 인위성이 드럼의 리듬에 가까운 미감을 주듯). 거창한 윤리의식에 이반되는 포르노적 작법이란 게 역겨움을 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의 주제든 등장인물들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레토릭이고 NPC라서 사회실험극의 팩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거부감이 크지 않았네요(<인셉션>이 그러하듯). 소재가 가진 포텐셜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싶어 소재가 아쉽기도 하고, 포르노가 아닌 오리지널이 될 수 있는 개선점들이 여럿 떠오르긴 합니다만, 만약 그런 부분이 충족 되었다면 굳이 감투상 딱지를 붙이진 않았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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