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02/20 07:58:04
Name   legrand
Subject   창녀와 성녀 동일시 개념은 뭐가 시초인가요?
안녕하세요.

김기덕 영화도 그렇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도 그렇고

창녀와 성녀를 동일시 하는 도식화가 깔려 있는거 같은데요.

이런 도식화를 최초로 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떤 서적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키워드만 던져주시면 알아서 구글링 해보겠읍니다 ㅠㅠ)

답변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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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rand
감사합니다. 읽어보겠습니다..
아 아니예요 이건 농담삼아... ㅇㅁㅇ
연관은 있겠지만 시초라고 부를것까진 아니고 ㅇㅁㅇ;;;;;; 죄송요...
기독교적인 도식이라면 마리아 막달레나가 시초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염
엘에스디
음 역시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중세시대에도 흔히 'holy harlot'이라고 칭하는 창녀 성인담이 구전되기도 했어요. 성 아프라 같은 경우에는 비너스 신전의 '히에로둘레 hierodule'였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좀 비슷할지도요?
이집트의 마리아나 성 타이스(Thaïs)같은 인물들도 있고요. 사실 '성스러운 창녀'로서의 이미지가 형성된 시기 자체는 막달라 마리아하고 비슷하기도 하고, 서로 합쳐지거나 분리되기도 했던 모양이지만...
소원의항구(FTHR컨설팅)
저도 짧은 지식을 던지자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기생 라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성을 정복하기 전에 첩자를 들여보냈는데, 발각이 되어 쫓기던 중
기생 라합이 그들을 숨겨줘서 살아날 수 있었고요.

그 대신 여리고성 정복시에 자신과 그 가족은 해치지 말아달라는 약속을 했죠.
그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기도 했어요.
2
legrand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네요... 오늘도 이렇게 알고갑니다. 감사드립니다.
리자베타는 한마디로 말해서 가난하고 모욕당한 사람,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학대받고 착취당하는 사람, 짓밟히고 억눌린 사람 모두를 대표한다. 그녀는 라스콜니코프가 꾼 어린 시절 꿈에 나오는, 술 취한 농부들에게 맞아 죽는 암말에 가장 근접하는 인물이다.

리자베타는 ... 이른바 유로지비(Iurodivy)라는 존재다.

유로지비는 흔히 ‘바보 성자(Holy Fool)’라 번역되는, 러시아 문화의 한 독특한 현상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바보, 광대, 미치광이 등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존재들 중에 신의... 더 보기
리자베타는 한마디로 말해서 가난하고 모욕당한 사람,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학대받고 착취당하는 사람, 짓밟히고 억눌린 사람 모두를 대표한다. 그녀는 라스콜니코프가 꾼 어린 시절 꿈에 나오는, 술 취한 농부들에게 맞아 죽는 암말에 가장 근접하는 인물이다.

리자베타는 ... 이른바 유로지비(Iurodivy)라는 존재다.

유로지비는 흔히 ‘바보 성자(Holy Fool)’라 번역되는, 러시아 문화의 한 독특한 현상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바보, 광대, 미치광이 등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존재들 중에 신의 음성을 듣고 그 뜻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었고 그들을 ‘바보 성자’라 불렀다. 지저분한 몰골,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머리, 덥수룩한 수염, 누더기 옷, 일부러 몸에 걸친 쇠사슬 같은 것이 유로지비들의 외적 표징이었는데, 그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갖은 수모를 다 당하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처형당한 그리스도의 길을 따른다는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위한 바보’라 불리기도 했다. 지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가장 비천한 이들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그리스도와 가장 닮은 존재로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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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는 가장 비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어린 소녀이다. 그녀는 문자 그대로 최하의 삶을 이어 가고 있다. 돈도 없고 교육도 받지 못했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거기에 배다른 동생들과 계모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런 소냐가 죄인을 갱생으로 인도하는 인물로 선정된 것은 도스토옙스키의 정교적 관점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스스로를 비천하다고 여기는 소냐만이 우밀레니예를 통해 교만한 죄인 라스콜니코프를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다. 소냐는 리자베타와 마찬가지로 바보 성자이며 그녀의 낮춤과 비움과 순명은 라스콜니코프의 지식과 교만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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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는 가장 비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어린 소녀이다. 그녀는 문자 그대로 최하의 삶을 이어 가고 있다. 돈도 없고 교육도 받지 못했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거기에 배다른 동생들과 계모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런 소냐가 죄인을 갱생으로 인도하는 인물로 선정된 것은 도스토옙스키의 정교적 관점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스스로를 비천하다고 여기는 소냐만이 우밀레니예를 통해 교만한 죄인 라스콜니코프를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다. 소냐는 리자베타와 마찬가지로 바보 성자이며 그녀의 낮춤과 비움과 순명은 라스콜니코프의 지식과 교만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다.

https://openlectures.naver.com/contents?contentsId=79163&rid=2892&lectureType=classic

기억나는 건 위 링크정도네요. 일단 질문하신 내용은 기독교 문학이라... 성경에서 가장 낮은 자들에게 내가 있다고 했던 부분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수영 저자의 <명랑철학>을 권해드립니다.

기독교와 약자-강자의 도식은 니체의 삶 전체를 씨름하게 만든 과제였어요. 창녀는 창녀, 가난한 사람은 가난할 뿐인데 성경은 왜 그들에게 복이 있다고 말하냐는 것이지요.

기독교가 말하기를, "비참한 자만이 오직 착한 자다. 가난한 자, 무력한 자, 비천한 자만이 오직 착한 자다. 고통 받는 자, 궁핍한 자, ... 또한 유일하게 경건한 자이며 오직 그들에게만 축복이 있다." 이라고 했어요.

니체는 이런 '마음이 무너진 자들'이 인생 뒤에 구원이 있으리라는 기독... 더 보기
+ 이수영 저자의 <명랑철학>을 권해드립니다.

기독교와 약자-강자의 도식은 니체의 삶 전체를 씨름하게 만든 과제였어요. 창녀는 창녀, 가난한 사람은 가난할 뿐인데 성경은 왜 그들에게 복이 있다고 말하냐는 것이지요.

기독교가 말하기를, "비참한 자만이 오직 착한 자다. 가난한 자, 무력한 자, 비천한 자만이 오직 착한 자다. 고통 받는 자, 궁핍한 자, ... 또한 유일하게 경건한 자이며 오직 그들에게만 축복이 있다." 이라고 했어요.

니체는 이런 '마음이 무너진 자들'이 인생 뒤에 구원이 있으리라는 기독교의 메세지 때문에 삶을 조건식으로(지금 창녀로 고생-후일 천국) 받아들이는 걸 경고했어요.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어떤 시련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자만이 초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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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rand
오.. 감사드립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로하이
댓글로 많은 것을 배우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이곳은 지식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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