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7/08/31 14:16:50
Name   매일이수수께끼상자
Subject   [고우영 화백의 수호지] 원전과 비교해서 어떤가요?
안녕하세요
최근 고우영 화백 작품을 정독하고 있습니다.
말이 정독이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사실 이제 임꺽정/수호지 정도 다 읽었는데요.

음...저는 제가 프로불편러 기질이 쪼끔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수호지는 증말 어마어마하게 불편하더라고요;;
소설로 읽은 건 아주아주 어렸을 때라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노지심 양산박 정도??) 커서 만화로 다시 읽으니 뭔 세계관이 '쓰레기급'...

마음에 안들면 죽이고 영웅호걸.....
아무 여자나 덮치고 결혼하고 영웅호걸......
영웅호걸 스카웃하기 위해 몰래 아이를 빼돌려 납치+살해 -> 싸움이 나자 중재자가 "저렇게까지 당신을 원하니 당신은 행복한 사람" -> 의리 으쌰으쌰 술 파티

그런 영웅호걸들은 서로를 보며 "시대가 저런 인재를 죄인으로 만들었어..." 타령...
사실은 살인/납치/방화/테러범들인데 작가까지 합세하여 시대 탓...

으음;;;

임꺽정에서도 포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백성들 윤간하는게 암시/묘사되던게 살짝 불편했지만, 뭐 당시가 정말 그랬나부다.. 이러고 넘어갔는데 수호지는 정말 원전도 이렇게 쓰레기급 세계관이 나오는가? 싶을 정도로 궁금하네요.
그때가 워낙 옛날이라 시대가 다 그랬다..고는 하지만 ... 작가분(원 작자이든 고 화백이시든)도 은근 그 시대를 '로망'처럼 바라보는 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불편불편 ㅜㅜ 했습니다.

제가 수호지에 대해서 아는 게 전무해서 그런 건데, 이거 나름 삼국지급으로 인정받는 작품 아니었던가요?
원래 수호지에 나오는 영웅상이 다 이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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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S2
머.. 세종대왕도 인간의 평등함을 부인한 전제군주였는데요 머...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으.. 하긴...요...
구밀복검
원전이 고우영 수호지보다 수위가 높으면 높았지 낮진 않습니다. 고우영 수호지야 만화라서 대충 유머로 때우고 넘어가는 부분도 많은데 원전에선 그걸 문장으로 상세히 서술하고 있어서. 뭐 머리가 어떻게 터졌다든가 뇌수가 어떻게 흘러나왔다든가...
송나라 시대 배경의 마피아/갱스터물을 명나라 때에 정리한 것이니 비윤리적일 수밖에요. 고대 중국 배경의 GTA라고 생각하면 뭐..그 시절 대중들의 욕망이 솔직하게 반영되었다고 보면 되겠죠. 고우영 수호지가 시작되었던 70년대만 해도 그런 여과없는 시원시원함과 패거리의 떼법놀음이 공공연하게 해학거리가 될 수 있었던 시대고.
매일이수수께끼상자
70년대만 해도 그런 여과없는 시원시원함과 패거리의 떼법놀음이 공공연하게 해학거리가 될 수 있었던 시대 ...

요 부분이 제가 간지러웠던(불편했던 혹은 궁금했던) 부분이네요.
요즘 수호지를 누군가 만화로 그린다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ㅎㅎ

정성스런 답변 감사합니다.
Beer Inside
고우영씨가 살아 돌아와서 다시 세세하게 그렸으면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파란아게하
그 나관중 삼국지에서도
자기 집에 유비가 왔는데 대접할 게 없어 아내 죽이고 그 고기로 대접했다는 내용 있지 않나요. 충격.
수호지는 대놓고 산적 얘기니까, 더 심한 거 같고요. 고전이지 고매한 내용과는 무관한 거 같아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으어........ ㅡㅡ;;
삼국지에 그런 부분이 있었군요 ㅜㅜ
제가 우매하게도... 고전에서 고매한 내용을 바랐던 거 같아요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아내를 죽인건 아니고, 허벅지살 베어서 대접했던걸로 기억합니다.
파란아게하
판마다 다른가봐요, 제 황병국판에서는 죽였네용.....ㅠ
유안은 짐승을 사냥해 그 고기를 유현덕에게 드리고 싶었지만 밤이 깊어 그럴 수도 없어 하는 수 없이 자기의 아내를 죽여 그 고기를 유현덕에게 바쳤다.
..밤이 깊어서...
Beer Inside
보통은 허벅지살을 베어서 대접했다고 되었고, 유비는 사슴고기인가... 했는데....

허벅지살을 베었으면 당시 의술로는 뭐 죽었겠죠....
http://goo.gl/Zr3ANG (링크 수정)

찾아보니 원전 연의는 팔뚝살 → 사망, 이문열 평역은 엉덩이살, 고우영도 엉덩이살, 제가 본 정비석 버전이었나? 는 허벅지살 등등이네요.

[일부 독자들 사이에선 아내와 사이가 나쁘니깐 유비한테 고기를 대접한다는 핑계로 죽인 거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라는데 고기 대접 핑계로 죽인건지 다른 일로 죽이고 고기 대접한건지 쩜쩜쩜 (물론 가공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파란아게하
링크에 평가부분이 재밌네용
레지엔
원전은 그 당대에조차 너무나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현대에 비하면 인명 경시, 인권 무시가 판을 치던 그 시절조차... GTA 얘기가 나왔는데 GTA 정도면 사실 애교고, 원전은 현대 기준에서 보면 쏘우 정도는 되어야...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오, 그랬군요. 당대에도 비판을 받았다는 것에서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GTA랑 쏘우 비유가 정말 와닿습니다. 수호지 캐릭터 다들 GTA 주인공인줄...
피아니시모
뭐 사실 수호지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항우가 호방한 영웅 취급받는 다는 걸 생각하면..(..)
공신들을 숙청..이라고하기엔 여후가 더 주도적이고 솔직히 영포는 정말 반란을 일으켰고 한신은 유방 앞에서 병신짓만 골라서 해버려서 참작여지가 있는 유방이 욕을 더 먹죠 전쟁와중인지라 백성들에게 해를 안끼쳤다고는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할 수 없는 말이지만 항우처럼 자기 맘에 안든다고 학살하거나 끓는 물에 삶아버리는 짓은 하지 않았는 데도 ...-_-;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중국사쪽을 제가 전혀 모르지만... 항우 정도는 들어봤는데... 학살에 끓는 물이라니.... 그게 호방함이라니 ㅜㅜ

중국계 영웅들 좀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제가 수호지니 삼국지니 하는 걸 그냥 어릴 때 아동판으로만 읽어서 지금 충격이 더 큰가봐요 ㅋㅋ
여담이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것도 변신이야기 읽어보면 벙찌는 내용이 많죠. 만나기만 하면 무슨 강간/납치/살인이 일상이니... 그런 점에서 심의 규정 같은 건 철저하게 근/현대의 산물이죠. 고대시절의 나체 조각상 같은 것도 우리는 고상한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당대에는 포르노그래피의 일종이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어린이라는 개념도 근대에 와서 만들어진 느낌이 없잖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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