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7/01/05 14:45:29 |
Name | 매일이수수께끼상자 |
Subject | 글쓰기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
안녕하세요. 듣보잡 매체의 국제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요즘 기자=기레기라는 인식도 많고... 대형 일간지가 아니면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3~4년 경력자는 아예 뽑을 수가 없고 신입도 반년씩 잡코리아에 모집공고를 올려야 겨우 한 명 뽑힐까 말까한 분위기 속에서 아주 귀한 신입 한 명이 들어왔고.. 제가 교육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약 한 달 교육을 진행한 결과... 이 친구가 구사하는 한국어가 묘합니다.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지만 그 후로는 외국에서 오래 살기도 했고... 결정적으로는 부모님 중 한 분이 외국인이라 그런지 아주 미묘한 뉘앙스 조절이라든가... 은/는/가/를/에게/의/그리고/또한/실제... 이런 걸 엉뚱하게 붙입니다. 그 실수란 것들이 너무 미묘해서.. 제가 문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설명을 풀어줄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나라면 이렇게 썼을 거야.. 라고 리라이팅을 해서 주곤 합니다. 그런데 그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가 고쳐써준 게 어순부터 단어까지 완전히 달라도, "제가 쓴 거랑 같은 말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정말 순진하게;;; 교포처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어려운 국어 단어들도 곧잘쓰곤 하는데... 너무 기초적이어서 '느낌적 느낌'만으로 '뭔가 이상하고 어색해..'라고 느껴질 법한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니고.. 기자로서 알고자 하는 집요함도 갖추고 있어서...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닌데... 뭐랄까... 가끔 국어가 이렇게 어려운 건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가... 어차피 인공지능이 기자도 대체할 거라고 하는데,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다른 일 찾아보라고 해야 하나 고민도 됐다가... 혼자 멘붕에 빠집니다. 한글 잘 쓰도록,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요? 여기도 회사인지라 하루종일 필사만 시킬 수도 없고... 책 읽어오라고 숙제를 주고 매일 확인을 하고는 있지만 이건 머 몇년을 읽어야 글빨로 발휘가 될지는 알 수가 없고요.... 글쓰기 교육 해보신 분 계신가요? 아니면 글쓰기 강좌를 듣고 글쓰기가 향상되었다거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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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훌륭한 기자 선배님들이 쓴 기사들도 있을거고요. 지금 막 떠오르는건 김훈작가님이 한겨러에 연재했던 거리의 칼럼이 있네요.
원고지 3매 내외 분량으로 몹시 기사스러운... 칼럼을 썼었는데 저도 이거 보면서 공부 많이 했거든요.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05100034/home01.html
원고지 3매 내외 분량으로 몹시 기사스러운... 칼럼을 썼었는데 저도 이거 보면서 공부 많이 했거든요.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05100034/home01.html
숙제를 맞춤법 교정기에 넣어 돌린 다음 스스로 익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http://speller.cs.pusan.ac.kr/PnuWebSpeller/
이미 아시는 링크겠지만 요기를 그냥 통과하는 문법의 오류인가요?
http://speller.cs.pusan.ac.kr/PnuWebSpeller/
이미 아시는 링크겠지만 요기를 그냥 통과하는 문법의 오류인가요?
오류가 눈에 들어와야 할텐데, 시험을 보는 거라면 토익 보듯 외우면 되지만 글쓰기/말하기는 잘 아시듯 다른 영역이니까 그저 문법 공부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고요.. (역으로 사실 토익 문제도 영어가 익숙하면 이거 좀 뭔가 이상한데? 하고 고르면 답이 되는 것처럼요).
자신은 없습니다만 저도 첫 댓글에서 소노다 우미님이 추천하신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조금 첨언하자면, 직접 번역해서 일을 늘리시는 대신 외국어 책과 그 번역본을 놓고, 괜찮은 문단들을 외국어 책에서 선택해서 한글로 써보라고 한 후 번역본과 대조해 보는 방식으로 연습을 시키면 어떨까요. 가능한 직역을 하시는 번역가를 선택하셔야 겠지만요.
자신은 없습니다만 저도 첫 댓글에서 소노다 우미님이 추천하신 방식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조금 첨언하자면, 직접 번역해서 일을 늘리시는 대신 외국어 책과 그 번역본을 놓고, 괜찮은 문단들을 외국어 책에서 선택해서 한글로 써보라고 한 후 번역본과 대조해 보는 방식으로 연습을 시키면 어떨까요. 가능한 직역을 하시는 번역가를 선택하셔야 겠지만요.
읽기/쓰기에선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닌 경우네요. 모국어가 없는 경우 alingual 일 것도 같고요. 병렬 텍스트 적극 활용하세요. 그 친구가 쓴 글과 비슷한 주제(내용), 논리, 어휘를 사용한 글을 가져다주고 비교해서 뭐가 다른지를 계속 가르치셔야 해요. 또한 과제를 내실 때는 차이점을 분석해오라고 시키세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피드백(타인) + 분석(스스로) 합쳐져야 개선됩니다. 글 읽을 때 그냥 읽지 말고 글의 배경, 글로 드러나는 문자적 의미, 실제로 필자가 의도하는 바를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글 읽으라고 시키세요. 그래야 조사 및 어휘 사용에서 생산되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게 뭐가 다르냐라고 순진하게 물어보면 속이 터지겠지만, 계속 설명하고 가르쳐서 주입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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