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6/05/26 22:33:40 |
Name | 눈부심 |
Subject | 욕창과 코끼리 |
아침에 눈을 뜨니까 강아지 녀석이 제 얼굴을 향해 누워서 자고 있었어요. 이 녀석이 한 번 누우면 딱 그 자세로 자요. 자세를 잘 안 바꿔요. 제가 최근에 캠핑을 갔어요. 오랜만에 침대가 아닌 맨땅에서 자니까 잠자리가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잘 자다가 몸에 욕창 생길 것 같이 불편해서 자세 바꾸고 또 바꾸고 그랬어요. 강아지 녀석은 몸이 훨씬 가벼우니까 그럴 필요가 없었겠죠. 소들이 들판에서 풀 뜯을 때 내내 서 있잖아요. 어디 바깥에 가서 먹는 일도 중요하지만 좀 먹고 나면 쉬어야할 것 아녜요. 그런데 얘네들은 거의 서서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몸통은 글케나 크고 다리는 얄쌍한 편인데 잘 안 앉아 있는 것 같아요. 운전하면서 지나갈 때 말농장도 봤는데 다 서 있었어요. 소들이 비록 앉아서 머리 비우고 되새김질 할 때도 자세를 잘 안 바꾸는 것 같아요. 맨땅에 앉아 있는데도요. 우리보다 훨씬 무거운데 욕창 생길 것 같은 느낌이 안드는 걸까요? 코끼리는 훨씬 훨씬 무겁잖아요. 얘네들 잘 때 일단 누워야 하잖아요. 그럼 욕창 생길 것 같이 아플텐데 코끼리가 자다가 욕창 생겼단 소리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욕창이란 게 그렇게 금방 생기는 건 아니겠지만 어찌 불편함을 별로 못 느끼는 것 같을까요? 이게 궁금했어요. 1
|
또 생각납니다. 토마스 네이글의 "박쥐의 삶은 공유할 수 없다"라는 논문. 어렵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논문이에요. 인간이 머릿 속에 그려보는 '박쥐 같이 거꾸로 매달려서 생활하고 초음파를 감지하고 어쩌고 하는 건 이런 걸거야' 정도로는 실제 박쥐의 삶이 어떤가에 대한 어떤 이해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거요. 상상이 가능한 우리라고 한들 실제 박쥐로 사는 삶은 그 아무도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 정말 멋지지 않나요.
우리는 수천 년동안 지켜보아 온 4족보행동물의, 4족보행을 하는 삶이 도대체 어떤 것이란 ... 더 보기
우리는 수천 년동안 지켜보아 온 4족보행동물의, 4족보행을 하는 삶이 도대체 어떤 것이란 ... 더 보기
또 생각납니다. 토마스 네이글의 "박쥐의 삶은 공유할 수 없다"라는 논문. 어렵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논문이에요. 인간이 머릿 속에 그려보는 '박쥐 같이 거꾸로 매달려서 생활하고 초음파를 감지하고 어쩌고 하는 건 이런 걸거야' 정도로는 실제 박쥐의 삶이 어떤가에 대한 어떤 이해도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거요. 상상이 가능한 우리라고 한들 실제 박쥐로 사는 삶은 그 아무도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 정말 멋지지 않나요.
우리는 수천 년동안 지켜보아 온 4족보행동물의, 4족보행을 하는 삶이 도대체 어떤 것이란 걸 실제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동물들을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똑똑한 문어에 대한 기사도 읽었거든요. 수족관의 문어가 사람들 없는 밤에 다른 수족관으로 넘어 가 고기를 잡아먹고 다시 자신의 수족관으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낸 이야기라든지, 인간이 영리하게 만들어 놓은 수족관을 탈출 해 결국 바다로 빠져나간 문어이야기라든지, 또 있어요. 까마귀같은 조류는 영장류가 가진 신피질이라는 뇌부분이 없어서 영장류만큼의 지능을 갖기란 힘들다고 하는데 다 조류가 따로 진화해나간 3억년 전의 이야기이지, 조류 나름대로 신피질없이도 우리가 깜짝 놀랄만한 지능을 이미 진화시켜 왔을 수도 거라는 이야기라든지.
인간은 인간의 표정을 봐야지만 기분이나 정황을 파악하잖아요. 동물들은 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인간보다 미개하다고 인간은 착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포커 페이스 모르나 포커 페이스!
우리는 수천 년동안 지켜보아 온 4족보행동물의, 4족보행을 하는 삶이 도대체 어떤 것이란 걸 실제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동물들을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똑똑한 문어에 대한 기사도 읽었거든요. 수족관의 문어가 사람들 없는 밤에 다른 수족관으로 넘어 가 고기를 잡아먹고 다시 자신의 수족관으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낸 이야기라든지, 인간이 영리하게 만들어 놓은 수족관을 탈출 해 결국 바다로 빠져나간 문어이야기라든지, 또 있어요. 까마귀같은 조류는 영장류가 가진 신피질이라는 뇌부분이 없어서 영장류만큼의 지능을 갖기란 힘들다고 하는데 다 조류가 따로 진화해나간 3억년 전의 이야기이지, 조류 나름대로 신피질없이도 우리가 깜짝 놀랄만한 지능을 이미 진화시켜 왔을 수도 거라는 이야기라든지.
인간은 인간의 표정을 봐야지만 기분이나 정황을 파악하잖아요. 동물들은 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인간보다 미개하다고 인간은 착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포커 페이스 모르나 포커 페이스!
목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