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1/03 14:06:48
Name   사이시옷
Subject   새해 맞이 랜섬웨어 후기
새해를 맞이하야 랜섬웨어라는 것에 걸려봤습니다. 주변에 피해를 본 사람도 없고 저 자신도 컴퓨터 관리를 잘한다고 자부했었기 때문에 랜섬웨어 피해자 이야기가 나오면 한심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죠. 걸리고 보니 제가 한심한 사람이었더군요.

사건의 발단은 불법 소프트웨어입니다. 부끄럽지만 맞아요. 40달러 아끼려다 더 많은 것을 날릴뻔했어요.

스토리는 이래요. 신년맞이 백업을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찾았는데 딱 마음에 드는 녀석이 있더군요. 근데 가격을 보니 돈이 아까운거에요. 전 웬만하면 모든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쓰는데 그 때는 마가 끼었었나봐요. 그래서 토렌트 검색으로 크랙을 찾았더랬죠. 크랙의 설명서를 보니 아래처럼 나와있더군요.

1. 프로그램 설치
2. 백신 프로그램 비활성화
3. 크랙 실행, 레지스트리 파일 등록
4. Profit!!

여기서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2번을 보면 침을 한번 뱉고 뒤돌아야 하는데 마가 낀 저는 시키는 대로 했죠. 근데 프로그램 실행이 안되더군요. 그 때서야 아차 싶어서 백신을 돌리니 악성 코드가 잡혔어요. 바로 악성코드를 치료하고 나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죠.

그리곤 점심 약속이 있어 컴퓨터를 끄고(이게 신의 한수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죠. 컴퓨터를 켜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데 프로그램의 위치를 알 수 없다 메세지가 뜨더라구요. 별일 아닌줄 알고 컴퓨터 폴더를 열었는데 아뿔싸.. 하드디스크 파일들의 확장자가 Adame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그때서야 랜섬웨어에 감염된 걸 깨달었습니다. 정말 눈앞이 노래지더라구요.

우선 급히 작업관리자에서 프로세스를 확인해보니 생전 처음보는 VBS 스크립트가 2개 돌아가고 있더군요. 두 프로세스를 중단시키고 삭제를 했습니다. 그리곤 컴퓨터를 재부팅해서 랜섬웨어가 활동하지 못하는 운영체제로 부팅을 해서 윈도우 하드 내부를 보니 이미 엉망진창이더라구요. 다행하게도 중요한 자료가 없어 포멧을 시키려는 찰나 머릿속에 떠오른게 바로 나스....

떨리는 마음으로 나스에 접속해 폴더를 열어보니 Adame 확장자 파일들이 보이더군요. 뒷목 잡고 쓰러질 뻔했습니다. 가족 사진, 아기 영상, 개인 파일 등 중요한 자료들은 모두 나스에 들어 있었거든요.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피해를 확인해보니 천만다행으로 피해가 크지 않더군요. 제가 폴더명과 파일명을 20190424와 같이 날짜별로 분류해 두는데 바이러스도 작업을 이름순으로 하는지 대부분 폴더의 옛날 파일들만 손상이 되어 있더라구요. 작년 7월까지의 자료는 모두 다른 하드에 백업을 해 두어서 대부분 복구 가능했습니다. 다만 몇 달 동안의 아기 CCTV 자료만 좀 날라갔는데 뭐 이건 괜찮아요. 교훈으로 삼죠 뭐.

그 뒤 윈도우를 다시 인스톨하다 다른 운영체제의 EFI를 날려 먹어 고생한 건 그냥 넘어갈께요.

운이 좋았던 점
1. 랜섬웨어 노출 후 컴퓨터를 끄고 나가서 피해가 크지 않았던 점
2. 랜섬웨어 활동을 빨리 알아채고 프로세스 중지를 한 것
3. 나스 폴더, 파일명이 날짜순이라 옛날 자료만 암호화 된 것
4. 하드 백업이 되어 있었던 점(!!!!)

멍청했던 점
1. 눈이 멀어 불법 소프트웨어에 손을 댄 것
2. 크랙 설치 시 눈치 챘어야 하는 것
3. 귀찮아서 랜섬웨어 백신을 사용 안 한것
4. 나스 네트워크 연결 계정 권한을 너무 크게 준 것

그래서 앞으로는 아래와 같이 행동하려구요.
1. 정품만 사용
2. 랜섬웨어 백신 사용
3. 컴퓨터-나스 연결 시 권한이 작은 계정 설정
4. 주기적인 하드 백업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과 주기적인 백업으로 소중한 자료를 지켜 나가도록 노력하자가” 이번 사건의 교훈이었습니다.
ㅜㅜ 모두 랜섬웨어 조심하세요.



6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40 6
    14624 일상/생각5년 전, 그리고 5년 뒤의 나를 상상하며 4 + kaestro 24/04/26 263 1
    14623 방송/연예요즘 우리나라 조용한 날이 없네요 4 + 니코니꺼니 24/04/26 505 0
    14622 IT/컴퓨터5년후 2029년의 애플과 구글 아침커피 24/04/25 303 0
    14621 기타[불판] 민희진 기자회견 61 + 치킨마요 24/04/25 1584 0
    14620 음악[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김치찌개 24/04/24 130 1
    14619 일상/생각나는 다마고치를 가지고 욕조로 들어갔다. 8 자몽에이슬 24/04/24 579 17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8 kaestro 24/04/24 1112 17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807 9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674 14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절름발이이리 24/04/23 1394 8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47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12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33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2 + joel 24/04/20 1232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559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86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28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91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64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51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22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65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87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901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