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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9/13 10:25:03
Name   새의선물
Subject   Mikis Theodorakis - Los Libertadores


어제는 9.11이라고 이래저래 뭔가 말들이 많더군요. 미국 특히나 뉴욕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어째든 어떤 특정한 날짜와 연결하면 국가별로 다른 의미를 지닐텐데, 칠레는 9월 11일은 또 다르게 기억되는 날입니다.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정권을 잡은 사회주의 아옌데 정부가 미국의 사주하에 피토체토의 쿠테타에 전복된 날이기도 합니다. 아옌데 정부가 무너졌을 당시 전립선 암 선고를 받고 있었던 그는, 결국 9월 23일 암때문이 아니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네루다는 생애에 여러번 외교관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1970년 아옌데 정부하에서 그는 프랑스주재 대사로 파리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그리이스에서 군사독재를 피해 망명생활을 하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20살이 넘는 나이차이가 났지만 금방 친해졌고, 테오도라키스는 네루다의 시에 곡을 붙여서 작품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네루다의 사망소식에도 테오도라키스는 네루다의 "모두의 노래(Canto General)'을 바탕으로 한 오라토리오를 계속 썼습니다. 그래서 1973년 먼저 만들어진 4개의 악장으로 마리아 파란뚜리의 목소리로 녹음을 했습니다. 이 후로도 계속 작곡을 해서 1981년 전체 13악장으로 완료를 하고 뮌헨에서 역시 마리아 파란투리의 목소리로 녹음을 했습니다.

테오도라키스는 이 작품을 칠레에서 연주하고 싶어했지만, 피노체트 정권하에서 연주를 할 수가 없어서, 결국 남미에서의 첫 연주는 아르헨티나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피노체트가 1990년 선거이후 대통령에서 물러나면서, 칠레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서 결국 1993년 미키스 테오도라키스는 Arja Sailonmaa와 함께 산티아고에서 공연을 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해방자들



여기 나무가 온다. 폭풍의 나무, 민중의 나무
나뭇잎이 수액을 타고 오르듯
영웅들은 대지로부터 솟구쳐 오른다.
바람은 무성한 나무숲에 
부딪쳐 아우성치고,
마침내 빵의 씨앗이 또다시
대지에 떨어진다.

여기 나무가 온다. 알몸뚱이 주검을, 
매질 당해 만신창이 된 주검을
먹고 자란 나무,
창에 찔려 죽고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재가 되고
도끼에 목이 잘리고
말에 묶인 채 갈가리 찢기고
교회의 십자가에 못 박힌
처참한 몰골의 주검을 먹고 자란 나무.

여기 나무가 온다. 뿌리가 살아 숨쉬는 나무
순교자들의 주검에서 초석을 뽑아내고
그 뿌리로 피를 마셨던 나무
땅바닥에서 눈물을 뽑아내 
우듬지까지 끌어올리고
그것을 자신의 몸 구석구석 나누어주었던 나무
보이지 않는 꽃이었고
때로는 땅 속에 묻힌 꽃이었으며
또 때로는 떠돌이별처럼
꽃잎을 밝게 비췄다.

사람들은 가지에서 단단해진 꽃부리를 따 모아
목련이나 석류처럼
손에서 손으로 건넸다.
그러자 갑자기 꽃부리는 대지를 열고
별에 닿을 만큼 커졌다.

이것은 해방된 자들의 나무
대지의 나무. 구름의 나무
빵의 나무. 화살의 나무.
주먹의 나무. 불꽃의 나무.
암울한 우리 시대의 
격랑이 집어삼키려 날뛰지만
그 돛대는 꿈쩍 않고
힘의 균형을 잡는다.

때로는 기지들이 분노에
꺾여 다시 떨어지고
불길한 재가 
고래(古來)의 위엄을 뒤엎는다.
이렇게 모진 세월을 넘고
이렇게 고통에서 벗어났으며
마침내 은밀한 손이
무수한 판들이
민중이 부서진 파편들을 지켜냈고
변치 않는 나무 동체를 숨겼다.
민중의 입술은 뿌리와 한길을 가며 사방으로
뻗치고 갈려나간 거대한 
나무의 잎이었다.
이것은 나무, 민중의 나무
해방된 모든 민중의 나무
투쟁의 나무

그 머리칼을 들여다보라.
새롭게 태어난 그 빛을 만져보라.
고동치는 그 열매가 
매일매일 빛을 퍼뜨리는
공장에 손을 깊숙이 넣어보라. 
그대의 손으로 이 대지를 높이 세워라.
이 찬란함에 동참하라.
그대의 빵과 그대의 사과를
그대의 가슴과 그들의 말(馬)을 움켜잡아라.
그리고 국경에서, 그 나뭇잎들의 경계에서 보초 서라.

그 꽃부리의 끝을 지켜라.
적의를 품은 밤을 함께 지새워라.
신 새벽의 순환을 지켜라.
별이 쏟아지는 신정을 호흡하라.
나무를, 대지 한폭판에서 자라는 
나무를 떠받쳐라.


번역- 김현균, 우석균
LOS LIBERTADORES
(Pablo Neruda)
 


AQUÍ viene el árbol, el árbol
de la tormenta, el árbol del pueblo.
De la tierra suben sus héroes
como las hojas por la savia,
y el viento estrella los follajes
de muchedumbre rumorosa,
hasta que cae la semilla
del pan otra vez a la tierra.


         Aquí viene el árbol, el árbol
         nutrido por muertos desnudos,
         muertos azotados y heridos,
         muertos de rostros imposibles,
         empalados sobre una lanza,
         desmenuzados en la hoguera,
         decapitados por el hacha,
         descuartizados a caballo,
         crucificados en la iglesia.


Aquí viene el árbol, el árbol
cuyas raíces están vivas,
sacó salitre del martirio,
sus raíces comieron sangre
y extrajo lágrimas del suelo:
las elevó por sus ramajes,
las repartió en su arquitectura.
Fueron flores invisibles,
a veces, flores enterradas,
otras veces iluminaron
sus pétalos, como planetas.


         Y el hombre recogió en las ramas
         las caracolas endurecidas,
         las entregó de mano en mano
         como magnolias o granadas
         y de pronto, abrieron la tierra,
         crecieron hasta las estrellas.


Éste es el árbol de los libres.
El árbol tierra, el árbol nube,
el árbol pan, el árbol flecha,
el árbol puño, el árbol fuego.
Lo ahoga el agua tormentosa
de nuestra época nocturna,
pero su mástil balancea
el ruedo de su poderío.


        Otras veces, de nuevo caen
        las ramas rotas por la cólera
        y una ceniza amenazante
        cubre su antigua majestad:
        así pasó desde otros tiempos,
        así salió de la agonía
        hasta que una mano secreta,
        unos brazos innumerables,
        el pueblo, guardó los fragmentos,
        escondió troncos invariables,
        y sus labios eran las hojas
        del inmenso árbol repartido,
        diseminado en todas partes,
        caminando con sus raíces.
        Éste es el árbol, el árbol
        del pueblo, de todos los pueblos
        de la libertad, de la lucha.


Asómate a su cabellera:
toca sus rayos renovados:
hunde la mano en las usinas
donde su fruto palpitante
propaga su luz cada día.
Levanta esta tierra en tus manos,
participa de este esplendor,
toma tu pan y tu manzana,
tu corazón y tu caballo
y monta guardia en la frontera,
en el límite de sus hojas.


         Defiende el fin de sus corolas,
         comparte las noches hostiles,
         vigila el ciclo de la aurora,
         respira la altura estrellada,
         sosteniendo el árbol, el árbol
         que crece en medio de la ti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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