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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8/30 13:15:18수정됨 |
Name | 지옥길은친절만땅 |
Subject | [두근두근 미서부] 여행은 지르는 겁니다. 1 |
백수된지 61일 째입니다. 어제까지 거의 매일 침대위에서 20시간 이상 보내다 보니 침대위에서 가장 편한 자세도 찾았습니다. 러그가 된 호랑이나 곰자세가 유튜브 보기에 꽤 좋은 자세입니다. 시체놀이가 취미이신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30일 정도 시체놀이를 하다보니, 여행을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마침 유튜브에 그랜드케니언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전부터 가고 싶던 옐로우스톤과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추석을 지나고 가려고 했는데 옐로우 스톤은 추석까지밖에 안한다네요. (유명한 간헐천이 안 솟아 오른다더라구요.) 그래서 부랴부랴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하는 여리고 순진한 여자혼자요. 먼저 옐로스톤과 그랜드케니언 여행사를 검색하니, 미국내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찾았습니다. 10일 정도 시체놀이를 스케줄을 잡고 미서부여행을 결재하던 때 손도 떨리고 심장도 떨렸습니다. 그것은 심장떨림의 시작이었습니다. D 25 미국내여행을 예약하니, 여행사는 매우 친절해 졌습니다. 여행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ESTA를 신청하는데 멘탈이 털렸습니다. D 23 ESTA승인 안되면 놀아야지 하는 편한 마음으로 놀다가, 승인이 되니 더욱 심장이 떨렸습니다. ESTA승인 하고 국내선을 결재했습니다. 크게 들 돈을 다 썼습니다. 모든 단계마다 심장이 튀어 나오는 것처럼 무서웠고 지금도 무섭습니다. 총기와 폭력이 난무할 지도 모르는(제가 크리미널마인드랑 CSI, NCSI를 꽤 즐겨봤습니다.)나라로 혼자 간다니 겁이 납니다. D 22 환전을 하며 여행자보험도 들었습니다. 미국은 의료비가 무서운 곳이잖아요. ㅜㅡㅜ 이후에 생각보다 자잘하게 돈이 들었습니다. 여행용품 사기. 특히 포켓와이파이가 그렇게 비쌀 줄 몰랐습니다. 거지백수로 있는 돈을 딱딱 긁어 가는데, 여행가방을 채우는데도 돈이 들었습니다. (우비나, 바람막이 같은거요) 여행가기 무섭다고 하니, 신랑님은 안가면 되잖아라는 속편한 소리만 했습니다. D 2 모바일로 탑승권도 받았습니다. 핸드폰으로 좌석도 지정하고, 세상 좋아졌습니다. 전에는 일일이 손으로 했는데 ㅜㅡㅜ D 1 심장이 미치게 뜁니다. 거의 20년만에 키미테를 붙였습니다. 멀미하지 말라고 붙였는데 오히려 침대위에서 멀미하는 것 같고 '띠ㅡ' 하는 이명도 들렸습니다. 여행일 아침. 미국이니까 출국 4시간 전에 오라고 해서 일찍 갔는데 수화물 맡기고 포켓와이파이를 찾는데 30분도 안걸렸습니다. 출국심사도 너무 간단했습니다. 할 일없이 게이트 앞에 앉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ㅜㅡㅜ 첫 직장에서 2달에 3번이상 인천공항에 가서 일했습니다. 그때 출국장 넘어서는 어떨까 궁금했었습니다. 가보니 별 것 없네요.(그지라서 면세점을 pass하니, 정말 볼 것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출국할 때 사면 짐을 들고 여행다녀야 하니 출국장에서는 잘 안삽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릅니다.) 정처없이 출국게이트를 다니다. 제가 나갈 게이트앞에서 놀고 있습니다. 드러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저는 어제까지 침대위에서 20시간 이상 뒹굴대던 몸이 었으니까요.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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