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2/17 18:49:26
Name   저퀴
Subject   문명 6 몰려드는 폭풍 리뷰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문명 6의 두번째 확장팩 몰려드는 폭풍을 플레이해봤습니다. 제목처럼 이번 확장팩은 세계 기후의 변화,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자연 재해, 확장팩의 또다른 의미를 뜻하는 외교 승리와 세계 의회가 포함된 확장팩입니다. 

자연 재해와 지구 온난화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여태까지 이러한 추가점은 전작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다른 4X 게임 중에서도 보기 힘든 방향이었습니다. 세계의 기온이 점점 뜨거워지면 빙하가 녹아버려서 내륙이 바다에 침식되고 내 도시의 시설과 건물까지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정성스럽게 만들어졌고 게임 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과학 기술을 연구해서 거대한 장벽을 쳐야만 해결할 수 있죠. 그게 아니면 해안 도시가 갑자기 섬이 되어버리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연 재해는 뭔가 부족하단 느낌이 꽤 듭니다. 해수면 상승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에요. 그 외의 자연 재해는 무작위로 피해를 줘서 게임에 변수를 만들고 플레이어가 신경 써야 할 점을 더 늘린 정도에 불과해요. 현실과 비교하면 엄청난 한파나 무더위로 인한 산불 같은 요소도 있었을텐데 생각보다 자연 재해의 종류가 적습니다.

그 다음으로 세계 의회와 다시 돌아온 외교 승리는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5와 비교해서 크게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재미있진 않아요. 특히 정말 한심한 완성도의 종교 승리까진 아니더라도 외교 승리 시스템은 밸런스도, 디자인도 좋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장팩에서 가장 중요한 추가점은 미래시대인데 앞서서 소개한 두 시스템이 아쉽다 정도라면 미래시대는 저에겐 실패처럼 보여요. 뭐하러 추가했나 싶을 정도에요. 하나의 시대에 새롭게 추가된 유닛이 고작 거대 전투 로봇 하나 뿐이고 이 유닛은 정복 승리를 추구할 때 시간 낭비를 하지 말란 의미지, 재미있는 전투 같은 건 기대할 수도 없어요. 그래도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처음 생산해보면 움직이는 맛은 있습니다.

미래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이미 승리가 결정난 상황에 위기감을 주는 게 아니라, 그냥 더 쉽고 빠르게 승리를 굳히는 수단에 불과한데 이미 그 역할은 이전 시대로도 충분했거든요. 제가 확장팩 정보를 보고 알파 센타우리에 근접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미래 시대는 없는 게 더 재미있었을 것 같네요. 소소하게는 해수면으로 맵을 영화 워터월드처럼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미래 시대의 해상 유닛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그리고 AI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전 확장팩인 흥망성쇠를 출시하고 그동안 누적된 패치를 통해서 AI는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만, 핵심 시스템이 변화하면서 AI가 다시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전략 자원의 변화로 자원을 축적하거나 생산지를 모아야 한다는 개념이 없는 AI는 다시 현대시대에 머스킷을 들고 있어요.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지형 변화나 세계 의회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좋은 시스템을 마련하더라도 싱글 플레이가 주류를 이루는 게임이라면 당연히 AI도 그에 맞게 구축해야 한다고 봐서 큰 단점이라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는 아예 하난 멀티플레이 전용이었고, 나머지 하나까지 늘 그렇듯이 재미없습니다. 그냥 없는 편이 나을거 같아요. 대신 문명 팬이라면 바랄 새로운 문명이나 불가사의 같은 요소, 그리고 제가 흥망성쇠를 하면서 단점으로 봤던 단조로운 유닛의 종류 같은 요소도 적절하게 추가했습니다. 또 음악도 종류가 적은 걸 빼면 굉장히 좋습니다. 최적화도 가끔 튕김 현상이 생기는 걸 빼면 여전히 나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문명 6 몰려드는 폭풍은 나쁜 확장팩까진 아닙니다만, 가격이 꽤 나가는 편에 비해서는 추가점이 새롭긴 한데 엄청난 변화처럼 안 느껴집니다. 오히려 더 적은 가격이었던 흥망성쇠의 총독 및 충성심 시스템이 더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요. 문명 6가 심시티처럼 도시 경영에만 초점을 맞춘 게임이라면 지금의 방향도 나쁘진 않아보이지만, 이건 전쟁으로 적 도시를 강탈하고 문명을 제거하는 요소도 포함된 4X 장르거든요. 과학과 문화 승리를 제외한 나머지 승리법이 지루하고 재미없단 느낌을 준다는 건 문제가 있어요.

전 문명 6를 이미 재미있게 하신 분이라면 추천할만한 확장팩이지만 가격을 고려해서 꼭 사야 하는 확장팩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전작의 멋진 신세계 확장팩과 비교하면 약간 부족해보여요. 





7


    선댓글 후정독 하겠습니다 흐흐
    전 완전 뉴비라 왕자 난이도만 하지만 그래도 재밌거든요 ㅋ큐ㅠㅠ 이번 확팩도 땡기네요
    통통이추격자
    궁금했는데 리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하니 당분간은 흥망성쇠로 버티다가 할인하면 노려봐야겠어요 >_<
    kaestro
    흥망성쇠는 총독, 충성심만 갖고도 와 쩌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확팩은 아쉬운 부분이 있나보네요.
    말씀하신 정보화 시대가 게임에 역동성을 부여하기보다 지루하게 만들어 없는게 나은 수준이라는건 생각해보지도 못했는데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나중에 방송 좀 보면서 구매를 고려허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왼쪽을빌려줘
    아직 6로는 넘어가지 못했는데 유투버들 플레이하는거 보니까 재미로만 보면 이전보단 상승한거 같더라구요 막 침수되는도시인데 장벽설치가 이미 늦었다거나....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980 IT/컴퓨터에어팟 2세대가 공개되었습니다. 10 Leeka 19/03/21 3896 1
    8979 일상/생각오늘 아버지께서 인연을 끊자고 하셨습니다. 17 보리건빵 19/03/20 6727 9
    8977 스포츠[MLB] 마이크 트라웃 12년 430밀 에인절스 연장계약 김치찌개 19/03/20 4306 0
    8976 스포츠2019 센바츠 출장교 소개 1 温泉卵 19/03/19 5526 2
    8975 역사유튜브) 19세기말 프랑스판 간첩조작극, 드레퓌스 사건 이야기 3 droysen 19/03/19 4911 7
    8974 일상/생각계속 운동 하면서 떠오른 십계명 18 화이트카페모카 19/03/19 4945 1
    8973 여행타베로그 이용 팁 7 温泉卵 19/03/18 6198 12
    8972 일상/생각내 나이 29살 24 그럼에도불구하고 19/03/18 5736 0
    8971 의료/건강과연 그럴까? 에어팟이 암을 유발한다 18 우주견공 19/03/18 5822 4
    8970 기타[정보(?)] 영화를 좀 더 저렴하게 보시는 방법! (2019 Ver) 4 삼성그룹 19/03/18 5717 2
    8968 기타 2019 WESG 2018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 우승 "이신형" 김치찌개 19/03/18 4776 0
    8967 영화영화: 더 페이버릿 4 영원한초보 19/03/17 4552 3
    8966 일상/생각많은 생각이 드는 날이네요 12 LCD 19/03/17 4556 0
    8965 음악[팝송] 브라이언 아담스 새 앨범 "Shine A Light" 김치찌개 19/03/15 5127 2
    8964 일상/생각집안 문제아.. 다들 있나요?? 16 잘될거야 19/03/15 5281 6
    8963 기타두 편의 시. goldfish 19/03/15 5158 1
    8962 음악전래동화 시리즈 13~18(아기돼지 3포형제 등) 2 바나나코우 19/03/15 4425 1
    8960 기타미세먼지 폭격 받은 태국 6 화이트카페모카 19/03/14 5381 1
    8959 경제2018년 나의 직구 리뷰 5 danielbard 19/03/13 5042 4
    8958 기타펠리세이드 3.8 AWD 4천 km운행기 17 맥주만땅 19/03/13 12895 16
    8957 IT/컴퓨터갤럭시 버즈 5 헬리제의우울 19/03/13 5133 4
    8956 역사프랑스혁명과 아이티(Haiti) 독립혁명 이야기 4 droysen 19/03/13 4778 13
    8955 일상/생각'그럼에도'와 '불구하고'의 사이 7 임아란 19/03/12 5760 57
    8954 기타낙서 3 잡상 혹은 북부 경상도의 기억 1 goldfish 19/03/12 4801 13
    8953 스포츠[사이클][리뷰] 2019 Strade Bianche : 퀵스텝의 폭주 10 AGuyWithGlasses 19/03/12 6014 1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