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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1/10 21:52:48
Name   The xian
File #1   2012_100000.jpg (369.4 KB), Download : 7
Subject   [내폰샷] No. 02 - 피쉬 아일랜드


* [내] 휴대[폰] 속의 게임 스크린[샷]이라 [내폰샷] 입니다.

낡은 감각으로 줄임말을 만들어 봤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 말머리로 계속 갈 예정입니다.


전 글의 끝 부분에서 "애니팡을 접하게 되던 때를 전후하여 저는 두 가지 게임을 더 만나게 됩니다. 하나는 제가 처음으로 휴대폰 게임에 돈을 쓰게 되는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저와 약 6년을 같이 하게 되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이 '피쉬 아일랜드'는 처음으로 휴대폰 게임에 돈을 쓴 경우는 아닙니다. 피쳐폰 시절의 게임에서 돈을 쓴 적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굳이 정정하자면, '처음으로 스마트폰 게임에 돈을 쓴 경우'라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피쉬 아일랜드는 보통 '낚시' 게임이라고 분류되지만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은 - 당연히 대부분 업계인들이지만 - 당시 이 게임을 사람들을 '낚은'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피쉬 아일랜드에서 '낚시'는 어떻게 보면 겉보기 포장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피쉬 아일랜드는 전형적인 RPG 형식의 캐릭터 및 장비 성장 방식을 따릅니다. 저는 이 게임 이전에 PC나 피쳐폰 등으로 낚시 게임을 해봤기 때문에 '대물 낚시광'같은 것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이 게임을 한 10분 정도 해 보고 제 고정관념이 박살나는 것을 느꼈다고 할까요. 아무튼 느낌이 그랬습니다.


피쉬 아일랜드에서 낚싯대를 비롯한 낚시 장비들은 가격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뿐 아니라 낚싯대 같은 경우 '강화' 시스템도 들어가 있어서 성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RPG의 장비 강화가 들어가 있지요. 캐릭터를 레벨 업 시키고, 퀘스트(임무)를 수행하고, 낚싯대 등을 강화하고,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수집하는 등의 파밍 행위 등도 전형적인 RPG류의 그것입니다.

게다가 물고기를 낚을 때의 물고기와의 싸움은 찌나 릴을 돌리는 전통적인 낚시 게임의 방식이 아닌 노트를 입력하는 리듬 게임 방식입니다. 저같이 비트매니아나 EZ2DJ 같은 것을 하면 단 1분도 안 되어서 손가락에 쥐가 나는 사람에게는 아주 쥐약인 방식이지요.


이쯤 되면 이것이 RPG인지 리듬 게임인지 낚시 게임인지 헛갈리기 딱 좋습니다만... 다만 사람들을 무조건 '낚았다'라는 말은 사실 반농담인 것이, 낚시 장비에 한국형 RPG의 강화 성장 방식이나 낚시를 하면서 캐릭터가 성장하는 RPG식 캐릭터 성장 방식을 채택한 낚시 게임들은 피쉬 아일랜드 전에도 있었고, 물고기를 입질할 때의 타이밍은 낚시와 비스무리하니 낚시 요소가 없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이 게임은 낚시 게임을 본격적으로 안드로메다로 가게 만든 원흉(?)중 하나가 아닌가 하고 기억합니다. 물론 낚시 게임들 중에 현실에 없는 물고기나 괴수들을 낚게 만든 게임들은 피쉬 아일랜드 이전에도 있었지만 그것도 거의 엔드 컨텐츠급일 때나 그러는 게 보통인데 피쉬 아일랜드에서는 초중반서부터 공룡을 낚을 수 있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지요. 그런데 공룡이든 뭐든 간에 박진감이나 쪼는 맛 같은 디테일한 설계보다는 본질적으로 피통 많고 힘세고 노트 패턴이 악랄한 적일 뿐인 건 좀 실망스럽더군요.


어쨌든 한 번 게임에 제법 빠지면 보통 과금을 하는 저는 이 게임을 접하고 나서 한 달만에 약 10만원 정도 과금을 한 것 같습니다. 수 개월 만에 몇십만원 정도는 금방 사라지더군요. 그런데 업데이트가 되면서 게임성이 제가 따라가기 어려운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잠수' 패턴이었습니다. 가뜩이나 꽝손으로 간신히 노트를 맞춰서 체력을 빼 놓아도 잠수한 다음에 다시 체력을 채워서 올라오면 '젠장. 아몰랑!!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거양!!'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좌절을 하게 되더군요.

결국 피쉬 아일랜드와 저 사이에는 '빈 틈'이 생겼고, 그렇게 '빈 틈'이 생기면서 다른 게임이 제 흥미를 파고들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피쉬 아일랜드와는 뜸해지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돈을 꽤 썼지만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저는 게임에 돈을 쓸 때는 쓰는 거고 흥미가 사라지면 뒤도 안 돌아보는 성향이라 돈을 쓴 게 딱히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돈이 아까웠으면 애초에 7,8년씩 했던 리니지도 WOW도 지금도 아쉬워서 접지 않아야 맞겠죠.)


다만 그 때의 저도 계산하지 못했던 건, 피쉬 아일랜드와 뜸해지면서 제 흥미를 파고든 게임이, 피쉬 아일랜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제 지갑을 통째로 털어가는 게임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좀 더 나중에 하게 될 것 같군요. 그 문제의 게임 이야기를 하기 전에 다음 편부터는 저와 약 6년을 같이 하게 된 게임. '아이러브커피'의 이야기를 좀 오래 하게 될 것 같습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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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캐시를 지른 첫 게임이 이거였었는데 반갑네요 ㅎㅎㅎ 2만원인가 써서 서큐셋을 샀던 기억이...
    수족관 ss만든다고 노가다하던 기억이 납니다. 중반까지하다가 상위장비를 얻으려니 과금을 계속해야하기에 그만뒀었는데 그래도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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