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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7/20 23:46:01
Name   구밀복검
Subject   100년 전 할리웃 액션 연출 수준


1925년 작 '벤 허'의 전차 경주 시퀀스입니다. 이 작품이 바로 흔히 잘 알려져 있는 1959년 작의 원본이죠(사실은 1907년에 나온 10여분 짜리 단편 영화 벤허도 있지만 장편 영화로는 1925년 작이 처음). 탐라에 몇 번 올린 적 있어서 재탕이긴 한데 ㅋㅋ

1959년 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전차 경주가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못 본 영화가 많아 단언은 못하겠습니다만 제가 본 영화 중에서는 이게 역사상 최고의 액션 시퀀스다 싶네요. 시대 보정 하든 안 하든 넘나 압도적인 것.. 클래식 시절 특유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현대적인 효과음을 대신하는 동안 말들이 쉬지 않고 뛰는 것이 아주 박력이 넘치죠. 이래서 사람들이 경마에 돈을 거는구나 싶고. 이걸 보고 나서 1959년 작의 전차 경주를 다시 보면 '아 오리지날이 아니었구나' 싶죠. 왜냐하면 29년 작의 샷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똑같은 구도로 찍었거든요. 세부 설정도 비슷하고요. 백마 탄 벤 허 vs 흑마 탄 메살라의 대결 같은 것이라든가 메살라의 채찍질이라든가 이런 세세한 요소들도 다 그대로 재활용 했죠.



*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젓가락 두 짝이 똑같아요

총 42대의 카메라를 동원해서 러닝타임의 267배에 달하는 장시간 동안 촬영했다고 하죠. 경주 시퀀스 자체는 도입부의 퍼레이드까지 해서 약 20분 정도에 불과한데, 전체 촬영 시간은 약 100시간... 촬영된 필름의 순수한 물리적 길이가 60Km 정도인데 그 중에서 0.2Km만이 영화에서 쓰였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필름이 사용된 시퀀스라고들 하죠. 그 과정에서 말들도 많이 죽었다고 하고, 첫 촬영 테이크에서 전차의 바퀴가 빠지는 바람에 스턴트맨이 한 명 죽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작비도 무지하게 소모되어 당시 돈으로 총 390만 달러가 들었다고 하지요. 지금 액수로 환산하면 최소 1억 달러에서 최대 8억 달러까지 추산이 되는데,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영화 산업이 원체 달라져서 가늠하기 어렵다 싶습니다. 어쨌든 당시로서는 제작비 최고 기록이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전까지 갱신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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