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7/31 00:48:29
Name   새의선물
Subject   when you are old...


When You Are Old

- W. B. Yeates

When you are old and grey and full of sleep,
And nodding by the fire, take down this book,
And slowly read, and dream of the soft look
Your eyes had once, and of their shadows deep;

How many loved your moments of glad grace,
And loved your beauty with love false or true,
But one man loved the pilgrim soul in you,
And loved the sorrows of your changing face;

And bending down beside the glowing bars,
Murmur, a little sadly, how Love fled
And paced upon the mountains overhead
And hid his face amid a crowd of stars.

그대가 늙어 흰머리가 되고 잠이 많아져,
난로가에서 졸 때 이 책을 꺼내어,
천천히 읽고, 그대의 눈이 예전에 지녔던
부드러운 표정과 그 깊은 그늘을 꿈꾸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대의 우아한 순간을 사랑했던가를,
진실된 혹은 거짓된 사랑으로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던가를,
오직 한 사람이 그대 내면의 순례하는 영혼을 사랑했고,
그대의 변화하는 얼굴의 모습을 사랑했음을.

빛나는 창살 옆에 굽은 허리로 앉아
다소 슬프게 읊조려라, 사랑이 어떻게 달아났고
머리 위의 산 너머로 걸어갔고
별들의 무리 속에 그의 얼굴을 숨겼는가를.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번역 최희섭

----------------

Paris, July 26, 1908
파리, 1908년 7월 26일

Willie
윌리(예이츠)

It is not in a week but in a day that I am writing you. I had such a wonderful experience last night that I must know at once if it affected you & how? for above all I don’t want to do any thing which will take you from your work, or make working more arduous -

네게 이렇게 쓰는게 일주일이 아니고 하루만에 다시 써. 나는 어제밤에 너무나 황홀한 경험을 했고, 네게 이게 영향을 끼칠지 그렇다면 얼마나 끼칠지를 알고 싶어졌어.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네 일을 더 힘들게 만들거나 네가 일을 하는걸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어

That play is going to be a wonderful thing & must come first - nothing must interfere with it -
Last night all my household had retired at a quarter to 11 and I thought I would go to you astrally. It was not working hours for you & I thought by going to you I might even be able to leave with you some of my vitality & energy which would make working less of a toil next day - I had seen the day before when waking from sleep a curious somewhat Egyptian form floating over me (like in the picture of Blake, the soul leaving the body) - It was dressed in moth-like garments & had curious wings edged with gold in which it could fold itself up - I had thought it was myself, a body in which I could go out into the astral - at a quarter to 11 last night I put on this body & thought strongly of you & desired to go to you.

어제밤 집안일은 10시 45분에 끝났고 나는 네게 날아가고 싶었어. 네가 일할 시간은 아니었고 내가 네곁에 가는것이, 너애게 나의 생기와 활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어. 그러고나면 너의 내일 일이 덜 힘들지 않을가 했거든. 그제 내가 일어나면서 뭔가 이집트식의 흥미로운 것이 내 위에 떠 있는것을 봤어(마치 블레이크의 그림에서 영혼이 몸을 떠나가는것 같은)- 그것은 나방같은 옷을 입고 스스로 접힐 수 있는 황금으로 끝이 장식된 흥미롭게 생긴 날개를 가지고 있었어. 나는 그게 나라고 생각했어, 그 몸으로 나는 하늘을 날아갈 수 있을꺼라고, 어제밤 10시 45분경 나는 그 몸을 가지고 네 생각을 많이했고 네게 너무나 가고 싶었어.

We went somewhere in space I don’t know where - I was conscious of starlight & of hearing the sea below us. You had taken the form I think of a great serpent, but I am not quite sure. I only saw your face distinctly & as I looked into your eyes (as I did the day in Paris you asked me what I was thinking of) & your lips touched mine. We melted into one another till we formed only one being, a being greater than ourselves who felt all & knew all with double intensity - the clock striking 11 broke the spell & as we separated it felt as if life was being drawn away from me through my chest with almost physical pain.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어느 공간엔가 있었고 우리 아래에서 바다소리가 들리고 찌르레기 소리를 들었지. 우리는 뭔가 거대한 뱀의 형태를 하고 있었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는 네 일굴만을 볼 수 있었고, 네 눈을 쳐다보고 있었고(전에 네가 내개 뭔 생각을 하고 있냐고 예전에 물었을때 내가 전에 대답했던 것처럼), 네 입술이 나의 입술을 더듬고 있었지. 우리는 서로 녹아들어가 하나가 되었어, 서로를 느끼고 두배의 강도로 서로를 알고 있는 우리들 자신보다 더 큰 존재가 되었어 - 시계는 11시를 쳤고, 마법은 사라졌고 우리는 서로 떨어져나갔어. 내 가슴으로부터 네가 떨어져나가는건 거의 물리적인 고통이었어.

I went again twice, each time it was the same - each time I was brought back by some slight noise in the house. Then I went upstairs to bed & I dreamed of you confused dreams of ordinary life. We were in Italy together (I think this was from some word in your letter which I had read again before sleeping). We were quite happy, & we talked of this wonderful spiritual vision I have described - you said it would tend to increase physical desire - This troubles me a little - for there was nothing physical in that union - Material union is but a pale shadow compared to it - write to me quickly & tell me if you know anything of this & what you think of it - & if I may come to you again like this. I shall not until I hear from you. My thought with you always.

나는 다시 그런 상상에 빠져들어갔지만, 매번 똑같았어, 집안의 작은 소음으로 나는 현실로 돌아왔지. 그러고나서 나는 침대로 들어가서 현실의 혼돈스러운 꿈을 꾸고있는 널 꿈꿨어. 우리는 함께 이태리에 있었어(나는 자기전에 읽은 네 편지에서 읽은 단어에서 온거라고 생각해). 우리는 행복했고, 우리는 내가 예전에 설명했던 이 놀라운 영적인 비젼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지 - 너는 이것이 너의 육체적 욕망을 키워주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고 - 이것은 내게 약간 혼란을 가져왔어 - 왜냐면 우리의 결합에는 어떤 육체적인 것도 없었기때문이지 - 물질적인 결합은 그저 창백한 그림자일 뿐인데 - 내게 답을 해줘 그리고 이것에 대해 네 생각을 이야기해줘,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 내가 이렇게 네 곁에 갈 수 있는지. 네게서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네곁으로 갈 수는 없어. 늘 그렇듯 네 생각을 하며.

Maud Gonne
모드 곤

---------------------

모드 곤이 예이츠에게 보낸 편지를 읽다가, 안젤로 브란두아르디가 부른 이 노래가 생각났다. 그가 예이츠의 시에 곡을 붙여서 부른 노래를 음반으로 냈을때, 이 곡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곡은 아니었다. 가장 먼저 들어온 곡은 도노반이 작곡을 해서 그의 음반에 먼저 실렸던, '방황하는 잉거스의 노래'였고, '방항하는 잉거스의 노래'는 지금도 내가 안젤로 브란두아르디의 작품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중에 하나다. 그런데 처음에 들을때는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내게 더 다가오는 곡은 예이츠의 작품 "When You Are Old"를 바탕으로 해서 만든 곡인 "Quando tu sarai..."였다. 예이츠 평생의 사랑이었던 여인인 모드 곤에 대한 시.

예이츠가 모드 곤을 처음 만난건 1889년 1월 30일로 모드 곤이 예이츠의 아버지에게 아일랜드 독립을 위한 자금을 얻기위해서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였다. 예이츠는 모드 곤을 보는 순간 그녀에게 빠져들었는데, 나흘 후 그가 엘렌 오리이어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내가 당신에게 미스 곤을 얼마나 숭배하는지 말했나요?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정치적 믿음을 개종하도록 만들 겁니다. 만일 그녀가 세상이 평평하다거나 달이 하늘에 던져진 모자라고 말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녀의 편에 설 겁니다." 그러나 당시 그녀는 프랑스에 만난 언론인인 밀레보예와 깊은 관계로 그 해 첫 아들을 낳았고 몇 년 후에는 딸을 낳았는데,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입양한 것으로 꾸며서 데리고 있었다. 그 곳에 예이츠가 끼어들 틈은 없었던.

이 시가 쓰여진것은 1891년 10월로 예이츠가 26살에 쓴 작품. 예이츠는 이 작품에서 그가 모드 곤의 사랑을 얻지 못하더라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 지속될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이츠는 곤을 가리켜서 '순례하는 영혼(pilgrim soul)'이라고 부르고 있다. 모드 곤은 예이츠에게 육체적 욕망의 존재를 넘어서서 이상화된 미를 보여주는 관념적인 존재로서 등장하고 있다. 예이츠의 관념적인 세계와 초월적인 가치를 드러내주는 이상화된 존재.


모드 곤의 편지는 1908년 여름 그녀가 파리에 있을때 쓰여진 편지다. 1903년 맥브라이드와 결혼한 그녀는 1916년 부활절 봉기때 맥브라이드가 주동자로 체포되어서 사형을 당하기 전까지 결혼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예이츠와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이 편지에서 모드 곤은 둘 사이의 관계를 정신적인 것으로(spiritual vision) 한정을 하고 있고, 1908년 말경에 보낸 편지에서는 예이츠의 시를 두사람의 아이들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이츠는 조금 다르게 본게 아닌가 싶다. 몇 달 후 예이츠가 파리를 떠난 후 쓰여진 곤의 다른 편지는, 곤이 예이츠에게 준 노트에 예이츠가 붙여 놓고는 다음과 같은 노트를 썼다고 한다.

""We are divided by her religious ideas, a Catholicism which has grown on her - she will not divorce her husband and marry because of her Church. Since she has said this, she has not been further from me but is always very near. She too seems to love more than of old. In addition to this, the old dread of physical love has awakened in her
우리는 그녀와 함께 성장한 종교관에 의해서 분리되어 있다 - 그녀는 그녀의 교회때문에 절대로 그녀의 남편과 이혼한 후에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쓴것으로 보아서, 그녀는 내게서 더 멀어지지는 않고 내 주변에 매우 가까이 머물 것이다. 그녀는 오래된 것을 사랑하는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과 더불어 오래된 육체적 사랑이 그녀 안에서 깨어난 것 같다.""


------------------------------

어두운 밤. 컴퓨터 불빛만 비치는 거실에 앉아서 헤드셋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듣고 있다. 120여년전 20대 중반의 청년이 그가 이상화했던 여인의 모습과 자신의 고뇌를 보여주는 작품이 100여년 가까이 지나서 이태리의 가수가 번역해서 노래를 부르고, 한국에 살던 나는 미국의 한 귀퉁이에서 이 곡을 듣고 있다.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그러면서 나의 20대 중반, 타인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했던 수많은 맹세와 다짐들이 스쳐지나간다.

-------

몇 달전에 생각나서 SNS에 올렸던 글인데, 재활용해봅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62 기타나이 개그는 아직도 통하는지... 13 까페레인 15/10/02 7705 0
    260 기타메르스사태....왜 인간은 알면서도 못하는걸까 6 개평3냥 15/06/08 7708 0
    2148 꿀팁/강좌로버트 새폴스키 - 스트레스와 인간 16 눈부심 16/01/31 7709 8
    7840 방송/연예[불판] 프로듀스48 5회 202 Toby 18/07/13 7710 0
    3551 꿀팁/강좌2016년 8월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 6 Toby 16/08/22 7715 0
    1125 꿀팁/강좌In a Nutshell-Kurzgesagt (우주덕 환영) 4 개발자 15/09/29 7717 2
    688 음악when you are old... 12 새의선물 15/07/31 7719 0
    533 경제국민 94.1% “경기회복 체감 못해”…일자리·가계빚 걱정 16 Leeka 15/07/07 7720 0
    449 기타사랑에 대한 증오어린 시선 74 No.42 15/06/27 7721 0
    7381 도서/문학82년생 김지영을 읽고... 49 tannenbaum 18/04/14 7721 22
    1173 일상/생각글로 배운 연애는 어렵다. - 3 15 랍상소우총 15/10/05 7723 1
    1247 영화영화 소식들 짧게: 10/13 10 kpark 15/10/13 7723 0
    310 기타메르스 (35번 환자분 사망은 오보라네요) 21 이서준팬바이브 15/06/11 7725 0
    1151 일상/생각쪼그만 회사 일상 15 Las Salinas 15/10/01 7725 0
    1485 음악신해철. 7 Bergy10 15/11/07 7726 3
    7895 방송/연예[불판] 프로듀스48 6회 167 Toby 18/07/20 7728 0
    5397 사회스웨덴 : 정치적 올바름이 전제적 압제로 작용할 때의 부작용 15 은머리 17/04/09 7729 2
    411 기타아이폰에서 홈 버튼이 사라질까?... 11 neandertal 15/06/23 7732 0
    717 정치복잡한 남중국해 문제 8 마르코폴로 15/08/03 7732 0
    1152 영화[스포]대니 콜린스 보고 왔습니다. 1 王天君 15/10/01 7735 0
    6141 문화/예술브로드웨이와 인종주의 - 흑인 배우가 앙졸라스를 할 때 16 코리몬테아스 17/08/22 7736 7
    7706 사회OSCE란 이상한 시험에 대해서 알아보자. 15 맥주만땅 18/06/18 7736 4
    563 생활체육한 주간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5 스트로 15/07/10 7737 0
    8034 방송/연예[불판] 프로듀스48 9회 270 Toby 18/08/10 7738 0
    1169 음악Tangerine Dream - London 4 새의선물 15/10/04 7740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