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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1/24 08:56:43
Name   구밀복검
Subject   2012년으로 돌아가 살펴보는 이국종의 정치성
이국종 교수의 '비정치적' 자세에 대해 설왕설래가 왕왕 있습니다만...제가 보기엔 이분이 초지일관 정치에 관심을 안 두신 것도 아니고 그 중요성을 모를 분도 아니라 봅니다. 그보다는 싹수가 노랗다 싶으니 기대를 안 하는 것에 가깝다 싶네요. 이는 2012년 이른바 이국종법이라 불리우는 응급의료법 개정안 때를 돌이켜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바로 중증 외상 센터 설립이 걸려 있었던지라 꽤 강경하게 자기 주장을 폈지요.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5284
"중증외상센터만 설립해주면 옥쇄할 각오"

http://news.donga.com/Society/3/03/20120505/46013562/1
"의사들도 이번에는 죽을 각오로 따내야 합니다. 정말 이번에는…."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2009년 응급의료선진화 기금이 추가로 조성될 때만 해도 곧 중증외상센터가 생길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10년 전에는 돈이 없어 중증외상센터를 못 지어준다고 했는데, 돈이 있어도 안 만들어 준 거죠. 이번에는 기대해도 될까요?"

이때 어깃장 놓는 최재천에게 일갈한 적도 있었고요 ㅋㅋ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5996
"최 무슨 당선자 분이 하시는게 비아냥 거리면서 '국회에다 그러지 말고 그거 정부에나 가서 따져' 이런 식으로 트위터질을 올리고 있더라고요. 트위터질 한다고 하죠. 나꼼수 그런 애들처럼. 그 사람 개념이 없는 거에요. 저를 다시 일하게 한 것이 지네 민주당 강기정 의원실부터 국회의원 보좌관들 7명이었다는 거 모르고요. 법사위에서 썩어가고 있는 법이 자기네 당 중진인 주승용 의원실에서 발의한 법인지 그것도 몰라요. 개념도 없어요. 그 사람 입법기관 19대 갈거에요. 그리고 선생님들과 제가 내는 세금 20억원 퍼먹을 것이에요.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냐면 석해균 선장이나 저 같은 사람, 이명박 정부에 공을 세운 사람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새누리당) 라인인 줄 생각할 거에요. 제 기사 중에서 제일 크게 나갔던 게 한겨레21의 삶과 죽음에 대한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다. 심층기획기사로. 그런거 보지 않을 거에요. 난독증이 있어 가지고. 그분이 시정 잡배가 아니잖아요. 19대 가면 그분이 하나가 입법기관이 되잖아요. 대한민국의 입법기관이잖아요. 유지비를 따져야죠. 한 분 유지비가 20억들어간다고 들었어요. 일년에 맞나요? 인건비만 보좌관까지 다해서 10억 들어가고 나머지 여의도의 그 비싼 건물에 상가 임대료 감가삼각 치면은 20억 들어가는데 저희들의 세금으로 유지비를 대는 거에요."

신랄하기도 신랄한데, 그걸 떠나서 이국종 교수가 정치권의 역학관계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 아니란 것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한나라당 라인인 줄 생각할 거'라는 표현 같은 것도 그렇고요.

이 즈음의 총체적인 시각을 잘 보여준 기사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너무 길어 인용은 생략합니다.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786161

여하간 우여곡절 끝에 법안은 통과가 됩니다만, 정작 이국종 교수가 재직하고 있던 아주대는 메이저 병원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여 권역 외상 센터 설립 대상에서 제외되죠. 내부자도 아니고 의료 행정 지식도 없는지라 이게 합리적인 조처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여러가지 '정치적' 문제가 걸려 있었다는 것은 쉬 짐작할 수 있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02/2012110200792.html?Dep0=twitter&d=2012110200792
"선정된 5개 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지정요건과 기준을 충족하면 내년 말쯤 최종적으로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게 된다. 이 병원들은 또 외상전용 중환자실·수술실·입원병상 확충 등 외상전용 시설장비 도입에 80억원, 외상전담 전문의를 최대한 23명까지 충원할 수 있게 매년 7억~27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때 숟가락 깨나 얹었던 것이 김문수입니다. 경기도지사로서 아주대를 밀고 있던 김문수는 이국종 교수를 앞세워 대대적으로 선정 결과를 비난했죠. 그리고 이게 뜬금없는 것도 아니었고, 사실 김문수는 경기도지사로서 이국종 교수와 꾸준히 연계해온 바가 있죠. 양쪽 모두 상호가 목적에 부합했을 테니까요. 김문수 입장에선 그럴 듯한 업적거리였을 것이고, 이국종 교수 입장에선 행정적 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연대 대상이었겠죠. 예산도 어차피 다 경기도에서 나오는 거니까.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75595
"최근 경기도와 아주대병원이 도입한 중증외상환자 살리기 프로젝트..이 사업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박사. 그래서 '석해균 프로젝트'로 불린다...이 박사의 간곡한 요청에 김문수 경기지사는 두 팔을 걷고 지원을 약속했다. 석 선장이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대형병원이 부족한 경기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해 적극 지원을 지시했다고 한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02/2012110202285.html?Dep0=twitter&d=2012110202285
김 지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는 2011년 1만9천252명에 이르는 국내 중증외상환자 중 30%를 차지하는 중증외상환자 발생 다발 지역" 이라며,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지난 2011년부터 석해균 프로젝트를 추진, 현재까지 모두 100여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런 경기도의 노력과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증외상센터 선정에서 경기도가 제외된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심사위원의 명단과 평가결과 자료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 했다.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국종 교수 입맛은 꽤 썼을 겁니다. 이국종 교수답지 않게 '도민 여러분' '경기도'같은 표현을 쓰며 인터뷰로 사정 사정해야 했던 시기죠. 위에서 인용한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냐면 석해균 선장이나 저 같은 사람, 이명박 정부에 공을 세운 사람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새누리당) 라인인 줄 생각할 거에요'라는 발언이 보다 의미심장하게 느껴지지요.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817842
"경기도 전체 의료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 발전을 위해 나름 처음부터 모든 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데, 10년이 지나고 나니까 조금 조금씩 뿌리가 내려가고 있었는 데 그런 것에 대해서 별로 고려가 안된 점이 있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에서는 사립의료기관이지만 많은 지원을 해주셨는데… 도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서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김문수는 어제 기회는 찬스다 싶었는지 김종대를 두들겼지요 ㅎㅎ
http://www.bluetoday.net/news/articleView.html?idxno=17168

여하간 시간이 지난 뒤 아주대 병원에도 결국 권역 외상 센터가 들어가긴 합니다만, 이때 있었던 일련의 건들을 겪으며 이국종 교수가 한층 더 냉담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꽤나 쌓인 것도 많았을 테고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813121.html
"정부에서 재정 지원한다니까 당장 자기네 지역에 외상센터 안 지어주면 수많은 환자가 피 흘리고 죽어갈 거라고 사업계획서 거창하게 만들어 올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외상센터 지정되고 지원금 받으면서부터는 환자가 없다고 배 째라 해요. 하루 한 명이 오든 100명이 오든 받는 지원금은 똑같으니."

"선생님,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저한테 잘못 오신 것 같아요...생명을 살리네 어쩌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이 일을 하루도 못 하죠. ‘내가 이렇게 위대한 일을 하는데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러지?’ 그런 생각이 들 거 아녜요? 의사가 헬기 동승하는 거, 의료보험 수가 10원도 안 잡혀요. 저희는 성과급도 거의 없어요. 의료보험 적자 난다고 월급이 깎이기도 하고요. 전 그냥 일로 생각하고 하는 거예요. 선생님은 저를 잘 모르시는군요...제가 이 정도인 걸 모르시고, 너무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이에요. 밖에서도 쓰레기, 안에서도 쓰레기. 다들 절 싫어해요....시끄럽다고. 나만 없으면 ‘에브리바디 해피’한데 자꾸 시끄럽게 한다고요."

끝으로 6년 전 석해균 선장 건 직후의 조선일보 인터뷰. 하지만 마치 어제 인터뷰한 것마냥 앞날을 예고하는 듯 하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3/11/2011031101859.html?Dep0=twitter&d=2011031101859
"[중증외상·응급센터에 대한 정부나 사회 관심이 4~5년 주기로 왔다가 사그라지더라. 이젠 좀 지쳤다. 변하는 게 별로 없으니까.] 의욕적이던 보건복지부 담당자들도 자주 바뀌어 어렵다. 게다가 사회취약층인 외상환자들을 위해 정부지원이 있을 예정이라고 하면 이익집단이 끼어든다...너무 힘들어 한때 해외취업난만 계속 찾아보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블랙워터(세계 최대 용병회사·현재 XE)에 취직할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니까. 최소한 외상외과에 대한 수요와 존중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이미 6년 전에 기대를 접었던 사람이 다음 해에 우연히 찾아온, 혹시나 싶은 기회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여론과 정치에 시달리고 본인 스스로도 휘둘리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게 되고...그런 경험을 한 이상 과거보다 더 세상에 대해서나 스스로에 대해서나 회의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이 말을 낳으며 허상이 실상을 지워버리고 본인의 언행과 의도와 목적이 모조리 굴절되는 허무함을 더 겪고 싶지 않겠죠.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82209584703059
격분한 이국종 교수 "내가 리베이트 의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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