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7/20 19:35:02
Name   王天君
Subject   내가 드래곤볼의 셀 편을 안좋아하는 이유
탕수육에는 찍먹파와 부먹파가 있습니다. 시리얼에는 바삭파와 눅눅파가 있습니다. 생선회에는 간장파와 초장파가 있습니다. 삶은 계란에는 반숙파와 완숙파가 있습니다.
이렇게 세상 어느 주제든 대다수를 차지하는 두 개의 상충하는 취향이 있습니다. 드래곤볼도 이런 취향의 대전이 일어납니다.
바로 프리저 편과 셀 편 중 어느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냐 하는 것이지요.


실사화한 버젼으로 보니 참 극혐.... 마인부우랑 피콜로는 실사화된 버젼으로 보면 더 토나옵니다.

저는 셀 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초사이야인 2, 정신과 시간의 방, 시간 여행, 트랭크스 등 여러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지만 그래도 다시 볼 때마다 셀 전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개연성이 정말 형편없기 때문이죠. 다시 보면 답답해 속이 터집니다.

간단하게 말해 셀 전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유는 "지 잘난 맛에 취해 괜히 뻘짓을 하다가 위험을 자초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큰 원흉은 이 인간.... 아니 이 외계인이죠. 프리더 전에서는 그렇게 간보기 잘하고 떠보기 잘 하는 놈이 왜 이렇게 강해졌다 싶으면 우쭐해져가지고;;;



일단 여기서부터 독불장군으로 나갑니다. 옆에서 모르는 아저씨가 경고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에서 별 더러운 꼴을 다 겪고 온 아들이 이야기하는데 쥐뿔도 들어먹질 않습니다. 사실 여기서 저 충고를 들은 후 손오공이랑 다 같이 패싸움했다면 결과론적으로 손오공 아웃, 그리고 지구는 인조인간들에게 멸망했다.... 그동안 드래곤볼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 이야기가 나았겠지만요. 그럼에도 막무가내 기공포 땡깡을 부리는 게 현명한 짓은 아니었습니다.



익히 아시겠지요. 이 다음에 베지터는 떡이 되도록 얻어 맞습니다.



아냐!! 는 무슨.... 자기가 우주 캡짱이라는 자아도취를 버리지 못하는 이 불쌍한 중생. 프리더한테 질질 짜면서 처맞고, 인조인간한테 그렇게 털렸으면 교훈을 얻을 법도 한데.. 엘리트면 뭐하냐고. 



17호도 얼빵한 건 매한가지입니다. 레드리본군의 과학기술 덕택에 강해진 주제에, 16호의 파워 레이다는 고장이라고 쿨하게 결론;;; 최소한 긴장이라도 하든지요.



싸움도 못하는 놈이 머리 굴리는 사람들에게 "치사하게 쫀쫀한 작전만 세운다"니요. 야 맞고 기절해있던 놈은 입 좀 다물어!!!



기억 상실증인가 봅니다. 그렇게 까불다가 인조인간한테 털린 기억은 벌써 잊었는지? 정신과 시간의 방에 1년간 처박혀있다보니 바깥세상의 공기에 취하신 듯.



손가놈의 페어플레이 정신.... 공평 타령 할거면 넌 왜 1년짜리 치트키 쓰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가고 순간이동 같은 기술을 쓰냐?



메인 악당이라고 별로 다를 건 없습니다. 도리야마 아키라랑 무슨 계약이라도 맺은 것처럼 "나보다 더 쎈 놈은 나올 리가 업뜸!!" 하고 도발질에 미쳐있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피콜로가 해주고 있네요. 네, 그리고 손오반의 이 잘난 척 덕택에 드래곤볼의 주인공인 손오공은 하늘나라로 사요나라 짜이찌엔 챠오....



그나마 제 울화통을 다스리는 건 트랭크스밖에 없습니다. 불안의 싹은 전력을 다해 초기에 제거하는 모습.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베지터 이 자식은 말로만 하는 사과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해야 합니다. 애초에 잘난 척만 안했으면 이 난리가 일어나지도 않았을텐데...

파워인플레와 얼렁뚱땅 스토리 진행이 심한 마인 부우 전에서도 이렇게 다 이긴 상황에서 자만과 방심으로 삽질에 삽질을 거듭하는 내러티브는 거의 없습니다. 넌 날 못이겨... 훗!! 이라니.




그럼에도 셀전의 의의가 있다면 바로 이 분이시겠죠?
시대를 앞서갔던 츤데레......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1 문화/예술내가 드래곤볼의 셀 편을 안좋아하는 이유 32 王天君 15/07/20 26774 0
    14579 음악내가 락밴드 형태로 구현하고 싶던 걸그룹 노래들 18 *alchemist* 24/04/04 2938 4
    5821 일상/생각내가 만난 선생들 #1 - 언어학대의 장인. 15 tannenbaum 17/06/21 4141 1
    5816 일상/생각내가 만난 스승들 #1 - 1994년의 예언가. 21 SCV 17/06/20 5307 16
    5845 일상/생각내가 만난 스승들 #2 - 카리스마의 화신 16 SCV 17/06/27 5485 1
    5884 일상/생각내가 만난 스승들 #3 - 너 내 반장이 돼라 11 SCV 17/07/03 5222 8
    11361 일상/생각내가 맥주를 마실 때 웬만하면 지키려고 노력하는 수칙 46 캡틴아메리카 21/01/21 6647 23
    3621 방송/연예내가 무인시대를 좋아했던 이유 7 피아니시모 16/08/31 6858 3
    4753 사회내가 바라보는 동성애 11 Liebe 17/02/03 5765 5
    14576 문화/예술내가 바로 마법소녀의 목소리 - 성우로 보는 마법소녀 서포트벡터 24/04/03 3846 6
    5356 일상/생각내가 봤던 신기한 사람 이야기 2 무적의청솔모 17/04/03 3978 0
    1136 요리/음식내가 사랑하는 치킨 - BHC 소스에 무쵸 5 Toby 15/09/30 10659 0
    6735 일상/생각내가 사회를 바라보는 눈 4 다시갑시다 17/12/08 5765 14
    7401 일상/생각내가 생각하는 홍차 커뮤는.... 8 핑크볼 18/04/18 6270 0
    2583 기타내가 선거제도를 뜯어 고친다면 5 엠피리컬 16/04/09 5272 1
    12078 정치내가 손준성 검사라면 어떤 선택지가 있나.. 24 Picard 21/09/15 5710 1
    9247 음악내가 스토킹하던 날 4 바나나코우 19/05/29 5303 1
    6749 일상/생각내가 싫어할 권리가 있었을까... 25 tannenbaum 17/12/10 5136 7
    13458 역사내가 영화 한산에 비판적인 이유 14 메존일각 23/01/04 3826 15
    11876 정치내가 왜 문재인을 좋아하지...? 107 매뉴물있뉴 21/07/13 7636 36
    12528 정치내가 왜 윤석열을 싫어하는가. 21 arch 22/02/20 7207 22
    12573 정치내가 윤석열에게 투표하는 이유 36 Profit 22/03/03 7251 39
    10044 일상/생각내가 이러려고 결혼하나 자괴감이 들어.. 32 염깨비 19/12/02 7788 0
    1121 IT/컴퓨터내가 제일 잘나가~~! 13 Neandertal 15/09/29 8043 0
    9730 정치내가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26 비오는날이좋아 19/09/29 5894 1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