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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6/14 14:53:50 |
Name | Erzenico |
Subject | 잡학은 왜 인문학으로 불려야만 했을까? |
** 방송 및 방송에 대한 평론, 반응 등을 읽고 적은 글로 반말투임을 양해해 주십시오 ** 알고 싶고 궁금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어디다 쓸데는 없는 지식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는 이렇게 어디로도 분류할 수 없고 딱히 쓸모없는 지식들을 뭉뚱그려 잡학이라고 일컫는다. 최근 이렇게 다양하고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흥미롭고 또 쓸모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식들을 다섯 명의 잘 알려진 각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나 나누는 프로그램이 tvN에서 시작되었다. 프로그램 이름도 무척 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통칭 '알쓸신잡'이다. 타이틀에서도 이미 이들의 대화가 뚜렷이 분류할 수 없는 잡학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 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매체에서는 이들이 인문학을 하고 있으며, '우리'(누구?)는 <아재들의 술자리 토크>를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등의 평론을 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이걸 인문학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것을 알텐데 위에 기술한 류의 연예 평론이 나온 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여성 학자들의 소외에 대한 성토 vs 유시민, 정재승 등에 견줄 수 있는 대중성, 인지도를 갖춘 여성 학자들이 있느냐 하는 논의로 이어졌다. 애시당초, 남녀 or 여남을 차치하고라도 술자리 토크는 그다지 쓸 데 없는 이야기의 향연이 되기 쉽다. 이는 학식, 교양의 수준과는 크게 관계없이 한껏 이완된 상태에서 편하게 나누는 대화라는 특성 때문이다. 한껏 이완된 상태에서 대화는 논리체계가 평소보다 느슨하기도 하거니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화가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도 그렇다. 또한 대화 내용의 꼰대스러움에 대한 성토도 간간이 이어졌는데 이들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무조건 젊게 생각하고 젊은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잡스러운 이야기를 다소 꼰대스러움을 묻혀가면서 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일까? 애초에 이런 논란을 유발한 제작진의 실수가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1화에서 나영석 PD의 '우리끼리는 인문학 어벤져스라고 그래요' 하는 한 마디가 그것인데 이 말에서 제작진의 인문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오해, 그리고 잡학이라는 단어에 대한 일종의 깔봄이 섞여있다고 본다. 인문학은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확장시킨 학문이므로 그 주제가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사상, 예술 등에 대한 것이라면 넓은 범주에서 다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넓은 범주로 인해 왠만한 사변적인 학문들을 다 인문학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최근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고 인문학이 마치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것들과 현대 한국 사회의 여러 폐해를 해결해 줄 만능열쇠처럼 포장되고 있어 더더욱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남발되고 있다. 하지만 맨 처음에 기술하였듯 특별히 분류되지 않는 학문이라면 굳이 잡학으로 분류하지 않고 인문학에 끼워넣을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제작진은 '잡학'이라는 말을 타이틀에 넣어두고 있지 않나. 나는 이러한 잡학으로 이름붙일 수 있는 사변적 대화가 일상에서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술자리이든, 카페이든, 혹은 주변 사람들과 모일 수 있는 어떤 장소에서든 또 모이는 사람들의 학식이 얼마나 풍부하든 빈약하든, 말을 잘하든 못하든 간에 그것이 우리들의 일상에서 더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대화가 우리의 일상에 큰 이득은 주지 않더라도 작게는 지식의 양을 늘리고 크게는 기존에 알았던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면 어떤가 하는 것을 알게함으로서 나의 견해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는 이런 대화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보았고 같은 이유에서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잡스러운 대화들도 가끔 지나치게 공격적이 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렇지만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면 나로서는 더 좋을 것 같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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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한국의 관습 때문에 생긴 오해 아닐까요?
한국의 관습 때문에 인식을 다르게 한 것이 문제지 애초에 인문학과 과학이 완전히 다른건 아닙니다.
과학이라는 말은 영어로 사이언스 입니다. 한국어로는 앎 혹은 지식 이라는 단어와 비슷합니다.
사이언스가 모자라다는 말은 영어 어감으로는 지식, 앎, 생각이 모자라 라는 단어로 느껴집니다.
한국어로는 인문학도 있고 과학도 따로 있다고 느껴지지만 이것은 한국어의 문제고 한국의 분류 체계의 문제입니다.
과학이든 인문학이든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고 일본인들이 억지로 만든 언어로... 더 보기
한국의 관습 때문에 인식을 다르게 한 것이 문제지 애초에 인문학과 과학이 완전히 다른건 아닙니다.
과학이라는 말은 영어로 사이언스 입니다. 한국어로는 앎 혹은 지식 이라는 단어와 비슷합니다.
사이언스가 모자라다는 말은 영어 어감으로는 지식, 앎, 생각이 모자라 라는 단어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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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든 인문학이든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고 일본인들이 억지로 만든 언어로 세상을 보려다 보니 생긴 문제입니다.
실제 둘을 가르는 것은 지식의 확실성 입니다.
인문학은 소프트 과학 이라고 할 수 있고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인문학적 지식들은 주장이나 가설에 가깝습니다.
뇌 과학를 예로 들면 전에는 사람의 뇌를 볼 수 있는 도구 자체가 없었지만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양전자 단층사진, MRI 같은 도구가 생겼고 이제는 어느 정도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영역,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볼 수 있으니 이제는 실제로 지식을 알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 더 확실한 지식 체계, 좀 더 믿을 만한 지식 체계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지요.
애초에 과학이라는 것은 지식체계를 뜻합니다.
현재 인문학이라고 불리는 것도 과학 만큼 확실한 지식이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 지식이 과학 즉 지식이 되는 것입니다.
과학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아는 것' 이라는 뜻이지
우리가 인식하는 방법인 과학 vs 인문학 구도는 사실 번역 오류에 가깝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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