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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2/15 01:42:20 |
Name | The Last of Us |
Subject | 첫사랑이야기 끝. |
당시에 나는 누군가 선의로 옷가지와 신발을 사주지 않으면, 새 옷이나 신발을 입고 신을 수 없었다. 주변에서 몇 만원이나 하는 옷을 샀다고 하면, 부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한 번은 용돈을 모아서 저 옷을 사려면 얼마나 걸릴까 계산해 본 적이 있는데, 비참함에 그만뒀다. 그렇게 나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그대를 만나러 갈 때면, 버스나 지하철 대신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맹세컨데 단 한 번도 힘들거나 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그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체감상 10분 정도였고, 그 길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지금 어플로 랜드마크를 지정해서 도보 시간을 찍어보니 걸리는 시간은 1시간 49분. 나는 그 때 그 길을 어떻게 걸었던 걸까. . 3월 어느날, 밤 10시 경. 그대에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아프다고, 나는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고, 당신은 나에게 그냥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야라고 했다. 나는 암이냐고 물었고, 당신은 '응' 이라 대답했다. 목소리는 담담했다. 내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격앙된 채 말을 하면서,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왜 그대에게 화를 내지.라고 생각했다. 오래 통화할 수 없다며 전화는 끊어졌고,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며칠이 지나고 그대와 가족들이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전해들었다. 이사 가기 전, 그대는 나를 보러왔고,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손을 맞잡고 있다가 당신이 나에게 건넨 말은 잠깐의 헤어짐인지 먼 이별인지 알 수 없을 '안녕'이라는 단어였다. 그렇게 약 1년간의 내 첫사랑은 끝났다. 이후 이상하리만치 슬픈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현실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 끝 . 사실 이 뒤로 더 있지만 다 쓰자니 너무 길고 감정적으로 힘드네요 :) 여기서 끝낼게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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