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06/21 17:38:21
Name   NightBAya
Subject   \'너무\'의 의미 변경
http://www.huffingtonpost.kr/2015/06/21/story_n_7630130.html

'너무'의 의미가 변경되었습니다.

「부사」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
¶ 너무 크다/너무 늦다/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너무 멀다/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너무 반갑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내가 너를 그동안 너무 몰라라 한 것도 사실이다.≪최일남, 거룩한 응달≫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너무01 항목 -

6월 15일 자로 긍정적인 서술어와 같이 사용할 수 있게 의미가 변경되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있는 예시에도 너무 좋다 / 너무 예쁘다 / 너무 반갑다 등 긍정적인 서술어와 같이 사용한 경우를 추가했네요.

사실 이러한 의미 변경이 개인적으로는 왠지 마음에 별로 들지 않습니다. 바뀌면 안 될 이유를 이야기해보라 하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요. 그냥 바뀌는 게 싫은 것일지도 모르고 더더욱 정말이나 아주와 같은 표현은 안 쓰이게 될 것 같아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번 결정이 원칙을 포기하고 현실에 타협한다는 과한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몰겠습니다. 변화하는 사회의 언어습관에 따라 언어의 의미나 사용도 바뀌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에도 동의하니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의미가 변경된 것과는 별개로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 방식대로 사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세 전환할 수도 있지만요. 크크.



0


    Yato_Kagura
    원래부터 긍정문 부정문 안가리고 쓰는 사람들이 많았죠 뭐
    세계구조
    나름 구분해서 쓰는거에 자신이 있었던지라 조금 아쉬운데요?
    너무는 반어법적 의미도 가지고 썼는데 표준으로 인정해버리면 이젠 다른 부사를 써야죠.
    몹시...라던가. 토 나오게도 있군요.
    ohmylove
    \'지나치게\'가 좋을듯요.
    빛과 설탕
    전 좋은데요? 마음속에 문법나치를 키우고 있지만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 자제하느라 피곤했는데.. 바라 바래 역시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Eneloop
    언어는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빅데이터 인문학-진격의 서막]이라는 근래 나온 책을 참고하여 말씀드리면,
    United State라는 단어에는 원래 Are을 사용했었는데(50여개 주의 모임이므로) 남북전쟁을 거치고, 단일국가로서의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Is로 바뀌었다고 하죠.

    언어 전체를 통괄하는 보편적인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규칙은 매우 제한된 부분만을 그물망속에 넣을 수 있습니다.
    drive의 과거형이 drived가 아니라 drove인 이유는 drive... 더 보기
    언어는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빅데이터 인문학-진격의 서막]이라는 근래 나온 책을 참고하여 말씀드리면,
    United State라는 단어에는 원래 Are을 사용했었는데(50여개 주의 모임이므로) 남북전쟁을 거치고, 단일국가로서의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Is로 바뀌었다고 하죠.

    언어 전체를 통괄하는 보편적인 규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규칙은 매우 제한된 부분만을 그물망속에 넣을 수 있습니다.
    drive의 과거형이 drived가 아니라 drove인 이유는 drive가 ed를 붙이는 규칙이 생기기 전의 게르만 조어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후 ed가 붙는 동사들이 등장한 이후 이들이 하나의 규칙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고 하죠.
    그런데도 drove가 살아남은 이유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해서\'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들 단어들 조차도 7-8천년이 지나면 drived로 변화할 것이라 예측하더군요.

    말하자면 언어의 규칙은 선험적이거나 보편타당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후천적인 무엇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규칙만으로는 새로 생성되는 어휘들을 담아내기 어렵죠.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규칙들도 수없이 많고요.
    국어에서 소리의 길이가 의미를 분별해준다고 하는데, 솔직히 장음 단음 신경써서 말하는 사람은 전 단 한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규칙이라는 것도 애매하고요.
    (모자母子mother&son와 모자帽子hat의 경우 전자가 모ː자로 장음인데 비해 부자父子와 부자富者therich의 경우에는 후자가 부ː자로 장음입니다)

    규칙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존재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차피 국립국어원의 역할은 흐르는 물을 넘치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하는 댐같은 것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립국어원이 현실타협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보고요.
    Azurespace
    장음 단음은 한국어에 성조가 있던 시절의 잔재입니다. 성조에 따라서 길이가 달랐는데, 성조가 사라지면서 근대에는 길이만 남았고, 현대에는 그 길이 구분마저도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지금 시점에서 규칙이라고 하기에는 힘이 많이 약해졌겠죠...
    맞아요. 성조가 있었을때는 글자에 성조도 표기했죠. 중국처럼. 근대 한국어에서 일본처럼 장음을 -표기 했으면 지켜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형적인건 파괴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파란아게하
    \'사람 나고 말 났다, 말 나고 표준어 났다\'
    인 저는 너무너무 환영합니다.
    \'너무\'가 쓰이는 양태를 보면 단순히 \'매우\'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간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봅니다. 언중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이라면 그 이유를 궁구해보는 게 먼저겠죠. 수식 대상에 있어 \'매우\'가 긍정적인 영역을 부각하고 \'너무\'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할 때 쓰이지만, 긍/부정을 제외하고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기 심상의 양상을 표현하는 듯한 \'매우\'에 비해, \'너무\'는 발화 대상에 대한 화자의 심정 동요가 실린다는 겁니다. \'나는 초콜릿을 매우 좋아해\'와 \... 더 보기
    \'너무\'가 쓰이는 양태를 보면 단순히 \'매우\'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간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봅니다. 언중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이라면 그 이유를 궁구해보는 게 먼저겠죠. 수식 대상에 있어 \'매우\'가 긍정적인 영역을 부각하고 \'너무\'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할 때 쓰이지만, 긍/부정을 제외하고도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기 심상의 양상을 표현하는 듯한 \'매우\'에 비해, \'너무\'는 발화 대상에 대한 화자의 심정 동요가 실린다는 겁니다. \'나는 초콜릿을 매우 좋아해\'와 \'나는 초콜릿을 아주 좋아해\', \'나는 초콜릿이 너무 좋아해\'는, 언중의 발화 양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너무\'를 여기저기 붙여대던 이들은 암암리에 이를 느끼기 때문일 거구요. 따라서 \'너무\'의 사례는, \'매우\'의 사어화에 입각해서 보는 것보다는 \'매우\'로 포착할 수 없던 특정한 정서의 영역을 \'너무\'의 외연 확대로 포괄하게 된 경우로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근거는 이전까지 \'너무\'의 뉘앙스가 배태하고 있던 가능성에(정도 차에 따른 화자의 정서 동요에 대한 지시) 기인하겠구요
    \'아주\'가 very역할을 하고있었고 too의 \'너무\'가 very까지 영역확장을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봅니다. \'매우\'는 현대 회화에선 사어가 됐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문어체적 표현이죠.
    \'매우\'가 사어화된 게 맞긴 한데 그와 별개로 언중들의 표현을 보면 이전까지 \'매우\'로 건드릴 수 없던 특정 뉘앙스를 \'너무\'가 지시하는 부분이 있다는 이야깁니다.
    드디어(?) 바뀌게 되었네요.
    방송에서 소감과 인터뷰 등에서 \'너무\'라는 표현을 너무 남용해서 자막으로만 \'정말\'로 표시하는 것이 너무 거슬렸는데 너무 잘 된 것 같습니다.
    neandertal
    이러다가 이제 \"틀리다\"가 \"다르다\"의 의미로 쓰일 날도 오는 건가요?
    체게바라
    틀리다 다르다는 정말 바뀌지 않았으면 합니다. 틀림과 다름을 구별하지 못하는게 우리 사회 많은 논쟁의 원인이라고 보거든요. 다름은 인정할 수 있지만 틀림은 옳고 그름의 문제니까요. 둘의 혼용은...아 끔찍합니다.
    레지엔
    이건 좀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 봅니다. 저도 어지간하면 언어의 변화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를 바라는 쪽이지만 너무의 경우는 이제 그런 방법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라...
    어디에도 없는 신께서 굽어 살피고 계시네요.
    안희연
    결국 바뀌는군요
    이러다가 다르다/틀리다 이것도 변경할 기세네요
    이건 진짜 바뀌면 안되는건데요;;
    언어가 생각을 규정짓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우월한패기
    너무 좋아요
    전 너무 좋네요. 너무 나빠는 되고. 너무 좋아는 안 된다는 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거라고 지적을 당해야 하나요.
    전 열심히 바라바라 하고 있지만...그냥 바래도 맞는 표현 됐으면 좋겠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8 기타[서평] 과연 이십대가 문제일까 3 일각여삼추 15/06/21 7523 0
    389 기타최근 재밌었던 일-TV조선의 한 기사 9 드레이크 15/06/21 7985 0
    390 도서/문학진화한 라푼쩰 - 토마스 핀천 [제49호 품목의 경매] 11 뤼야 15/06/21 9789 0
    391 기타한국 정부덕에 애플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6 Leeka 15/06/21 8964 0
    392 기타군대 웅변대회 이야기 13 혜리 15/06/21 7407 0
    394 기타일요일은 내가 요리사! 16 금수저 15/06/21 7395 0
    395 기타새벽의 마라톤. 6 아케르나르 15/06/21 7982 0
    396 기타'너무'의 의미 변경 20 NightBAya 15/06/21 8744 0
    397 기타개인사이트 망한 이야기 28 헬리제의우울 15/06/21 9430 0
    398 역사강화도가 무너지던 날 14 눈시 15/06/22 8921 0
    399 기타신경숙 작가의 침묵이 정말 실망스럽네요... 18 neandertal 15/06/22 7789 0
    400 기타민상토론이 어제 방송을 안 했군요 24 이서준팬바이브 15/06/22 7861 0
    401 기타'이중주차에 불만' 아파트 주차장서 차량에 불 질러 46 지니 15/06/22 8089 0
    402 기타나의 연극이야기 17 흑두견 15/06/22 8725 0
    403 기타중국에서 메르스 치료받은 한국인이, 27억을 부담하게 될것 같습니다. 24 Leeka 15/06/22 8973 0
    404 기타번개모임 추가 공지입니다. 3 동동 15/06/22 6540 0
    405 영화스필버그 최고의 영화 : 대결 The duel(1971) 20 구밀복검 15/06/22 14454 0
    406 기타15년 걸그룹 전쟁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20 Leeka 15/06/22 8681 0
    407 기타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표절논란이 났네요. 37 15/06/23 10133 0
    408 기타새벽이니까 감성돋는 노래들 여러개. 8 Lionel Messi 15/06/23 9004 0
    409 음악요즘 듣고 있는 해외앨범 6(2015.6.19 Lenka - The Bright Side) 2 김치찌개 15/06/23 7831 0
    410 기타메르스 관련 삼성그룹 입장 발표 24 삼성그룹 15/06/23 7494 0
    411 기타아이폰에서 홈 버튼이 사라질까?... 11 neandertal 15/06/23 8071 0
    412 기타신경숙 작가 표절 인정? 사과? 32 스타로드 15/06/23 7955 0
    413 기타메르스 임산부께서 출산하셨다네요 22 지니 15/06/23 843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