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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7/27 22:42:32
Name   헤베
Subject   [35주차]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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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희곡

주제선정자의 말
1번 주제의 바다 이야기는 사행성 게임은 아니고 주제 그대로 바다를 주제로 한 배경이 바다든지, 바다가 나오는 주제입니다.
갸령 심해라던지 물고기라던지 어부라던지.. 그냥 바닷가 드라이브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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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은 끝없는 어둠 속으로

가라 앉아만 가는 것이다.

불과 몇분 전까지만 하여도 내 몸은

남극해의 냉랭한 공기와

여명이 터오는 수면에 면해있었다.

허나 지금은 가득 숨을 머금었으며 다시 깊은 곳으로 간다.

아, 또 다시 뒤에서 멀어져가는 햇살이 이제는 그리 놀랍거나, 두렵지 아니 한다.

난 수백 번도 넘게 저 바다 깊은 곳으로 몸을 던져 왔기 때문이다.


가장 깊은 저 바다 아래

거기 있는 그 끔찍한 어두움 그리고 차가움에 대해 말하는데,

난 지금도 그곳으로 내려가고야 있지만,

으슥한 어둠은 언제나 나를 외로움이 한 가운데 내려놓는다.

거기 한 가운데서 나는 숨을 참고 두리번 거린다.

내 눈은 잘 보이겠냐고?

천만에, 전혀 보이질 않는다.

우린 상식이 통하는 동물이 아니던가?

어둠 뿐이면 어둠 뿐인데 다른게 있을리 없다!

가끔 온 몸으로 부딫쳐 거기 무엇이 있는지 깨닿는다.

그건 커다란 암초와도 같으며, 나보다 커다란 무엇일 수도 있고,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다.


이만하면 내가 누군지 알겠나?

만약 고래라고 생각한다면 네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헌데 나는 너일수도 있고, 그 누구 일 수도 있다.


어둠 속으로 내려가야만 하는게 굳이 나여야만 할 필요는 없지 않나?

누구나 잠긴다.

나같은 경우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면 숨 쉬러 올라왔다가

다시 제 발로 내려가버린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심해로 내려가는 고래다.

그러나 너 일수도 있다.

나는 어둠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게 내려가지 아니 할 이유가 되진 못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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