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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7/26 16:05:31 |
Name | Raute |
Subject | 삼국지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건 누구일까? |
* 삼국지는 진수가 쓴 역사서고, 우리가 생각하는 소설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입니다. 본문은 정사를 기준으로 쓰기 때문에 역사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삼국지의 특성을 고려해 도서/문학 카테고리로 씁니다. 역사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으면 카테고리는 바꾸겠습니다. ** 정사 내용은 정사삼국지방(rexhistoria.net)의 번역을 따르며 주석을 비롯해 정사 원전에 실리지 않은 것들은 옆에 원 출처를 같이 적습니다. 자치통감 같은 건 일일이 책 뒤지기 귀찮아서 그냥 생략할게요. 게으름은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 여기서 말하는 싸움이란 군을 지휘하는 능력이 아니라 일신의 용맹함을 말합니다. 그런고로 전공보다는 무예와 용맹함, 그리고 명성에 관련된 일화들만 적습니다. 여포 - 활을 잘 쏘고 말을 잘 타서 명장 이광의 별명인 비장(飛將)으로 불림 - 동탁이 여포에게 화가 나서 수극을 던졌는데 이를 피함 - 곽사에게 일기토를 제안해 승리 / 영웅기 -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람 중에 여포가 있고, 말 중에 적토가 있다(인중여포 마중적토) / 조만전 - 원소 밑에서 장연의 정병 1만을 상대하는데, 기병 수십을 이끌고 10여일 간 공격 / 후한서 - 원소는 여포를 암살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달아난 여포를 추격하는데 군사들은 여포가 두려워 접근하지 못함 - 화살로 극의 끝부분을 맞추는 활솜씨를 보이며 원술과 유비를 휴전시킴(원문사극) - 진수의 평 : 여포는 포효하는 호랑이의 용맹을 지녔다 관우 - 백마에서 선봉으로 나섰는데 직접 적진으로 들어가 대장 안량을 죽였고, 원소의 제장들 중 관우를 당해낼 자가 없었음 - 팔이 화살에 관통당했는데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면서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받음 - 방덕이 쏜 화살에 이마를 맞았는데도 군대를 지휘해서 마침내 승리 - 번성전투에서 우금마저 사로잡자 각지에서 관우를 추종하고 그 위세가 중국을 뒤흔듬 - 정욱, 유엽, 주유, 여몽, 육손 등 조조-손권 휘하 수많은 인물들이 관우의 용맹이 대단하다고 특별취급 - 마초가 유비에게 무례하게 굴다가 관우, 장비의 위세에 눌려 겁먹음 / 산양공재기 (배송지는 이 일화가 허무맹랑하다고 비판) - 유비가 황충을 후장군에 임명하려 하자 제갈량이 원래 황충의 명망은 관우, 마초과 동등하지 않았다며 반대 - 관우가 마초에게 호승심이 일자 제갈량은 마초가 장비와 다툴 수는 있지만 관우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추켜세워줌 - 진수의 평 : 관우와 장비는 만인을 상대할 수 있는 인물로 호랑이와 같은 신하 장비 - 장판에서 기병 20여기를 이끌고 다리를 끊은 뒤, 물가에서 고함을 질러 조조군을 저지 - 관우에 버금가는 만인지적이라는 평가를 받음 전위 - 부춘현의 장을 암살한 뒤 수백 명의 추격을 따돌리고 탈출 - 보통 사람은 들 수 없는 거대한 깃발을 한 손만으로 일으켜세움 - 여포가 직접 싸움에 가담하며 조조를 포위하고 하루 종일 공격했는데 전위는 특공대를 이끌고 적진을 뚫음 - 조조의 친위대를 이끌며 팔십근의 쌍극을 드는 장사로 불림 - 장수가 조조를 기습할 때 십여 명의 병사들과 군영을 지켰는데 전위를 뚫지 못하고 다른 문을 통해 앞뒤로 포위한 뒤에야 겨우 전위를 죽임 - 진수의 평 : 허저와 전위는 번쾌(유방의 부하)와 같다. 허저 - 8척 가까운 거한으로 소꼬리를 끌고 백보를 걸어간 괴력의 소유자 - 조조의 근위대장이었으며 조조를 암살하려는 근위병 서타를 죽임 - 한수-마초에게 기습당하자 말 안장으로 화살을 막으며 조조를 호위했으며, 사공이 죽자 직접 배를 움직여 탈출시킴 - 조조가 마초와 회담할 때 허저만 데리고 나갔는데, 마초가 조조를 죽이려다 허저의 기세에 눌려 단념 - 마초가 허저를 호후(虎侯)라고 부른 뒤 별명으로 굳어짐 장료 - 영내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혼란을 수습하고 친병 수십을 이끌고 주모자를 처단 - 합비에서 장사 800을 이끌고 손권의 10만 군세에 돌격, 대장기에 근접하자 손권은 직접 무기를 들고 도망침 - 포위망을 뚫고 철수하려다가 병사들이 버리고 가지 말라고 외치자 다시 포위망으로 들어가 구출하고 돌아옴 - 합비에서 철수하는 손권을 재차 공격해 손권을 사로잡을 뻔함(장료가 손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침) - 진수의 평 : 조조가 무공을 세울 때 좋은 장수로는 장료-악진-우금-장합-서황이 으뜸 문앙 - 관구검의 난에서 장사들을 이끌고 사마사군을 공격, 사마사는 놀란 나머지 종기를 앓던 눈이 빠져나왔고 나중에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 - 아버지 문흠이 철군하자 기병 십여기를 이끌고 추격하는 사마사군을 격퇴하고 아버지와 함께 오에 귀순 / 진서 - 문앙의 용맹은 삼군 중 으뜸 / 진서 - 진의 장수 이상은 기마궁술이 뛰어나 세간으로부터 문앙과 비교되었는데, 조흠은 이상을 당대의 관우-장비라고 평가 / 진서 정봉 - 젊었을 적 여러 차례 적장을 베고 깃발을 뺏으며 상처를 입었지만 항상 군의 으뜸 - 문흠이 오나라로 항복하자 추격해오는 위군을 상대, 직접 말을 타고 모를 들어 수백의 머리를 베고 군기를 탈취 이외에 부자에서 장료보다 용맹하다고 평해진 조인, 마초를 두들겨팬 염행, 익양대치에서 관우가 도강을 단념하게 만든 감녕, 곽원을 죽이고 관우를 쏘아맞힌 방덕, 온몸에 상처 가득했던 주태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미지로는 여포는 무예로 이름난 풍운아, 관우는 무의 화신, 전위와 허저는 괴력의 싸움꾼에 장료-문앙-정봉은 적진 돌격으로 재미를 본 장수 정도? 저는 여포와 관우가 1티어고, 장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비슷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직접적인 묘사가 없는 장비는 뭐라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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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정사만 가지고는 어차피 장님 코끼리 만지기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건이 그런 것은 아니고 거시적인 정치 상황이나 대세의 흐름 같은 것이야 정사와 자치통감 등의 사료에서부터 출발해야하는 것이 맞는데, '당대의 무력 최강' 같은 것은 아주 구체적이고 섬세한 것인지라 사료에 기록된 것만 가지고 갑론을박해봐야 실상과는 거리가 한참 멀 수밖에 없겠죠. 진짜 엄격하게 말하자면 삼국지 게임에 나오는 것처럼 무술대회라도 복수시행해야 판별이 될까말까기도 하고. 이게 불가능한 이상 결국 당대 무장들의 '무의 위상'을 추론하는 정... 더 보기
뭐 정사만 가지고는 어차피 장님 코끼리 만지기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건이 그런 것은 아니고 거시적인 정치 상황이나 대세의 흐름 같은 것이야 정사와 자치통감 등의 사료에서부터 출발해야하는 것이 맞는데, '당대의 무력 최강' 같은 것은 아주 구체적이고 섬세한 것인지라 사료에 기록된 것만 가지고 갑론을박해봐야 실상과는 거리가 한참 멀 수밖에 없겠죠. 진짜 엄격하게 말하자면 삼국지 게임에 나오는 것처럼 무술대회라도 복수시행해야 판별이 될까말까기도 하고. 이게 불가능한 이상 결국 당대 무장들의 '무의 위상'을 추론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변죽 울린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싶거든요. 막말로 허저보다 강한 촌부가 당시 중국의 미등록 인구 포함 5000만 명 중에 있을 확률이 100에 수렴한다고 봐야 할 테고.
그래서 저는 그냥 삼국지가 이미 실제 역사와 별개로 독립적인 픽션, 곧 <역사와 무관한 서사체계>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전제로 평가하려 합니다. 가령 선덕-육룡-뿌나 세계관 갖다가 문노/개파이/척서광을 3대 고수라고 설정했던데, 그게 실제 역사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겠죠. 이미 그 드라마 시리즈들은 실제 역사와 별개로 픽션으로서 독립된 지위를 획득했으니까요. 삼국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웅문 시리즈나 삼국지나 거기서 거기죠. 그래서 제가 취하고자 하는 입장은 기본적으로 연의를 베이스로 하고, 연의에 부족한 볼륨과 나관중-모종강 등에 의해 생략된 것들을 사료에서 추가해오는 정도입니다. 말하자면 연의는 극장용 편집본이고 삼국지 정사를 비롯한 삼국시대 관련 사서들은 원原 촬영본인 셈... 해서 그냥 여포-관우-장비-조운-문앙 정도가 연의의 스토리텔링에 의거하여 본좌라인이라고 생각하고, 저 중에서도 여포/관우/문앙이 두드러지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삼국지가 이미 실제 역사와 별개로 독립적인 픽션, 곧 <역사와 무관한 서사체계>로 간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전제로 평가하려 합니다. 가령 선덕-육룡-뿌나 세계관 갖다가 문노/개파이/척서광을 3대 고수라고 설정했던데, 그게 실제 역사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겠죠. 이미 그 드라마 시리즈들은 실제 역사와 별개로 픽션으로서 독립된 지위를 획득했으니까요. 삼국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영웅문 시리즈나 삼국지나 거기서 거기죠. 그래서 제가 취하고자 하는 입장은 기본적으로 연의를 베이스로 하고, 연의에 부족한 볼륨과 나관중-모종강 등에 의해 생략된 것들을 사료에서 추가해오는 정도입니다. 말하자면 연의는 극장용 편집본이고 삼국지 정사를 비롯한 삼국시대 관련 사서들은 원原 촬영본인 셈... 해서 그냥 여포-관우-장비-조운-문앙 정도가 연의의 스토리텔링에 의거하여 본좌라인이라고 생각하고, 저 중에서도 여포/관우/문앙이 두드러지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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