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6/22 13:05:06
Name   Zel
Subject   의사 '선생님' 이란 용어는 적절한가?
예전부터 생각하던 이야기를 그냥 대략 써재껴 봅니다.

2000년 의약분업 시행으로 인한 의사파업이 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들이 하신 말씀 중에, '이 사태 이후 우리는 더 이상 '선생님'이라고 불릴 수 없을 것이다.' 라고 한탄을 하시더군요.  당시 전공의던 제 입장에선 아니 '선생님'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군요. 아 물론 의사 입장에서 선배라던지 다른 과 의사라던지 아니면 심지어 후배라도 의사 끼리야 ''선생님'이 맞습니다만. 우리가 환자한테 뭘 가르쳐 준다고 '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싶더라고요.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선생님'이라는 용어 때문에 괜한 사회적인 부담과 불필요한 책임감 만을 떠 않은게 아닌지. 그냥 '의사'라는 직종의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남고 그 서비스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받으면 되지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소리냐는 생각이죠. 변호사도 판사도 심지어 대통령도 그냥 변호사님, 판사님, 대통령님인데, 그러면 가치중립적인 용어인 '의사님' 이라고 쓰면 되는데.. 한 두번이야 어색하지만 자꾸 부르면 아무도 안어색할텐데 라고 말이죠. 선생님이란 용어를 붙인다고 더 없던 존중이 생기지도 않고, 듣는 다고 해서 아 이 환자에게 나의 성심을 더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안들어요. 오히려 어떨때는 경계심만 들죠. 선생님 굽신굽신하면서 대화 녹음 켜놓는건 이제 기본 중의 기본인 세상인데요.

그래서 전 차라리 의사협회가 우리는 더 이상 '선생님'이 아니다 라는 선언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더군요. 홍차넷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122 일상/생각게임과 함께하는 노년. 16 Obsobs 16/06/25 3881 0
    3121 일상/생각3600마리의 닭, 360개의 엔진, 30명의 사람. 2 켈로그김 16/06/25 3983 11
    3116 일상/생각브렉시트 단상 27 기아트윈스 16/06/25 6296 9
    3115 일상/생각묘한 꿈을 꾸었습니다. 11 OshiN 16/06/24 4019 5
    3114 일상/생각명상의 효과 4 까페레인 16/06/24 3281 0
    3109 일상/생각영국 국민투표 현황 57 기아트윈스 16/06/24 4561 0
    3098 일상/생각홍씨 남성과 자유연애 62 Moira 16/06/22 7520 12
    3094 일상/생각의사 '선생님' 이란 용어는 적절한가? 69 Zel 16/06/22 7917 0
    3086 일상/생각[회고록] 우수에 젖어있던 너의 슬픈 눈망울. 2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6/06/21 3095 1
    3085 일상/생각시궁창 2 나나 16/06/21 3259 6
    3082 일상/생각홍차넷 삼행시 공모전 당선 후기 16 혼돈 16/06/21 5373 4
    3072 일상/생각"개 패듯이" 3 우너모 16/06/19 3806 2
    3055 일상/생각DR-S5 7 성의준 16/06/17 3250 1
    3044 일상/생각니 가족이 동성애라도 그럴래? 11 세인트 16/06/16 3158 0
    3032 일상/생각억울한데 하소연하긴 좀 그런 이야기 12 Xayide 16/06/16 3447 1
    3030 일상/생각2015년 11월 29일의 일기 1 YORDLE ONE 16/06/15 3440 3
    3024 일상/생각오랜만입니다. 14 세인트 16/06/15 3862 4
    3020 일상/생각겨자와 아빠 6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6/06/14 4181 14
    3017 일상/생각MDR-E888 54 성의준 16/06/14 4824 1
    3009 일상/생각퀴어에 대한 농담 19 Beer Inside 16/06/12 4642 3
    3008 일상/생각결혼과 사람과 나 7 레이드 16/06/12 3682 0
    3000 일상/생각스탠포드 대학교 강간사건과 피해자의 편지 6 barable 16/06/11 5232 5
    2996 일상/생각나는 너보다 늦었다. 2 No.42 16/06/11 3839 7
    2995 일상/생각정합게임이라는 달콤한 제안 16 김덕배 16/06/11 5430 1
    2994 일상/생각학교에서 자치법정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31 헤칼트 16/06/11 471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