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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1/27 08:35:58 |
Name | 세상의빛 |
Subject |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지!! |
1개월 전의 일입니다. 학회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앞 차를 추돌하고 말았습니다. 부딪히는 순간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는데 안전띠와 에어백 덕분에 살았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안전판을 세우고 제가 추돌한 차의 운전자님 괜찮으신지 확인하고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으신 것을 확인하고 고속도로 순찰대와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차들을 가까운 휴게소로 옮기고 난 뒤에 앞 차 운전자 분께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옵니다. 사고 접수가 되어서 문자가 오는데, 집에 있던 아이패드에도 같이 문자가 와서 알았다고 하더군요. 괜찮냐고 물어보는 아내에게 미안해서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처리하고 갈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전하고 끊었습니다. 사고처리 마무리하니 정신이 들더군요. 스스로 제 몸을 살펴보니 신기하게도 아픈 곳이 없습니다. 긁힌 상처도 하나 없더군요. 다음 날 근육통이 심하게 오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 차 운전자 분에게 꼭 병원가셔서 치료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렉카 타고 부서진 제 차를 데리고 제 거주지 수리 공장으로 가서 차를 입고했습니다. 차를 맡기고 집에 오니 아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사한 남편을 보고 울기 시작하는데 너무 미안했습니다. 잘 달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놀랄 만한 말을 합니다. "나 임신한 것 같아." "응?" "나 임신한 것 같다고.. 내일 산부인과 예약했어." "응? 뭐라고?" "산부인과 간다고... 이 바보야 엉엉." 다시 달래주는데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아내가 무슨 말을 한건지 모르겠더군요. 다음날 산부인과에서 원장님이랑 같이 초음파를 보는데 아내의 자궁에 아기집이 보입니다. 임신이 맞다고, 6주라고 하는 원장님의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아기야. 네가 아빠를 지켜주었구나. 아빠가 네 얼굴도 못 볼 수도 있었구나.' 아이와 아내에게 더 미안해지고,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정비 공장에서 전화가 왔는데 괜찮으냐고 물어보더군요. 차가 너무 많이 부서져서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거라고 생각하고 전화했다고 합니다. 저는 괜찮으니까 차 수리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1개월 후 어제 제 차가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운전할 때요. 이번에는 무사했지만 다음에는 무사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단지 지금 운이 좋았을 뿐이죠. 제 실수로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것을 겪고 보니 더욱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졸리면 차 세우고 쉽니다. 시간 없다고 빨리 모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예전보다 시간 여유를 더 갖고 운행합니다. ^^ 운이 좋았던 한 아재의 사고담입니다. 홍차넷 회원 분들 모두 안전운전 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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