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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4/12/16 22:16:49 |
Name | 명동의밤 |
Subject | 비논리적 일침 문화 |
여러 사이트에서 이재명, 이준석이 차례로 거론되고 있는데 많은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제가 가장 해롭다고 느끼는 문화 중 하나가 있습니다. [비논리적 일침 문화]라 일단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이를 대표하는 예로 들자면, "대선 때로 다시 돌아가도 윤석열을 찍겠다." 같은 단발성 발언이 있습니다. 이 주장을 말하는 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저 주장이 [비논리적 일침 양식] 말고 다른 양식으로 발화된 걸 못보았습니다. (홍차넷에서는 이런 댓글을 본 적이 없으므로, 이 예시는 다른 맥락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혹시 해당 댓글이 있었다면 저격 의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러한 말투가 일베에서 시작되어 특히 펨코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 널리 퍼진 것 같습니다. 물론 펨코가 일베의 후손이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또한 여초 사이트도 각자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논리적 일침 문화"는 남초 커뮤니티에서 더 자주 나타난다고 느껴집니다. 이러한 "비논리적 일침 문화"는 인터넷 담론 형성에 크게 유해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논리 일침 문화" 말투는 인터넷 담론 형성에 굉장히 유해합니다. 첫째, 마땅히 검증받아야 할 주장을 텍스트가 아니라 전제로 밀어넣어 버립니다. 제가 든 예시에서는 ① 경제나 민생이 내란보다 더 큰 문제인가? ② 이재명의 민생과 경제에 끼칠 위험성은 정말로 내란을 일으킬 윤석열을 뛰어넘을 정도인가? ③ 자신이 받은 정보는 과연 공정하고 정당한 맥락에서 형성되었는가? 이런 것을 '마치 당연히 증명된 증거인양' 다루게 된다는 점이죠. 이런 점에서 주장을 반박하면 또 다른 "비논리적 일침"이 이어집니다. "기축 통화를 믿는데 능력이 있다구요?" 당시에 전경련 보고서를 인용하여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질 수 있었음을 구구절절 말하고 나면 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메시지는 가성비 좋게 다 전달을 했거든요. 둘째, 주장을 덜어내서 논리는 가벼워졌는데 메시지 전달력은 도리어 강해집니다. 한 두 마디로 메시지가 축약되니까 인상에 깊게 남아버리기 때문이죠. 마지막 댓글 사수, 은근한 긁어대기, 부정적 정보 사용하기, (여러 명이 뭉쳐) 논리 없이 동조하기랑 섞이면 터무니 없는 주장도 절반쯤 되는 인상을 남기게 되죠. 담론장에서 덜 검증된 주장이 더 검증하려는 노력을 가진 주장을 밀어내 버립니다. 셋째, 담론장을 극단화시키거나 망치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자기가 편한 담론장에서는 반대 의견을 조기에 진압시킬 수 있습니다. 자기 [진영]에 잠재적으로 반대할 담론장에서는 네~다섯명만 있어도 담론장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입이 열려 있는 여초사이트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젠더 이슈, 정치 이슈에서 남초 특유의 말투, 남초 특유의 논리를 가진 분들이 비논리적 일침을 내뱉고 뭉치는 경우가 많다고 느낍니다. 이런 말투를 잘 쓰는 정치인이 이준석이지요.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는 이준석의 지지자도 저런 말투를 굉장히 잘 씁니다. 자기 편이 뭉치고 의견을 키우는 데에는 좋은데, 젠더 이슈에서 다른 진영에 선 이들은 또 크게 분노하곤 합니다. 저 같은 청년층 남성 민주당 지지자도 (드물지만) 이준석을 크게 증오합니다. 말하자면 내 담론 공간을 [댓망진창] 만드는게 그와 그의 지지자일테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SnowtdLD4sM&t=48s 위의 영상은 그래서 제 문제의식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인용합니다. 이재명은 행정 경력을 두루 갖췄으며 그 안에서도 많은 경쟁자들 가운데 두각을 드러내었다. [대선 때로 다시 돌아가도 윤석열을 찍겠다]는 당신의 의견은 하나의 주장으로 존중을 하나, 그 전제로 들어가있는 극단적 주장이나 근거에 동의하기 어렵다. 행정 경험과 그에 따른 차분한 일처리는 윤석열이 이재명만큼이나 엉망일 수 있다는 주장을 약화시키는 근거일 수가 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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