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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5/19 17:23:52수정됨
Name   카르스
Link #1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393
Subject   한국인들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 수준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이 글은 https://kongcha.net/recommended/1279
의 후속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위 글에서는 국제비교한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삶에 관한 여론조사를 소개했는데
현재와 미래 시점에서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에 대한 여론조사가 나와서 소개해봅니다.

결과가 약간 특이하고, 통념과 다른 부분도 많아서 더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자료 수집 시점은 2022년 8월-10월 (한국은 8월 말)이며, 
시리즈이기에 전 여론조사 글과 표본은 완전히 같습니다.

1. 현재 자국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 수준에 대한 평가



전세계적으로 현재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응답보단 불충분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조사국가들 중 생활수준이 낮고 민주화되지 않은 국가가 많아서 그럴 법도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나쁠 때 한 여론조사라 그런지, 정치적 자유보다 경제적 기회에 대한 응답이 더 부정적입니다. 

한국은 평균에 비해 현재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를 조금 부정적으로 평가한 편입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선진국끼리만 비교하면 한국은 많이 부정적인 축.

국가별 구체적인 응답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은 조사대상국 중 딱 중간에 위치했습니다.






이 두 결과를 x,y축 그래프로 변환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x축은 정치적 자유, y축은 경제적 기회. 



보다시피 선진국일수록 현재의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를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발전한 지역이라 그런 걸까요
한국은 선진국에서는 일본과 함께 비관적인 응답을 한 비율이 제일 높은 축에 들어갑니다.

이 데이터를 한국에 한정해서, 성과 연령별로 분리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현재의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에 대해서 20대 남성만 긍정적인 쪽으로 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20대 여성들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긍정적으로 응답했지만 20대 남성처럼 튀는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불공정과 부족한 기회에 대한 불만이 강한, 통념상의 20대 남성과는 많이 다른 결과입니다.




2. 미래(정확하게는 25년 뒤) 자국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 수준에 대한 평가


미래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현재에 비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현재에 대한 평가와는 반대로, 전세계 평균보다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편입니다.
뒤에 다시 이야기했지만 선진국들만 놓고 보면 제일 긍정적으로 응답한 축입니다.

국가별 구체적인 응답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은 조사대상국 중 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이 두 결과를 x,y축 그래프로 변환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x축은 정치적 자유, y축은 경제적 기회. 


아까와는 반대로 선진국일수록 미래의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를 부정적으로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많이 성장해서 추가 성장의 여지가 적어서 그런 걸까요. 여러 정치경제사회적 도전은 덤이고. 

그래서 한국이 선진국 중에서는 미래를 제일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축에 들어갑니다.
포르투갈 이스라엘과 함께 긍정적 응답 최상위권. 

이 데이터를 한국에 한정해서 연령별로 분리하면,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 청년층이 미래에 크게 비관적인 건 아닙니다.
청년층들도 미래의 정치적 자유를 많이 낙관적으로 응답한 편이며,
경제적 기회에 대한 응답은 훨씬 덜 낙관적이지만 그래도 낙관, 비관 응답이 1:1로 매우 팽팽합니다.
변함 없다까지 추가하면 나아진다:변함없다:나빠진다 세 응답이 거의 1:1:1 수준. 

이 패턴은 전에 올린 글의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삶'에 대한 응답과 매우 유사합니다. 
표본이 완전히 일치하고, 실질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라 그런 건지지. 


결과를 요약하자면

1. 한국인들은 현재의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를 비관적으로 응답하는 쪽에 약간이나마 더 가깝다. 특히 선진국들끼리 비교하면 꽤 비관적이다.
2. 그러나 미래의 정치적 자유, 경제적 기회는 낙관적으로 응답하였다. 선진국 중에선 제일 긍정적인 축.
3. '현재'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기회에 대해서는 20대 남성이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응답하였으며,  
'미래'에 대해서는 청년층이 윗 연령대보다 부정 응답이 많았으나, 그렇다고 비관 응답이 우세한 정도까진 아니다.  

개인적으로 예상과 많이 달라서 읽으면서 당황했던 여론조사였습니다. 
객관적인 수치 및 예상치보다 현재는 많이 비관적이었고, 미래는 많이 긍정적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래서 선진국 중에서는 많이 개발도상국스러운(현재 부정 - 미래 긍정) 현재-미래 평가 패턴을 보였습니다.
한국이 그런 패턴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20대 남성의 현재에 대한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응답, 그리고 청년세대들의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응답도 신기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통념,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결과이고요. 
한국 사회에 자유가 부족하다는 남초 커뮤니티의 한탄, 그리고 미래세대의 삶이 암울하다는 청년 많은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일부의 이야기일까요?  

물론 객관적 통계와 가치판단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야 비일비재하고, 그 자체가 이상한 현상은 아닙니다.
다만 왜 이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생각해볼 구석이 많다고 봅니다.
결과가 재미있게 나와서 여러 해석이 가능한데, 한번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원자료 출처는 Link #1에 올렸습니다.



8
  • 추천을 누르지 않을 수 없는 깔끔한 결론과 탄탄한 근거자료. 감싸합니당!


dolmusa
이 조사는 실물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인식에 대한 조사이니까요. 급격하게 경제사회가 발전한 만큼 시민의식이 쫓아오지 못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선진국 중에서는 많이 개발도상국스러운(현재 부정 - 미래 긍정) 현재-미래 평가 패턴] 이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1
카르스
그것도 하나의 가설일 수 있겠군요.

다만 한국 사회가 발전하고 위상도 올라가면서 관련 인식이 급격하게 개선되었는데도
현재를 부정하는 의견이 많은 게 걸립니다.
노바로마
인식 조사라서 그런지, 아랍에미리트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같은 개도국이 선진국들보다 경제적 기회, 정치적 기회 등에 대해서 잘 나오는게 신기하긴 하네요. 베트남 같은 경우는 근 몇년(십몇년?)간 고도 성장을 지속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게 원인일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1
카르스
과거의 한국도 비슷했을 것 같은데, 이 패턴이 사라지질 않네요.
서포트벡터
여전히 선진국임을 못받아들이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좀 들구요...
1
카르스
최근 위상 상승을 느끼는데도..
초밥은연어수정됨
92명짜리라는 샘플인거 빼면 지금 사회자체가 능력이 있으면 아웃풋이 나오는 사회니까 지금 당장은 경제적 기회가 있는 사회인게 맞죠.

미래는 당연히 안 좋은게 국민연금은 못 받는거 확정에 앞으로 나라자체가 쇠락하는 흐름이니까요.

그리고 20대 남자가 암울한 분위기를 보이는건 대놓고 차별한다가 큽니다
1
카르스
1. 이대남의 현재에 대한 긍정평가는 '불공정과 역차별에 불만이 많은' 이대남 프레임과 다릅니다.
그리고 이대남이 차별에 의해 암울한 분위기를 보인거라면, 통계상 암울한 분위기가 관찰되지 않는데 차별이 해결되서 풀렸다는 증거인가요?

2. 청년들이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다만 그 정도가 생각보다 약하고, 현재엔 부정적인데 미래엔 긍정적인 패턴 자체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초밥은연어
1. 조사 시점이 22년 8월입니다. 정치적 자유 수치가 높은건 지선이 6월이니 이 당시는 당장의 정치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입니다. 반대로 2030 여성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페미니즘을 앞세운 선거가 3연패로 끝난 영향이 있다는게 맞겠죠.

2. 현재 대비 미래 경제 참여도에 20대 남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한건 결국 지속적인 저출산입니다. 저때가 0.84였는데 애초에 1깨지는게 말이 안 되는거죠.

3. 커뮤에서의 암울한 분위기는 그냥 대놓고 차별한다는걸 남자들은 느끼고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건 더 말할 수가 없겠네요.
1
카르스
1. 22년 8월은 윤석열의 잇다른 기행으로 지지율 바닥 찍었고, 청년 남성들도 등을 많이 돌렸던 시기입니다. 시점상 이준석이 징계먹고 난 뒤기도 하고. 정권교체 허니문은 진작에 다 사라진 시점이에요.

2. 여론조사가 맞다면 말씀하신 20대 남성의 비관적이고 암울한 분위기가 관찰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만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인 인상입니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응답자가 '충분한' 정치적 자유/경제적 기회의 기준을 더 높게 잡고 있다고 가정하면 대부분의 응답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불리한 여건이 개인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정치적 자유/경제적 기회 수준을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지 부조화가 해결되죠.
3
카르스
좋은 가설인데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1) 20대 남성의 보수성향을 감안해도 이들의 현재 인식이 타 세대대비 많이 긍정적임.
2) 가치관 이전에 단순히 보수정권에 대한 호의로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함 (쉽게말해 문재인 정부 때에도 이런 패턴이 나타났을까가 관건)
어차피 검증 불가능한 소리였긴 합니다만,
[20대 남성의 보수성향을 감안해도 이들의 현재 인식이 타 세대대비 많이 긍정적임.] 이건 좀 자의적 해석인 것 같습니다. 보수 성향을 감안해도 많이 긍정적인지, 보수 성향에도 불구하고 다른 요인의 영향 때문에 그나마 덜 긍정적인지, 딱 보수 성향만큼 긍정적인 건지 알 순 없죠. 게다가 같은 '보수성향'으로 묶이더라도 20대의 보수 성향과 60대 이상의 보수 성향이 질적으로 다를 수 있고요.
진위 여부를 판별할 수 없는 명제였다는 거죠. 그냥 썰이나 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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