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3/03/20 16:33:19
Name   강세린
Subject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권리도 없는 걸까요?
대한민국 국민에겐 예외없이 국방, 납세, 교육(정확히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 근로의 의무가 헌법에 명시돼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권리도 없다는 말이 맞다면, 발 한 개가 없어서 병역을 면제받은 백수도 권리를 적게 누려야 하는가? 상습 탈세범이 성폭행을 당하고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서에서 "아, 탈세범이군요.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셨으니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누릴 수 없습니다"라 말하고 성폭행범을 체포하지 않아도 되는가? 형법상 형을 감경받는 청각/언어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권리를 적게 누려도 되는가?'

요즘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 만약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권리를 적게 누려야 한다면, 징병검사 없이 병역을 면제받는(병역법상 대부분의 등록장애인은 징병검사 없이 군면제) 발 한 쪽 없는(또는 손이 하나 없는) 등록장애인들도 권리를 적게 누려야 하는가?
- 만약 형사책임을 적게 지는 미성년자가 권리를 적게 누려야 한다면, 형법상 형을 감경받는 청각/언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보다 권리를 적게 누려야 하는가?
- 만약 형사책임을 적게 지는 미성년자를 체벌하는 게 정당하다면, 형법상 형을 감경받는 청각/언어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는 달리 성인이 되어서도 체벌을 당해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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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술사
    수입이 적어서 세금을 적게 냈다고 납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게 아니듯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게 아닙니다.
    현역 대상은 현역으로 가고, 공익은 공익으로 가고, 면제는 면제로써, 각자의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거죠.
    소득이 없어서 세금이 0원 나왔다고, 세금을 탈루한게 아니듯이요
    4
    강세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비난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여성이 국방에 무임승차한다는 주장은 개인적으로 동의하기 힘들더군요.
    실베고정닉
    말씀대로 여성은 면제로 국방의 의무을 다하고 있죠

    사실 여자 군대 안보낸것도 남자가 안보낸거라 딱히 남자가 불평을 가질 이유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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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는저녁놀
    병역의 의무와 국방의 의무는 다르니까요.
    그르니에
    권리란 의무의 종속관계가 아닙니다. 만약에 국회의원들이 말도 안되는 조항을 의무로 법으로 정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권리도 없다고 이야기하면 우리는 권리를 박탈당해야할까요?
    2
    강세린
    동의합니다. 의무가 없으니 권리도 없다면, 갓난아기나 중증 발달장애인(예 : IQ 35 미만), 중증 치매환자들도 권리를 누릴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권리 없이 의무 없다는 말이 더 와닿는군요.
    1
    강세린
    아마도.... 무임승차를 혐오하는 심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디서 봤는데, 인간은 진화론적으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동물도 그렇겠지만) 무임승차를 극히 혐오하도록 태어난 종족이라더군요.

    "의무도 지지 않고 권리만 따먹으려고? 이런 무임승차범!" 이런 심리 같아요...
    바라스비다히
    무임승차가 맞죠. 최소한 거기에 대한 인식은 하고 살아야죠. 국방의 의무도 대충 감사하면서 살기로 하고 퉁친거 아니였나요?
    의무없이 권리도 없다는 표현은 일종의 레토릭으로 쓰인게 아닐까 싶네요.
    과학상자
    권리는 의무의 대가가 아닙니다. 보통 천부인권이라고 하는,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으며 의무를 다하지 않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라도 국가는 이들의 권리를 지켜줄 의무가 있습니다. 오히려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므로 국민에게 의무를 부여할 정당성을 갖는 것이라고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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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스토
    보편적인 권리에 비해서 의무는 어느정도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의무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죠
    파란아게하
    권리는 권리대로 행사하면 되고,
    의무불이행이 적발되면 해당하는 처벌을 받으면 됩니다
    처벌 중에 권리박탈이 있으면 박탈되고요

    대신 윤리적인 기준은 이것보다 더 빡세겠죠.
    처벌받지 않고 넘어갔더라도 뒤늦게 발각되면 욕을 먹고요.
    처벌받았더라도 난 이미 처벌받았으니, 욕하지 마라 하는 자세만으로도 욕을 먹고요.
    1
    면제와 불이행은 다른 개념이니까요
    침묵의공처가
    천부인권이라는 사상을 좀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현대 법체계의 근간 중 하나 입니다.
    1
    초밥은연어
    저는 반작용이 발생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의무를 안 준건 어디까지나 호의 혹은 대의인데 상대가 둘리로 받아드리면 반작용이 발생하죠.
    1
    거칠게 말해 천부인권은 서양의 개념이고 동양, 한국은 의무 틀로 굴러갔죠. “너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사람 덜 됐네” 같은 말들. 대개 사람이기 위한 온갖 작동원리들이 제시됩니다. 삼강오륜이 대표적 사례죠. 인간이기 위한 권리 요구 사례보다 훨씬 있는 질서를 절절히 지켜나간 모습을 기리고 여전히 좋아하죠. 이게 국가와 국민하면 국민 입장에서 당연히 권리가 먼저로 느껴지지만 단지 개인 대 사회로 생각하면 훨씬 명료합니다.
    권리와 의무는 반드시 상존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사인과 사인의 관계가 아니라 국가와 개인의 관계로 가면 더욱 그렇고요. 법철학은 기본적으로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자유롭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계약으로서 기본권이라는 것이 파생되는데 이는 권리와 의무의 관계보다는 기본권의 제한과 법률유보에 관한 문제죠. 한마디로 자연상태에서 자유롭던 사람들의 자유를 제약하려면 어떤 제약조건들이 있어야 하는가, 즉 자연상태에서의 자유를 어떻게 하면 최소한으로 침해하면서 질서와 안전을 유지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여... 더 보기
    권리와 의무는 반드시 상존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사인과 사인의 관계가 아니라 국가와 개인의 관계로 가면 더욱 그렇고요. 법철학은 기본적으로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자유롭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계약으로서 기본권이라는 것이 파생되는데 이는 권리와 의무의 관계보다는 기본권의 제한과 법률유보에 관한 문제죠. 한마디로 자연상태에서 자유롭던 사람들의 자유를 제약하려면 어떤 제약조건들이 있어야 하는가, 즉 자연상태에서의 자유를 어떻게 하면 최소한으로 침해하면서 질서와 안전을 유지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근대이고 현대에 오면 자유권적 기본권에 더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서 국가에 급부와 배려를 요구 할 수 있는 권리까지 나아가죠. 멀쩡한 현대적 법치국가인 대한민국 역시 현행헌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권리고요. 드신 예시들을 이런 관점에서 대답해보자면, 어떤 권리를 말하는지 구체적이진 않지만 미성년의 경우처럼 근거있는 차별이 아니기 때문에 평등권 침해로 위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사회적 기본권을 대입한다면 국가는 여성, 장애인의 권리를 영역에 따라 더 배려해야할 근거는 인정될 수 있겠죠. 여기까지가 비전공자의 수박겉 핥기식 답변이고, 법철학을 벗어나서 철학적으로 접근하면 애초에 이런 프레임 자체가 법만능주의적 편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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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틴실버
    권리는 의무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게 아닙니다. 의무도 권리를 얻기위해 행하는게 아니고요. 권리는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이고, 의무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성이 국방에 무임승차하는 건 아니지만, 여성이 국방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현재 국방 의무는 '일방적으로 남성에게' 부과된 것입니다. 권리와 의무는 별개의 것이기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여성을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국방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말은 상당히 기만적이고 국방의 의무를 폄하하는 몰상식한 말입니다.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현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주장이야말로 젠더갈등을 폭발시키는 개념없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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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의노예
    결국 여성도 군대가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 나라는 여성을 먼저 위하기보다는 자기 안위를 위해 다른 세대를 노예로 굴려야 하는 구조다 보니 북이 존재하고 싼 노동력을 많이 쓰게 유지해야한다면 여자라도 보낼겁니다. 줄어든 인구가 체감될때 그때 현재의 40-60이 60-80이 되고 여전히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면 그때도 젊은 세대를 위하는척 젊은 여자를 위하는 척 할까요.
    면제도 부과된 만큼의 의무이행이다.. 는 말이 틀린건 아니지만,
    똑같은 논리로 의무가 차등부과되는 것들 중에는 특권이라고 부르는 것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의무가 차등으로 부과되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혹은 사회구성원들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캐바캐(?)
    댓글에도 있듯이 일하고 월급받는 것처럼 서로 보상관계가 아니고 따로의 개념이죠.

    의무를 안하더라도 인간인 이상, 한 국가의 국민인 이상 천부적으로, 태생적으로 생기는 권리가 당연히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군대 관련한 건 워낙 남자가 피해의식이 클 수 밖에 없고(실제로 피해를 보고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온갖 말도 안되는 논리가 다 나오는 사안이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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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과 1의 세계에서는 누구는 의무를 다하고 누구는 무임승차했다 얘기하기 쉽지만 현실에서 이런 경우는 많지 않고, 다만 소위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의 조각과도 같은 일들은 많이 있을 겁니다. 이런 경우 우리 모두 공동체를 위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말장난이 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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