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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3/01/19 23:42:00 |
Name | OneV |
Subject | 아이돌 응원 문화와 스포츠 응원 문화와의 공통점과 차이, 그리고 괴리 |
저는 스포츠를 잘 하진 못하지만 좋아합니다.(사실 축구를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잘하더 선수여도 한경기 못 하면 욕먹고 바로 최소 평점 찍고 워스트도 찍고 잘하며 MOM 선정되고 그런 분위기에요. 과거 스갤에서 오늘의 본좌, 오늘의 막장 뽑는거랑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아이돌판은 다릅니다. 이게 축구처럼 못한다고 방출 하고 새 멤버 데려올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일단 팀의 밸런스 유지가 제일 중요해요. 그래서 몇 몇 멤버가 주축 인기 멤버로 굳혀진 상황에서도 다른 멤버들도 인기 올라오고 있다. 반응 올라오고 있다. 어찌됐든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악개의 끝은 팀의 해산 수순인거 다들 경험을 통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아이러니함은 경쟁이 아니라 그저 음악이니까 서로 좋은 음악 들려주고 개인 취향에 따라 좋은 노래가 다 다른데 여기서까지 왜 서열을 나누고 위, 아래 구부짓느냐 이런 차트 구분 짓는거 한국인만의 종특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말하지만 누구보다 더 받은 상 갯 수, 퀄리티, 음원 순위, 음판량에 집착하고 본인이 응원하는 팀이 기록 세우면 뿌듯해 하는게 보인달까요? 서로 다 아닌척 하면서 성적에 집착하는게 보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다 자본주의 체계에서 살고 있고 어떤 분야에서든지 그거 더러운것도 아니고 지저분한것도 아니고 다 위 아래 끕 나누고 내가(내 편이) 낫네 저 쪽보다 윗급이다 생각하잖아요. 그게 천박한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 시스템에서는 당연한거라고 봐요. 뭐 아닌 시스템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사담으로 바르셀로나 팬인 저도 레알이 훨씬 위라는거 인정합니다. 언제가는 바르샤가 레알 윗급으로 올라갔으면 하는데 챔스 우승 차이가 너무 커서....... 길게 봐야겠죠. 짧게 정리하자면 스포츠 응원 문화처럼 아이돌 응원 문화도 순위에 엄청 집착하는데 아닌척 순수하게 음악만 즐기는 척 한다는거라고 보입니다. 어떤 아이돌이든지 너무 사랑하면 과몰입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대다수는) 아닌척 하지만 순위를 보게 된다는게 또 그걸로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는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다 좋은 그룹이고 좋은 음악 줘서 모두 다 감사하다? 그런거 없어요. 다 좋은 명문 클럽이고 좋은 경기해줘서 재밌어서 감사한데 그 중에도 내가 물고 빠는 클럽만큼은 특별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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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에게 (기준만 넘는다면)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내놓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고, 당연히 음악 장르도,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팀과 개인이 얼마나 성취할 것이냐가 중요할 뿐. 한편 아이돌들도 특별히 본인이 하는 음악에 대한 어떤 곤조가 있는 경우도 드물고, 그들의 목표는 대개 뮤지션이 아니라 스타입니다. 그러니까 픽미를 외치며 성능 경쟁을 하거나 여차하면 배우가 되면 그만이지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 대체로 팬덤은 아닌척 하지조차 않고 대놓고 스포츠처럼 소비하고 있다고 봅니다. 바르샤가 뻥축구로 트래블 하면 수준 떨어졌다고 바르샤 팬들이 각혈하긴 커녕 축포 터트릴 것과 비슷하겠지요.
팬덤에게 (기준만 넘는다면)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내놓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고 >>중요합니다...
당연히 음악 장르도,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많아요.
한편 아이돌들도 특별히 본인이 하는 음악에 대한 어떤 곤조가 있는 경우도 드물고 >> 정말요? 하지만 아이돌 5년차 이후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멤버들 중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팀 색이 달라서 고민하는 멤버를 꽤 많이 봤는데요.
그러니까 픽미를 외치며 성능 경쟁을 하거나 여차하면 배우가 되면 그만이지요... 더 보기
당연히 음악 장르도,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많아요.
한편 아이돌들도 특별히 본인이 하는 음악에 대한 어떤 곤조가 있는 경우도 드물고 >> 정말요? 하지만 아이돌 5년차 이후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멤버들 중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팀 색이 달라서 고민하는 멤버를 꽤 많이 봤는데요.
그러니까 픽미를 외치며 성능 경쟁을 하거나 여차하면 배우가 되면 그만이지요... 더 보기
팬덤에게 (기준만 넘는다면)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를 내놓는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고 >>중요합니다...
당연히 음악 장르도,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많아요.
한편 아이돌들도 특별히 본인이 하는 음악에 대한 어떤 곤조가 있는 경우도 드물고 >> 정말요? 하지만 아이돌 5년차 이후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멤버들 중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팀 색이 달라서 고민하는 멤버를 꽤 많이 봤는데요.
그러니까 픽미를 외치며 성능 경쟁을 하거나 여차하면 배우가 되면 그만이지요. >>> 픽미를 외쳐야 뮤지션이 되거나 배우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산업 구조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 퍼포먼스 퀄리티가 떨어졌는데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정신승리하는 팬도 있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모습에 조용히 판을 떠나느 팬도 많아요.
말씀하신 내용이 세상이 아이돌 팬을 바라보는 고정 관념 그 자체라 너무 참을 수가 없었네요.
당연히 음악 장르도, 어떤 커리어를 밟을지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 많아요.
한편 아이돌들도 특별히 본인이 하는 음악에 대한 어떤 곤조가 있는 경우도 드물고 >> 정말요? 하지만 아이돌 5년차 이후 개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멤버들 중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팀 색이 달라서 고민하는 멤버를 꽤 많이 봤는데요.
그러니까 픽미를 외치며 성능 경쟁을 하거나 여차하면 배우가 되면 그만이지요. >>> 픽미를 외쳐야 뮤지션이 되거나 배우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산업 구조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돌 퍼포먼스 퀄리티가 떨어졌는데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정신승리하는 팬도 있지만,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모습에 조용히 판을 떠나느 팬도 많아요.
말씀하신 내용이 세상이 아이돌 팬을 바라보는 고정 관념 그 자체라 너무 참을 수가 없었네요.
제가 좀 단정적으로 말해서 송구합니다만, 말씀하신 것들이 제가 말한 것과 우선순위가 뒤바뀔 만큼은 아닙니다. 티키타카 쩌는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맞다한들, 그게 팀이 이기는 것보다 중요하냐를 놓고보면 명백히 아닌 것 처럼요. 스타로써 아이돌을 소비하는 것과 뮤지션(혹은 퍼포머)로 소비하는 것 중 뭐가 본질인지는 제법 명확한 일로 보입니다.
스포츠에서 개인팬 vs 팀팬 대립 양상이 나오면 아이돌과 매우 유사해집니다. 카카팬 호날두팬 무리뉴팬 카와이팬 르브론팬 이런 게 대표적인 사례. 그래서 메뚜기 소리도 나오는 거죠.
한편 아이돌 씬도 프로듀스 이후 급격히 개인팬덤화가 진행되면서 더 유사해진 부분도 있고..
여하간 기이한 것은 커뮤에서 스포츠팬덤은 아이돌팬덤과 달리 냉철하고 합리적이며 비즈니스적이라는 식으로 양자를 구별지으려곤 한다는 것인데, 실제 행태는 딱히 그렇지 않지요. 가령 뭐 해설자가 네임콜 안 했다고 뒷골목 끌려가는 거라든지.
아무리 아이돌 문화도 줄세우기니 어쩌니 해도 거기는 스포츠보다 훨씬 팬덤이 만족할만한 공간이 넓습니다. 멜론 1위도 매일 다르고
방송도 주마다 바뀌는데 여러 방송국이 있고 시상식도 여러 개입니다. 설령 시상식에서 못타도 시상식의 권위를 문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무대 하나하나가 애초에 경쟁이 아니라 그냥 발표장이라 상대 팀이 존재하는 스포츠와 다르죠.
그렇지만 음악 산업, 스포츠 산업의 차이라기보다는 그냥 남성의 주류 팬 문화, 여성의 주류 팬 문화가 꽤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20대 초반 아래는 모르겠는데 그 위로는 그 전통의 경계가 꽤 짙죠.
방송도 주마다 바뀌는데 여러 방송국이 있고 시상식도 여러 개입니다. 설령 시상식에서 못타도 시상식의 권위를 문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무대 하나하나가 애초에 경쟁이 아니라 그냥 발표장이라 상대 팀이 존재하는 스포츠와 다르죠.
그렇지만 음악 산업, 스포츠 산업의 차이라기보다는 그냥 남성의 주류 팬 문화, 여성의 주류 팬 문화가 꽤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20대 초반 아래는 모르겠는데 그 위로는 그 전통의 경계가 꽤 짙죠.
스포츠 팀의 목적은 리그의 우승이 맞을까요? 아이돌 팀의 목적은 유명세입니다. 순위는 유명세를 위한 한 수단에 불과해요. 그래서 아이돌 팬덤이 순위에 집념하는 것입니다.
스포츠 팀의 우승은 타팀을 이겨서 성취하는 거라면
사실 아이돌의 순위권은 타팀을 이기기보다는 무작정 올라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내리 눌러서 이기겠다며 까는 팬들도 있지만, 이런 과격하고 예의없는 팬들은 같은 팬덤 안에서도 소외(싸불)당하기 십상입니다. 아이돌 판의 예의가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가수나 속하지 않는 팬덤을 함부로 언급하지 ... 더 보기
스포츠 팀의 우승은 타팀을 이겨서 성취하는 거라면
사실 아이돌의 순위권은 타팀을 이기기보다는 무작정 올라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내리 눌러서 이기겠다며 까는 팬들도 있지만, 이런 과격하고 예의없는 팬들은 같은 팬덤 안에서도 소외(싸불)당하기 십상입니다. 아이돌 판의 예의가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가수나 속하지 않는 팬덤을 함부로 언급하지 ... 더 보기
스포츠 팀의 목적은 리그의 우승이 맞을까요? 아이돌 팀의 목적은 유명세입니다. 순위는 유명세를 위한 한 수단에 불과해요. 그래서 아이돌 팬덤이 순위에 집념하는 것입니다.
스포츠 팀의 우승은 타팀을 이겨서 성취하는 거라면
사실 아이돌의 순위권은 타팀을 이기기보다는 무작정 올라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내리 눌러서 이기겠다며 까는 팬들도 있지만, 이런 과격하고 예의없는 팬들은 같은 팬덤 안에서도 소외(싸불)당하기 십상입니다. 아이돌 판의 예의가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가수나 속하지 않는 팬덤을 함부로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 이건 돌판에서 매우 중요한 예의입니다. 왜 이게 생겼냐, 타팀을 함부로 까내리지 않기 위해서지요. 다른 팀과 자신 본진과 비교도 하지 않습니다(적어도 공개적으로). 다른 경쟁자를 대하는 면에서 스포츠와 돌판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해서 아이돌 줄세우기 문화가 좋으냐, 전 싫습니다.
전 팀의 서사와 각 팀이 가지는 개성 넘치는 무대와 음악이 좋아요.
멀리서 보면 그게 그거인 아이돌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각자의 서사가 있고 각자의 컨셉트가 있습니다.
건담 덕후가 아니면 건담z, 건담w, 건담 시드, 건담 시드 데스티니가 구분 안 되는 것처럼
아이돌도 덕후가 아니면 구분이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구분이 어렵다고 해서 그 음악과 퍼포먼스가 다 똑같고 소모적인 경쟁만한다고 말할 순 없는거죠.
스포츠 팀의 우승은 타팀을 이겨서 성취하는 거라면
사실 아이돌의 순위권은 타팀을 이기기보다는 무작정 올라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내리 눌러서 이기겠다며 까는 팬들도 있지만, 이런 과격하고 예의없는 팬들은 같은 팬덤 안에서도 소외(싸불)당하기 십상입니다. 아이돌 판의 예의가 있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가수나 속하지 않는 팬덤을 함부로 언급하지 않는 거예요. 이건 돌판에서 매우 중요한 예의입니다. 왜 이게 생겼냐, 타팀을 함부로 까내리지 않기 위해서지요. 다른 팀과 자신 본진과 비교도 하지 않습니다(적어도 공개적으로). 다른 경쟁자를 대하는 면에서 스포츠와 돌판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해서 아이돌 줄세우기 문화가 좋으냐, 전 싫습니다.
전 팀의 서사와 각 팀이 가지는 개성 넘치는 무대와 음악이 좋아요.
멀리서 보면 그게 그거인 아이돌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각자의 서사가 있고 각자의 컨셉트가 있습니다.
건담 덕후가 아니면 건담z, 건담w, 건담 시드, 건담 시드 데스티니가 구분 안 되는 것처럼
아이돌도 덕후가 아니면 구분이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구분이 어렵다고 해서 그 음악과 퍼포먼스가 다 똑같고 소모적인 경쟁만한다고 말할 순 없는거죠.
사실 몰입을 가능케 하는 가장 쉬운 단서는 경쟁이죠. 그건 아이돌이든 스포츠든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고, 경쟁이 스포츠에서 근본적인 목적이긴 하지만 엔터에서도 근본 너머에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속가능성이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그래서 다른 관점을 생각해본다면...
요즘은 각 대상에 인격을 얼마나 배제시킬 수 있는지를 냉철함과 이성적인 시선의 척도로 삼는 꽤 위험한 인식이 팽배해있죠. 그러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생명력이 무대만이 아닌, 무대 바깥으로 서사를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아이돌을 향한 시선은 그런 냉철하고 이... 더 보기
요즘은 각 대상에 인격을 얼마나 배제시킬 수 있는지를 냉철함과 이성적인 시선의 척도로 삼는 꽤 위험한 인식이 팽배해있죠. 그러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생명력이 무대만이 아닌, 무대 바깥으로 서사를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아이돌을 향한 시선은 그런 냉철하고 이... 더 보기
사실 몰입을 가능케 하는 가장 쉬운 단서는 경쟁이죠. 그건 아이돌이든 스포츠든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고, 경쟁이 스포츠에서 근본적인 목적이긴 하지만 엔터에서도 근본 너머에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속가능성이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그래서 다른 관점을 생각해본다면...
요즘은 각 대상에 인격을 얼마나 배제시킬 수 있는지를 냉철함과 이성적인 시선의 척도로 삼는 꽤 위험한 인식이 팽배해있죠. 그러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생명력이 무대만이 아닌, 무대 바깥으로 서사를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아이돌을 향한 시선은 그런 냉철하고 이성적인 시선과는 거리가 멀겠죠. 이는 주체를 어디에 두는가의 문제로 이어지겠네요. 개개의 구성원들인가, 혹은 부분의 합 이상 혹은 별개로 존재하는 팀 단위의 무언가인가. 스포츠 팀은 모든 선수가 바뀌어도 그대로 존속되겠지만 - 물론 흔히 스타일로 총칭되는 플레이 내외적 영역은 모두 바뀔 수 있겠으나 - 엔터의 그룹이 그럴 수는 없겠지요. 물론 아닌 예시가 몇 있겠으나. 다만 스포츠 팀을 좋아하는 모양새도 선수 개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으니 이를 굳이 엔터 vs 스포츠의 문제로 양립시킬 이유는 없읍니다. 구분을 둘만한 지점이라면, 구성원 개개인에 팀을 위한 하나의 구성요소 이상의 의미를 두는가 혹은 두지 않는가 정도랄까요. 모든 걸 대체 가능한 블럭으로 환원시켜버릴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
요즘은 각 대상에 인격을 얼마나 배제시킬 수 있는지를 냉철함과 이성적인 시선의 척도로 삼는 꽤 위험한 인식이 팽배해있죠. 그러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생명력이 무대만이 아닌, 무대 바깥으로 서사를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아이돌을 향한 시선은 그런 냉철하고 이성적인 시선과는 거리가 멀겠죠. 이는 주체를 어디에 두는가의 문제로 이어지겠네요. 개개의 구성원들인가, 혹은 부분의 합 이상 혹은 별개로 존재하는 팀 단위의 무언가인가. 스포츠 팀은 모든 선수가 바뀌어도 그대로 존속되겠지만 - 물론 흔히 스타일로 총칭되는 플레이 내외적 영역은 모두 바뀔 수 있겠으나 - 엔터의 그룹이 그럴 수는 없겠지요. 물론 아닌 예시가 몇 있겠으나. 다만 스포츠 팀을 좋아하는 모양새도 선수 개개인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으니 이를 굳이 엔터 vs 스포츠의 문제로 양립시킬 이유는 없읍니다. 구분을 둘만한 지점이라면, 구성원 개개인에 팀을 위한 하나의 구성요소 이상의 의미를 두는가 혹은 두지 않는가 정도랄까요. 모든 걸 대체 가능한 블럭으로 환원시켜버릴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
음악을 스포츠처럼 소비하는게 한국인 종특인가에 대해서 저도 궁금했는데 한류가 글로벌하게 성공하면서 확실해지더라고요. 해외의 팬문화를 보면 세세한 부분까지 한국을 따라하고 있고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도 큰 줄기로 보면 대동소이 하는 걸 보면 종특 같은게 아니죠. 스포츠라는 원형적인 히트상품을 음악과 결합시킨 한국 기획사들의 마케팅이 OP였던 것... 한마디로 어린 여성이 즐길만한 스포츠를 한국이 발명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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