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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11/22 12:22:35수정됨
Name   아침커피
Link #1   https://crmn.tistory.com/156
Subject   어린 대군 - 2장
어린 왕자가 고대 이집트어, 고대 그리스어, 옛 영어, 옛 프랑스어, 옛 독일어로 번역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대 한국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근세 한국어로 어린 왕자를 번역해보고 싶어 작업중입니다.

- 어린 대군 (The Little Daegun)

-- 2장
그리하여 나는 그 누구와도 마음을 터 놓고 말 할 수 없어 외롭게 살기를 육 년 전 사하라 광야에서 내 경비행기가 고장날 때까지 하였노라 비행기의 원동기가 고장났으매 나는 기술자도 다른 탑승자도 없이 혼자였던 고로 홀로 비행기를 고치려 하였노니 이는 이가 내게는 생사(生死)의 문제였음이라 내게는 그 때 고작 칠 일 마실 물 밖에는 남아 있지 아니하였노라

첫 날 밤 내가 모래 위에서 잠들던 곳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부터 천 리는 떨어진 곳으로 나는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난파한 선원보다 더 외로운 상태에 있었노라 그러하니 당신은 해 뜰 무렵에 내가 기묘한 작은 목소리에 잠에서 깨었을 때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할 수 있으리로다

그 목소리가 가로되 부탁이니 내게 양 한 마리만 그려달라 하되 내가 놀라서 묻기를 누구이뇨 하니 그 목소리가 다시 말하되 양을 한 마리만 그려달라 하니라 내가 두렵고 놀라서 눈을 껌뻑이며 주위를 상세히 둘러보았노라

내가 본 것은 지극히 작은 자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살펴 보는 자였더라 내가 후에 그를 생각하며 열심으로 그린 그림이 이러하니라 허나 이 그림은 실제 그 아이의 찬란함에는 비길 수 없노라 이는 내 잘못이 아니니 어른들이 내가 여섯 살 때 화가가 되지 못하도록 기를 꺾어놓았기 때문이라 내가 그 후로 보아 구렁이의 겉과 속 외에는 아무 그림도 그려 본 적이 없었노라

내가 이 갑작스러운 형상을 바라보매 놀라 쓰러질 지경이 되었더니 읽는 자는 기억할진저 나는 광야에서 사고를 당해 인근 마을로부터 천 리나 떨어진 곳에 있었는지라 허나 그 소자(小子)는 광야에서 헤매고 있지도 아니했고 지치거나 곤하지도 아니하며 주리거나 목마르거나 두려워하지도 아니했노라 이 아이는 아무리 보아도 인가에서 천 리나 떨어진 곳에서 길을 잃은 아이로 보이지 아니하였노라

이윽고 내가 입을 뗄 수 있게 되어 가로되 너는 여기서 무엇을 하느뇨 하니 그 아이가 거듭 대단한 일인 양 매우 천천히 대답하기를 나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주기를 원하노라 참으로 나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주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지극히 놀라운 일을 당하면 사람은 거역하지 못하느니라 이상한 일이었지만 인가로부터 천 리는 떨어진 곳에서 생사(生死)의 고난을 당하면서도 나는 주머니에서 종이와 만년필을 꺼내었노라 그러나 나의 공부가 지리, 역사, 수, 고문(古文)에 한정되었기로 그 소년에게 (조금은 짜증을 내며) 나는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 대답하였노라 허나 그가 대답하기를 상관이 없노라 나에게 양을 한 마리 그려 주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그러나 나는 양을 일찍이 양을 그려본 적이 없었던 고로 내가 평소에 자주 그리던 두 가지 그림 중 하나 즉 보아 구렁이의 겉모습을 그려서 아이에게 주었더라 그리하고 내가 곧 심히 놀랐나니 이는 그림을 받은 아이가 가로되 아니라 아니라 내가 원했던 것은 보아 구렁이 안에 있는 코끼리가 아니라 보아 구렁이는 매우 위험한 짐승이요 코끼리는 지극히 손이 많이 가노라 내가 사는 곳은 모든 것이 매우 작으니라 나는 양이 필요하노라 양을 한 마리 그려달라 했음이라

그리하여 내가 이 그림을 그렸으나 아이가 유심히 살펴보고 가로되 아니라 이 양은 이미 매우 병들었노라 다른 양을 그려달라 하노라

내가 두 번째 그림을 그리니 나의 작은 친구가 조용히 웃으며 가로되 네가 네 눈으로 직접 볼지어다 이는 양이 아니라 산양이 아니냐 뿔이 있지 아니하냐 하는지라

그 말을 들은 내가 세 번째 그림을 그렸으나 소년이 이르되 이 양은 너무 늙었노라 나는 오래오래 살 양이 필요하노라 한 고로 그 역시 퇴짜를 맞았노라

그리하여 내가 마음이 조급하게 되었음은 내가 속히 비행기 원동기를 분해해야 함이었더라 그리하여 내가 이 그림을 그려서 아이에게 주며 이것은 상자라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상자 안에 있노라 하였노라

그 때 나는 이 작은 재판관의 얼굴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 놀랐노라 아이가 말하되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라 너는 이 양이 풀을 많이 먹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느뇨 하는지라 내가 그것이 왜 중요하뇨 되물으니 아이가 말하되 이는 내가 사는 곳은 모든 것이 매우 작기 때문이라 하더라 이에 내가 대답하되 네가 사는 곳에 있는 풀로 충분하리라 이는 내가 네게 준 양이 매우 작음이라 하였더라

그러자 아이가 그림 위로 얼굴을 가까이 하며 이르되 양이 그렇게 작지 않다 보라 오호라 양이 벌써 자노라 하는지라 이렇게 하여 나는 어린 대군을 알게 되었노라

(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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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대군 - 바치는 글, 1장: https://kongcha.net/free/1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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