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5/10/24 04:03:46
Name   새의선물
Subject   다섯개의 진실
아래 영상은 영국의 국립 극장에서 제작한 영상인데요, 20세기 연기 연출을 지배했던 다섯명의 연출가가 지향했던 연출 및 연기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는 영상들입니다. 연기 장면은 세익스피어의 햄릿의 장면으로, 햄릿이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우스를 죽인것을 알고나서 왕비인 커트루트와의 대화하는 장면에서 오필리어의 대사와 노래만을 보여줍니다.


1.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연출론은 현대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연기 방법론은 보통 시스템연기론이라고 하는데, 무대위의 장면들이 마치 현실에서 접하는 것과 같이 보여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연기 및 연출 방법론입니다. 그의 이전에 존재했던 과장된 연기방법과는 궤를 달리하는 방법론으로 현대 사실주의연기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타니슬랍스키 이전에도 물론 사실주의 연기법을 적용한 연기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는 연기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상태도 연기에 포함을 시키려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의 방법론중 일부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가서 만들어진 연기 이론이 메소드 연기법입니다. 리 스트라스버그와 스텔라 애들러등에 의해서 확립된 것인데, 이들의 영향력이 워낙에 강력해서 미국영화에서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연기는 이들의 연기법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메소드법은 따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2. 베르톨트 브레히트
초기 표현주의로 시작했던 브레히트는 맑시즘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연기 및 연출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그 와중에 소위 서사극이론이라고 하는것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그에게 있어서 무대는 사실주의 연기와 연출에서 가정하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이 아니라,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해주는 공간으로서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배우는 그 사건을 관객에게 설명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됩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정확하게 잘 설명해주기 위해서는 그 사건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보여주는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연기 및 연출에 포함되어야 하고 이 과정을 통해서 사실주의 연극에서 강조하는 관객의 몰입이 깨지게 됩니다. 그는 이것을 소외효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스타니슬랍스키의 연출법과 확실히 다른걸 느끼실텐데, 중요한 차이중에 하나는 어느 순간엔가 관객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배우가 느껴지는 지점입니다.





3. 앙토냉 아르토
아르토의 연기.연출론은 연극의 근원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근원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방법론입니다. 그는 연극의 근원을 주술과 제의로 보았고, 연극에서 배우의 역할은 주술사 혹은 제사장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관객이 연국에서 체험해야 할 것들은 이런 제의적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것이고, 그때 느끼는 감정중에 하나가 바로 공포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연극을 잔혹극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기괴한 느낌이 많이들고 어떤 토속적인 느낌을 많이 부여하는 그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자신은 작품들의 실패와 더불어 정신병원에 들락날락하면서 오래 살지 못하고 사망했고, 연기론 자체도 큰 확장성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일부 배우와 연출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는 있습니다.





4. 제르지 그로토프스키
폴란드 출신인 그로토프스키는 자신의 연극을 가리켜서 가난한 연극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는 연극에서 비본질적인 요소로 간주했던, 음향, 분장, 조명, 미술, 장치등을 제거하고, 배우와 관객에 집중을 하는 연출방법을 선보였습니다. 그가 원천 연극이라고 불렀던 작품들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추구했던것은 배우가 전달자나 혹은 어떤 사건을 보여주는 사람이 됨으로서 관객이 관찰자가 되는것을 막고, 관객 역시 연극에 참여 혹은 증인이 되는 과정에 놓이도록 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자품을 많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의 연출은 제의적인 느낌이 강한 연극으로 흘러갔는데, 아르토의 잔혹극과는 다른 원초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5. 피터 브룩
영국 출신 연출가인 피터 브룩은 연기 기법보다는 연출과 관련해서 가장 혁신성을 많이 보여준 연출가중에 한명입니다. 특히 1970년 로얄 세익스피어 극단에서 공연한 '한 여름밤의 꿈'은 빈 공간에 그네 몇 개만 설치해 놓고 한 공연으로 연극사에 의름을 크게 올리고 있는 공연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그의 연출은 어떤 특정한 기법에 머무른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기법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적절히 나눠서 넣는것을 잘 한다고 할 수 있지 않나합니다. 그리고 그는 연극을 노동이 아닌 놀이로서 이해를 하려고 했습니다.






-----

극에 나오는 오필리어의 대사는 햄릿 4막 5장에서 가져온 것인데 아래와 같습니다.

He is dead and gone, lady,
He is dead and gone;
At his head a grass-green turf,
At his heels a stone."

They bore him barefaced on the bier;
Hey non nonny, nonny, hey nonny;
And in his grave rain'd many a tear"—
Fare you well, my dove!

There's rosemary, that's for remembrance; pray,
love, remember. And there is pansies; that's for thoughts.

There's a daisy. I would give you some violets,
but they withered all when my father died.
They say he made a good end—

And will he not come again?
And will he not come again?
No, no, he is dead:
Go to thy death-bed:
He never will come again.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922 여행다윈의 안식처, 다운 하우스 (사진다수) 6 엘에스디 17/02/18 7179 7
    2867 방송/연예다양한 pick me 버전들 1 Leeka 16/05/23 4587 1
    4290 정치다시보는 환생경제 13 Toby 16/12/04 5776 0
    3377 스포츠다시보는 조던의 명장면 Top50 8 김치찌개 16/07/28 3631 1
    6310 오프모임다시 한번 부산! 토요일! 저녁! 21 나단 17/09/20 4812 2
    5494 게임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콜 오브 듀티 1 저퀴 17/04/22 3621 0
    6260 여행다시 살아나고 있는 런닝맨 4 Leeka 17/09/11 4231 3
    5561 일상/생각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15 열대어 17/05/03 4831 9
    12188 사회다시 보는 사법농단 8 과학상자 21/10/19 3504 17
    629 영화다시 만들었으면 좋을 것 같은 할리우드 영화 3편... 34 Neandertal 15/07/21 6852 0
    9565 일상/생각다시 돌고 도는 일상... 3 알겠슘돠 19/08/20 3586 0
    9591 일상/생각다시 돌고 도는 일상 3 3 알겠슘돠 19/08/27 4851 1
    9585 일상/생각다시 돌고 도는 일상 2 2 알겠슘돠 19/08/26 4349 0
    7724 과학/기술다수의 출구조사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는게 맞을까? 7 히하홓 18/06/21 4763 0
    4279 일상/생각다소 이해가 안가는 요리 14 궁디스테이크 16/12/02 3656 0
    13492 일상/생각다세대 주인집 할아머지의 손자에 대한 기억 3 nothing 23/01/19 2412 4
    1329 문화/예술다섯개의 진실 5 새의선물 15/10/24 9954 4
    14840 음악다빈치 다리(Leonardo da Vinci's legs) 5 바나나코우 24/08/15 651 1
    1184 육아/가정다빈이 첫 분유를 구매했어요 11 종이컵 15/10/06 8137 0
    881 생활체육다비드 데 헤아 강제잔류? 6 기아트윈스 15/09/01 4677 0
    7636 사회다문화와 교육 -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15 호라타래 18/06/08 5916 11
    7255 도서/문학다른이들이 모두 미사에 갔을 때 8 뒷장 18/03/19 5494 15
    10278 일상/생각다른 세계의 내가 준 깨달음 2 사이시옷 20/02/10 4495 10
    3300 일상/생각다른 사람을 공감할 필요도, 이해할 필요도 없으니까. 5 전기공학도 16/07/20 3875 0
    2271 정치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기 18 리틀미 16/02/22 4091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