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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10/07 23:09:13 |
Name | moqq |
Subject | 제사는 악습인가? |
혼자 대충 끄적인 내용이라 말이 짧아 죄송합니다. ------------- 유머게시판에 제사이야기가 나왔는데 댓글들 반응이 좋지 않아 혼자 생각해봄 아 물론 유게 게시글은 좀 심한 수준이었고, 제사에 대한 반응이 좋을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함. 나도 하라면 싫을 것 같고, 우리집도 제사 안지냄. 오히려 그래서 객관적으로 따져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여하간 퇴근하면서 좀 생각해봤는데 제사의 문제는 자식들한테 무보수로 제삿상 차리게 하는 것 말곤 없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제사를 조상숭배하는 종교적 행위라고 생각하면 다른 종교행사와 같은 선에서 취급해야 맞는 것 아닐까? 아 물론 노인들이 진짜로 조상귀신을 믿을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안하면 찜찜하다 느낀다면 충분히 신앙의 영역으로 둘 수 있지 않나 싶음. 하나님 믿는 것도 진짜로 하나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뭐 해줄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스스로 조심하면서 사는 걸로도 신앙생활이니까.. 어찌됐든 하나님 믿는 것도 야채만 먹는 것도 신념인데 자기 조상 섬기는 게 종교행위가 안될 건 없고 그렇게 생각하면 1년에 한번 부모님 제사상을 차리는 것을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행사랑 동급으로 여긴다면 제사 자체를 폐지되어야하는 악습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제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가사노동 전가의 문제라면 배달음식 시켜서 상차려 먹는 수준이라면 그냥 한국 문화 중에 하나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음. 거기서 배달은 안되고 노땅들이 직접 차리면서 제사 의식을 지켜야한다고 우길 순 있는데 좋게 봐준다면 것두 가족의 종교행위로 치고 어느 정도는 받아줄 수 있지 않나 싶음. 그게 현재 제사지내는 집안들의 현재 상태일 듯. 거기에 대고 아니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너가 해먹어라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가족 중 한명이 무슬림 채식주의자라고 하면서 1년에 한번 정도는 내 신념에 맞는 상을 차려달라 하면 그 정도는 용납가능하지 않을까? 어차피 제사가 아닌 행위에서도 노인들은 어느 정도 배려를 받으니까 예를 들어 가족들이 제사를 없애고 1년에 한번 가족여행이나 파티를 한다고 할 때 노인보고 장보고 음식을 차리라거나 여행 일정 다 짜라고 하진 않으니까. 것두 아니면 어떤 노인이 죽으면서 유산 3억을 남기고 앞으로 1년에 한번 내 제삿날에 아들 딸 둘이 만나서 식사하면 각각 오백만원씩 30년동안 주겠다.고 하면 그건 나쁜 일일까? 자식이나 며느리를 시켜도 금융치료를 해주면 받아줄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 결론: 의미나 보상을 찾을 수 있다면 악습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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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생각 마음대로 펼쳐봅니다. 혹시라도 선생님께 딴지(?)를 걸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제사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제사상이죠.
- 조선시대의 제례에서는 주자가례의 예법을 많이 본받았지만(이것부터 옳다 그르다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그걸 곡해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며 홍동백서니 하는 식으로 뇌절했고, 그러면서 온갖 꼰대질이 녹아들어갔고요.
- 더욱이 요즘은 차례와 제사도 구분 안 하지요. 다 제사상.
- 요즘에도 주자가례를 따라야 하느냐에 대해 그 누구도 그렇... 더 보기
제사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제사상이죠.
- 조선시대의 제례에서는 주자가례의 예법을 많이 본받았지만(이것부터 옳다 그르다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그걸 곡해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며 홍동백서니 하는 식으로 뇌절했고, 그러면서 온갖 꼰대질이 녹아들어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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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 생각 마음대로 펼쳐봅니다. 혹시라도 선생님께 딴지(?)를 걸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제사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제사상이죠.
- 조선시대의 제례에서는 주자가례의 예법을 많이 본받았지만(이것부터 옳다 그르다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그걸 곡해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며 홍동백서니 하는 식으로 뇌절했고, 그러면서 온갖 꼰대질이 녹아들어갔고요.
- 더욱이 요즘은 차례와 제사도 구분 안 하지요. 다 제사상.
- 요즘에도 주자가례를 따라야 하느냐에 대해 그 누구도 그렇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고,
- 제가 수차례 얘기했지만, 살아 생전에 날생선과 구운 고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세상을 뜨자마자 물에 적신 생선과 고기로 올리는 것만 봐도, 이런 제사상에 어떤 의미가 있나 싶죠. 회와 삼겹살을 좋아하던 사람의 혼백은 순식간에 젖은 고기와 생선을 좋아하게 된답니까?
- 제례 자체는 고인에 대한 추모의 성격이니만큼 무슨 종교 여부를 떠나 필요하다고 보는데, 제사상에 대한 건 확 뒤집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사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제사상이죠.
- 조선시대의 제례에서는 주자가례의 예법을 많이 본받았지만(이것부터 옳다 그르다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그걸 곡해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며 홍동백서니 하는 식으로 뇌절했고, 그러면서 온갖 꼰대질이 녹아들어갔고요.
- 더욱이 요즘은 차례와 제사도 구분 안 하지요. 다 제사상.
- 요즘에도 주자가례를 따라야 하느냐에 대해 그 누구도 그렇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고,
- 제가 수차례 얘기했지만, 살아 생전에 날생선과 구운 고기를 좋아하던 사람이 세상을 뜨자마자 물에 적신 생선과 고기로 올리는 것만 봐도, 이런 제사상에 어떤 의미가 있나 싶죠. 회와 삼겹살을 좋아하던 사람의 혼백은 순식간에 젖은 고기와 생선을 좋아하게 된답니까?
- 제례 자체는 고인에 대한 추모의 성격이니만큼 무슨 종교 여부를 떠나 필요하다고 보는데, 제사상에 대한 건 확 뒤집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사가 제사를 준비하는 쪽에서 자발적으로 하고, 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준비하고, 고인을 기리고 가족들도 모이고 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은데, 자녀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고, 제사가 일 년에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기제사, 명절차례 등등 부담이 꽤 크고(제사만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경우는 다른 준비도 많이 필요합니다. 대가족의 경우는 명절에 며칠씩 20~30명이 먹고 마시고 자고 할 것을 준비하는 일은 메뉴 선택부터 청소까지 스트레스.) 제사를 모시는 집이 가부장적일수록 여자들의 고생도 많고, 스트레... 더 보기
제사가 제사를 준비하는 쪽에서 자발적으로 하고, 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준비하고, 고인을 기리고 가족들도 모이고 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은데, 자녀도 과거에 비해 많이 줄고, 제사가 일 년에 한 번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기제사, 명절차례 등등 부담이 꽤 크고(제사만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경우는 다른 준비도 많이 필요합니다. 대가족의 경우는 명절에 며칠씩 20~30명이 먹고 마시고 자고 할 것을 준비하는 일은 메뉴 선택부터 청소까지 스트레스.) 제사를 모시는 집이 가부장적일수록 여자들의 고생도 많고, 스트레스도 큰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표현으로 자기 부모, 조상도 아닌데 시집와서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시댁의 조상들 기제사 3대조, 4대조 이상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죠. 그나마 가정의례준칙 생기고 좀 줄었다고 하지만, 그게 그나마 집안에서 말발이 먹히는 공무원 등 출세한(?) 자녀 세대(지금은 부모나 조부모 세대겠지만)가 줄이자고 해서 기제사 횟수도 줄이고 한 경우들이 있지만, 가정의례준칙 생기고도 집안 어른들의 반대로 제주로부터 2대조가 아닌 3대조, 4대조 심지어 5대조 제사까지 모시는 집들도 예전에는 많았습니다. 변화가 어른들의 반대로 쉽지 않았죠. 지금은 일단 가족구성원 인원 자체가 줄어서 고집을 부리실 수 없는 입장인 경우들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만.
근본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허례허식과 체면 차리기에 과해진 관습이 강요되면서 반발도 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본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허례허식과 체면 차리기에 과해진 관습이 강요되면서 반발도 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집은 제사를 지내는데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효도를 넘어서 집안 어른들을 공경한다는 의미에서 전 좋다고 보고요 제가 나이 들어도 제사를 지내고 싶습니다. 다만 이제 어르신들 다 연세가 많으시다보니 제사 음식은 예전에는 만드셨는데 (이때 어머니 고생한걸 보긴 봤습니다. 제 처자식들은 그런 고생 시키고싶지 않긴합니다) 요즘은 다 사서 올리고 다같이 나눠먹습니다. 친척들간의 유대형성에도 좋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도 저희 부모님 제사는 지내고 싶읍니다.
아직은 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살아계셔서 조부님과 증조부모님 제사를 모두 지내고는 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면 윗 제사는 끊고 부모님 제사만 할 생각이에요.
아직은 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살아계셔서 조부님과 증조부모님 제사를 모두 지내고는 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면 윗 제사는 끊고 부모님 제사만 할 생각이에요.
제가 느끼기에는 제사라는게 고인을 위한 자리보다는 산 사람을 위한 연중 행사 느낌이 강합니다. 고인을 기린다는 숭고한 목적을 명분으로 결국 일가친적들이 모여서 (과거에는 남자보다 가정 내 서열이 낮았던) 여자들이 주로 음식을 준비하고 막상 제사 시작하면 대가족 체제의 서열순으로 절 하고 술 따르고 하잖아요. 그게 지금 사회와는 맞지 않지만 대가족 시절에는 명분을 바탕으로 산 사람들끼리 위아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의 장 느낌이 들어요.
질문하신대로 악습이냐 아니냐에 대한 저의 의견은 악습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 더 보기
질문하신대로 악습이냐 아니냐에 대한 저의 의견은 악습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 더 보기
제가 느끼기에는 제사라는게 고인을 위한 자리보다는 산 사람을 위한 연중 행사 느낌이 강합니다. 고인을 기린다는 숭고한 목적을 명분으로 결국 일가친적들이 모여서 (과거에는 남자보다 가정 내 서열이 낮았던) 여자들이 주로 음식을 준비하고 막상 제사 시작하면 대가족 체제의 서열순으로 절 하고 술 따르고 하잖아요. 그게 지금 사회와는 맞지 않지만 대가족 시절에는 명분을 바탕으로 산 사람들끼리 위아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의 장 느낌이 들어요.
질문하신대로 악습이냐 아니냐에 대한 저의 의견은 악습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어서 마음 맞는 가족들이 함께하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런데 원치 않는 사람들이 강요 받으면 그건 그 입장에서는 악습일수도 있겠구요.
마지막으로 저는 죽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잊혀지는게 맞고 산 사람은 열심히 살아가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일이라고 의무적으로 가족들끼리 모여서 계속 상기시키는게 자식된 도리인지 모르겠어요. (물론 원한다면 만나서 추억 이야기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시간 보내는게 나쁘다는건 아닌데 이게 자식된 도리이고 반드시 해야하는 효도의 영역인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오래전에 돌아가셨는데 저희 형제들은 아버지 기일 특별히 챙기지 않습니다. 그냥 형제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가끔 아버지 그립다. 한번씩 이야기 나누고 개별적으로 아버지 산소 한번씩 찾아뵙고 말아요. 다 같이 가자 이런 분위기는 없습니다.
질문하신대로 악습이냐 아니냐에 대한 저의 의견은 악습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어서 마음 맞는 가족들이 함께하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런데 원치 않는 사람들이 강요 받으면 그건 그 입장에서는 악습일수도 있겠구요.
마지막으로 저는 죽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잊혀지는게 맞고 산 사람은 열심히 살아가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일이라고 의무적으로 가족들끼리 모여서 계속 상기시키는게 자식된 도리인지 모르겠어요. (물론 원한다면 만나서 추억 이야기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시간 보내는게 나쁘다는건 아닌데 이게 자식된 도리이고 반드시 해야하는 효도의 영역인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오래전에 돌아가셨는데 저희 형제들은 아버지 기일 특별히 챙기지 않습니다. 그냥 형제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가끔 아버지 그립다. 한번씩 이야기 나누고 개별적으로 아버지 산소 한번씩 찾아뵙고 말아요. 다 같이 가자 이런 분위기는 없습니다.
제사가 악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여자인 입장에서 상차림장보기는 여자가 다 하면서 정작 술을 올리거나 절을 하는 의식에서는 철저히 배제되는 것이나(이것도 집집마다 여자들이 의식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르신들께 감정노동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원인 중 하나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이라도 많이 준다든지 그러면 참고 제사 지내겠지만 그렇지도 않으면..
1년에 한번이 아니라 조부 조모 부친 모친 추석 설 기제사만 해도 일곱번이죠.
줄여도 네번은 되구요.
무엇보다 여자들만-특히 며느리들만 죽어라 일하는 동안 아들 딸들은 탱자탱자 노는게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죠.
자기 형제들끼리 준비해 제사든 차례든 지내는거면 누가 뭐라겠나요. 손하나 까닥 안하면서 정성이 부족하니 어쩌네 참견질하니 문제.
그렇게 조상을 섬기려는 사람들이 왜 직접 언하고 대리효도를 시킴?
줄여도 네번은 되구요.
무엇보다 여자들만-특히 며느리들만 죽어라 일하는 동안 아들 딸들은 탱자탱자 노는게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죠.
자기 형제들끼리 준비해 제사든 차례든 지내는거면 누가 뭐라겠나요. 손하나 까닥 안하면서 정성이 부족하니 어쩌네 참견질하니 문제.
그렇게 조상을 섬기려는 사람들이 왜 직접 언하고 대리효도를 시킴?
안 믿는 사람을 강제로 참여 시키는 종교행사가 있다면, 전형적인 악습이겠지요. 의미나 보상은 신안염전 노예도 조금은 받을테고, 중요한 건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존중해 주는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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