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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2/02/20 06:53:18수정됨 |
Name | 풀잎 |
Subject | 2월의 책 - 온라인 줌번개 일요일 오늘 오후 3시 - 종료 |
온라인 줌 번개 2/20 일요일 오후 3시 2월의 책 - 죽음의 수용소에서 간단하게 화상으로 책과 관련되어 이야기를 나눌려고 합니다. 2월 책모임 책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s://kongcha.net/free/12486 부담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2월 줌 독서모임 많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댓글 혹은 쪽지로 참여의사를 밝혀주시면 줌 번호를 안내해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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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람쥐님, 플레드님, 아침님, 알료사님 모두 5명 참석하셨습니다.
알료사님의 "각자에게 자신만의 아우슈비치츠가 있다." 라는 멋진 멘트로 훈훈한 모임되게 해주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알료사님의 "각자에게 자신만의 아우슈비치츠가 있다." 라는 멋진 멘트로 훈훈한 모임되게 해주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횡설수설만 한것같습니다만.. ㅋㅋ 하지만 원래 횡설수설이 독서모임의 참맛 아니겠읍니까.. ㅋㅋ
제일 좋았던 페이지 하나 옮겨놓읍니다.
해방의 체험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히 개인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극도로 긴장했던 며칠이 지난 후 수용소 정문 위에 흰 깃발이 펄럭였다. 우리가 미친 듯이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피곤한 발걸음으로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수용소 정문으로 걸어갔다. 조금씩 사방을 둘러보고 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로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 다음 과감하게 수용소 밖으로 ... 더 보기
제일 좋았던 페이지 하나 옮겨놓읍니다.
해방의 체험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히 개인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극도로 긴장했던 며칠이 지난 후 수용소 정문 위에 흰 깃발이 펄럭였다. 우리가 미친 듯이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피곤한 발걸음으로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수용소 정문으로 걸어갔다. 조금씩 사방을 둘러보고 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로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 다음 과감하게 수용소 밖으로 ... 더 보기
횡설수설만 한것같습니다만.. ㅋㅋ 하지만 원래 횡설수설이 독서모임의 참맛 아니겠읍니까.. ㅋㅋ
제일 좋았던 페이지 하나 옮겨놓읍니다.
해방의 체험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히 개인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극도로 긴장했던 며칠이 지난 후 수용소 정문 위에 흰 깃발이 펄럭였다. 우리가 미친 듯이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피곤한 발걸음으로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수용소 정문으로 걸어갔다. 조금씩 사방을 둘러보고 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로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 다음 과감하게 수용소 밖으로 몇 발자국 걸음을 옮겨 보았다. 우리에게 고함을 치며 명령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피하려 몸을 움츠릴 필요도 없었다. 세상에! 감시병들이 우리에게 담배를 권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천천히 수용소 밖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곧 다리가 아프고 구부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절뚝거리며 걸었다. 자유인의 눈으로 그전까지 미처 보지 못했던 수용소 주위를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유. 우리는 스스로 몇 번이나 이 단어를 되뇌었다.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지난 몇 년간 그토록 자유를 갈망하면서 얼마나 자주 이 단어를 입에 올렸는지 이제는 그것이 의미를 잃고 말았다. 현실이 우리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초원에 이르러 꽃이 만발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저녁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막사에 모였을 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말해 보게. 자네 오늘 기뻤나?" 우리 모두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아니야." 우리는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던 것이다. 천천히 그것을 다시 배워야만 했다. 우리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얼마나 많이 꿈에 사기를 당해 왔던가. 자유의 날이 와서 석방돼 집으로 돌아가고,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아내를 포옹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하는 꿈. 그런 꿈을 꾸었다. 그런 꿈을 너무 자주 꾸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그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자유의 날을 맞은 그 꿈도 끝이 나고 만다. 이제 그 꿈이 실현됐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그 꿈을 믿을 수 있을까?
육체는 마음보다 거부감이 적은 법이다. 육체는 처음부터 새롭게 얻은 이 자유를 잘 활용했다. 몇 시간 동안, 며칠 동안 그리고 심지어는 한밤중에도 우리는 먹었다. 한 사람이 먹어 치우는 음식의 양이 심히 놀라웠다. 우리 중 어떤 사람은 이웃에 있는 친절한 농부의 초대를 받아 그 집에 갔는데 거기서도 그는 먹고 또 먹고 그리고 커피까지 마셨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혀를 풀리게 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또 했다. 몇 년 동안 그의 마음을 짓누르던 중압감이 마침내 사라진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알았을 것이다. 그에게 말이 필요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욕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컸다는 것을..
제일 좋았던 페이지 하나 옮겨놓읍니다.
해방의 체험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히 개인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극도로 긴장했던 며칠이 지난 후 수용소 정문 위에 흰 깃발이 펄럭였다. 우리가 미친 듯이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는 피곤한 발걸음으로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수용소 정문으로 걸어갔다. 조금씩 사방을 둘러보고 의심에 가득 찬 표정으로 서로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 다음 과감하게 수용소 밖으로 몇 발자국 걸음을 옮겨 보았다. 우리에게 고함을 치며 명령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피하려 몸을 움츠릴 필요도 없었다. 세상에! 감시병들이 우리에게 담배를 권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천천히 수용소 밖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곧 다리가 아프고 구부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절뚝거리며 걸었다. 자유인의 눈으로 그전까지 미처 보지 못했던 수용소 주위를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유. 우리는 스스로 몇 번이나 이 단어를 되뇌었다. 하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지난 몇 년간 그토록 자유를 갈망하면서 얼마나 자주 이 단어를 입에 올렸는지 이제는 그것이 의미를 잃고 말았다. 현실이 우리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초원에 이르러 꽃이 만발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저녁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막사에 모였을 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말해 보게. 자네 오늘 기뻤나?" 우리 모두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그는 부끄러운 듯 대답했다.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아니야." 우리는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던 것이다. 천천히 그것을 다시 배워야만 했다. 우리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얼마나 많이 꿈에 사기를 당해 왔던가. 자유의 날이 와서 석방돼 집으로 돌아가고, 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아내를 포옹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하는 꿈. 그런 꿈을 꾸었다. 그런 꿈을 너무 자주 꾸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그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자유의 날을 맞은 그 꿈도 끝이 나고 만다. 이제 그 꿈이 실현됐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그 꿈을 믿을 수 있을까?
육체는 마음보다 거부감이 적은 법이다. 육체는 처음부터 새롭게 얻은 이 자유를 잘 활용했다. 몇 시간 동안, 며칠 동안 그리고 심지어는 한밤중에도 우리는 먹었다. 한 사람이 먹어 치우는 음식의 양이 심히 놀라웠다. 우리 중 어떤 사람은 이웃에 있는 친절한 농부의 초대를 받아 그 집에 갔는데 거기서도 그는 먹고 또 먹고 그리고 커피까지 마셨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혀를 풀리게 했다. 그는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고 또 했다. 몇 년 동안 그의 마음을 짓누르던 중압감이 마침내 사라진 것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면 누구라도 알았을 것이다. 그에게 말이 필요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욕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컸다는 것을..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때보다 지금 다시 읽을 때가 더 힘들었습니다. 첫 완독 때는 상황 자체의 참혹함에 눈길이 갔다면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느꼈을 절망과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잡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느껴져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용소 안의 잔혹상보다 수용소에서 풀려나고 소위 '자유'를 되찾은 후에 저자가 다시 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에 더 연민을 느꼈습니다. 거의 완고할 정도로, 삶은 존엄해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가득찬 그의 이론은 실상 인간이 얼마나 하찮고 허무해질 수 있는지 온몸으로 경험한 자가 다시 살아나가기 ... 더 보기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때보다 지금 다시 읽을 때가 더 힘들었습니다. 첫 완독 때는 상황 자체의 참혹함에 눈길이 갔다면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느꼈을 절망과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잡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느껴져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용소 안의 잔혹상보다 수용소에서 풀려나고 소위 '자유'를 되찾은 후에 저자가 다시 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에 더 연민을 느꼈습니다. 거의 완고할 정도로, 삶은 존엄해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가득찬 그의 이론은 실상 인간이 얼마나 하찮고 허무해질 수 있는지 온몸으로 경험한 자가 다시 살아나가기 위해 선택한,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삶은 허무한 것인가, 아니면 의미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삶의 태도를 선택함으로써 존엄해질 수 있는가. 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일부 혜택받은 자들의 오만인가.
미국 치약광고에서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빛내는 건치 모델처럼 나무랄데 없는 그의 자세에 때로 한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2부에서 로고테라피를 설명한 부분은 치료의 중간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대중적인 설명을 하려다보니 더 어설프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차라리 더 각잡고 설명한 논문을 읽으니까 수긍하기가 쉽더군요)
하지만 실존은 누구에게나 실존이죠. 오늘 독서토론에서 나왔던 명언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아우슈비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각자의 아우슈비츠에서 어떻게 살기로 할 것인가. 그 자비 없고 유예 없는 물음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대답을 해야했을 겁니다.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인기가 있었던 건 그런 보편성의 환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모임에서 짧게나마 우리 각자의 '생존자의 수기'를 나누며 이것으로 됐다, 이것으로 이 책은 다 했다고 느꼈습니다.
읽기는 좀 힘들었지만 역시 좋은 책이었습니다.
덧. 오늘의 명언 하나 더. '게시판만 보고 이 모임 망한 줄 알았다' ㅋㅋㅋㅋ ㅠㅠㅠ 안 망했고 나름 음지에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ㅋㅋㅋ
삶은 허무한 것인가, 아니면 의미가 있는 것인가. 우리는 삶의 태도를 선택함으로써 존엄해질 수 있는가. 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일부 혜택받은 자들의 오만인가.
미국 치약광고에서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빛내는 건치 모델처럼 나무랄데 없는 그의 자세에 때로 한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2부에서 로고테라피를 설명한 부분은 치료의 중간과정이 생략된 상태에서 대중적인 설명을 하려다보니 더 어설프고 현실과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차라리 더 각잡고 설명한 논문을 읽으니까 수긍하기가 쉽더군요)
하지만 실존은 누구에게나 실존이죠. 오늘 독서토론에서 나왔던 명언처럼 '누구나 자신만의 아우슈비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각자의 아우슈비츠에서 어떻게 살기로 할 것인가. 그 자비 없고 유예 없는 물음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대답을 해야했을 겁니다.
이 책이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인기가 있었던 건 그런 보편성의 환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모임에서 짧게나마 우리 각자의 '생존자의 수기'를 나누며 이것으로 됐다, 이것으로 이 책은 다 했다고 느꼈습니다.
읽기는 좀 힘들었지만 역시 좋은 책이었습니다.
덧. 오늘의 명언 하나 더. '게시판만 보고 이 모임 망한 줄 알았다' ㅋㅋㅋㅋ ㅠㅠㅠ 안 망했고 나름 음지에서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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